[특별기획: "탈북자 강제 북송 중지" 유럽 대행진] ② 브뤼셀의 ‘북한 인권을 위한 모임’

0:00 / 0:00

[Intro] '중국 내 탈북자에 대한 강제북송 중지'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폐쇄' 중국 내 탈북자와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을 향한 유럽 8개국에 울려 퍼진 간절한 외침

12일간의 여정을 담은 RFA 특별기획 <'탈북자 강제 북송 중지, 유럽 7천km를 가다> 두 번째 시간입니다.

<중국 대사관 in Belgium> 중국 정부는 탈북 난민 강제북송 즉각 중지하라~~!!

6월 16일 오전 9시, '유럽 대행진' 일행이 아침 일찍부터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에 있는 중국 대사관 앞에 모였습니다. 전날 새벽 1시가 되어서야 겨우 브뤼셀의 숙소에 도착해 짐을 풀었지만 잠깐 눈을 붙이고 일찍 서둘렀습니다. 벨기에의 일정을 마치고 서둘러 프랑스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정 베드로] 중국 정부는 국제법을 준수하고 유엔 상임이사국답게 탈북자들은 난민으로 인정해야 함에도 아직도 탈북자들을 강제북송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는 이 부분에 대해 침묵해서는 안 됩니다. 지금 서신을 이쪽 벨기에 중국 대사관 앞에 바로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유럽 대행진' 일행이 방문하는 유럽 국가에는 모두 중국 대사관이 있습니다. 각 나라의 중국 대사관 앞에서 "탈북자에 대한 강제북송의 중단"을 촉구하고 이에 관한 편지를 직접 전달하는 것은 이번 '유럽 대행진'의 중요한 일정 중 하나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중국 대사관에 편지를 전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독일처럼 직접 받아준 대사관이 있는 반면 네덜란드와 벨기에처럼 오랜 기다림 끝에 결국 우편함에 넣고 오거나 프랑스처럼 아예 편지를 받지 않겠다는 중국 대사관도 있습니다. 네덜란드에서는 중국 대사관의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하는가 하면 이탈리아의 중국 대사관은 '유럽 대행진' 일행의 신원을 조사하는 등 그들의 태도는 냉랭하기만 합니다. 중국 대사관에 편지를 전달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유럽 대행진' 일행은 16일, 최근 중국 연변에서 탈북자 14명이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는 뉴스를 들었습니다. 검거된 탈북자들은 또 북한으로 강제송환 될 처지에 놓인 겁니다. 순간 '유럽 대행진' 일행은 아무 말이 없습니다. 자신들이 왜 '유럽 대행진'에 나서야 하는지를 스스로 확인할 뿐입니다.

<벨기에의 브뤼셀 한인교회>

이날 저녁 '유럽 대행진' 일행은 벨기에에서 특별한 만남이 예정돼 있습니다. 브뤼셀의 한인교회에서 열린 '북한인권을 위한 모임'. 특히 이 자리에는 벨기에에 정착한 탈북자 2명과 평소 북한 문제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는 유럽의회 의원의 보좌관도 자리를 함께했습니다.

이 시간, 벨기에에 정착한 지 1년이 조금 넘은 북한 함경북도 출신의 탈북자 황진숙(가명) 씨와 같은 고향 출신의 탈북자 이진성(가명) 씨가 전하는 북한 인권에 관한 증언도 이어집니다. 요즘 벨기에는 난민으로 인정받는 과정이 비교적 쉽고 국가의 경제적 지원도 많아 최근 이곳에 정착하는 탈북자가 크게 늘었습니다.

[황진숙 씨] 인권이라고 하면 말 그대로 인간이 누려야 할 권리잖아요. 그런데 우린 북한에서 그것을 몰랐어요. 북한은 아무것도 모르고 초보적으로 누려야 할 인권이라는 것이 보장되지 않는 곳이 북한입니다. 저는 한국이나 미국, 유럽의 모든 분이 이것을 세계에 알려서 북한에서 숨져가는 사람들을 살리자 이겁니다.

[이진성] 옥수수밥에 된장국, 저는 그렇게 화려하지 않은 다른 사람과 같은 꿈을 꿨지만 94년도부터 꿈은 깨진 것 같습니다. 사실 저희는 못 먹어서 중국이라는 땅에 가서 쌀 한 톨이라고 가져오려고 하다가 잡혀서 북송돼 돌아왔는데 우리는 죄인이 됐고, 나라를 배반한 역적이 됐는데...왜! 왜! 그렇게 역적이 돼야 하는가. 자기들이 쌀 한 톨도 안 주면서 왜 우리를 역적으로 몰고 가는가 말입니다. 너무나 억울하고 분통이 터져서 저는 더는 이 땅에서 못 살겠다는 생각을 했고, 죽음을 각오하고 다시 넘어온 겁니다.

두 탈북자의 증언은 '유럽 대행진' 일행에게 왜 지금의 험난한 일정을 가야 하는지를 다시 일깨워줍니다. 그날 저녁 북한 땅과 북한 주민의 인권을 위해 함께 기도한 이들은 잠시 느슨해진 마음의 끈을 다시 조여 맵니다.

'유럽 대행진' 일행이 서둘러 프랑스로 떠나기 전 이들을 배웅하는 황진숙 씨의 꿈과 희망을 들어봤습니다.

[황진숙 씨] 저는 최선을 다해서 사는 사람이거든요. 최선을 다해서 사니까 저는 삶이 좋아요. 생각지도 못한 유럽에서 제가 산다는 기쁨도 있고 시민권을 얻으면 북한을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그래서 내가 이 나라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사니까 어려움이 있어도 극복하고 노력하며 살려고 하고 있어요.

다음날인 17일, 프랑스 파리에서 맞이한 아침. 오늘도 파리 시내를 향해 자전거 대행진이 예정돼 있습니다.

(기자: 오늘 일정이 어떻게 되세요?)

[정 베드로] 저희는 파리 에펠탑 앞에서 세계 각지에서 몰려온 여행객들과 파리 시민에게 중국 정부의 탈북자 강제북송이 부당하다는 내용을 가지고 캠페인을 할 예정입니다. 파리에 있는 중국 대사관으로 가서 중국은 탈북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의사를 전달할 예정입니다.

프랑스의 수도, 파리에 모인 전 세계의 수많은 관광객을 대상으로 '중국 내 탈북자 강제북송'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자전거 행진을 준비하는 '유럽 대행진' 일행의 마음은 분주하기만 합니다.

[양신실 씨] 북한 동포들이 똑같은 민족인데 억압당하고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을 인권에 대해 관심이 있는 유럽 사람들에게 조금이라고 전하기 위해서 이렇게 나섰습니다. 하늘도 적당하게 구름이 끼고 하나님께서 도와주시리라 생각이 됩니다.

힘차게 자전거의 페달을 밟는 것으로 닷새째 일정을 시작한 '유럽 대행진'. 힘든 만큼 보람이 느껴집니다.

[이선화 씨] 저는 이곳까지 와서 북한 인권에 관한 캠페인을 같이 할 수 있던 것에 큰 의미가 있고요, 유럽의 사람들을 보면서 북한에도 자유를 더 많이 누릴 기회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큽니다.

이번 '유럽 대행진'에 부부로 참여한 김양원 목사와 조주현 사모. 두 사람은 이번 '유럽 대행진'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조만간 중국 내 탈북 여성과 고아에 대한 새로운 사역을 앞두고 조금이나마 그들을 이해하며 작은 힘을 보태기 위해섭니다.

(기자: 두 분 피곤해 보이세요.)

누군들 안 피곤하겠어요?

(기자: 일정의 중반까지 왔는데 괜찮으세요?)

체력적으로 괜찮은데 제 활동이 미약한 것 같아서 아쉽죠. 탈북자들을 위해서 영향력 있게 일했으면 좋겠다는 기대로 왔는데 이렇게 하는 것이 얼마나 도움이 될까? 그런 생각입니다.

(기자: 그래도 남은 일정 힘내셔야죠)

그럼요, 화이팅~~!!

그렇게 분주히 에펠탑 앞 집회와 중국 대사관 방문 등으로 프랑스 일정을 마친 '유럽 대행진' 일행은 그날 오후 곧바로 유엔 본부와 UNHCR, 즉 '유엔난민기구' 등이 있는 스위스의 제네바로 향하는데요,

'유럽 대행진' 일행 중 이 행사에 참여하기 전만 해도 북한에 대해 잘 몰랐다는 30대 중반의 박성배 씨. 그동안 북한 주민에게 적대감을 가졌던 자신을 반성하며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열심히 뛰겠다"고 말해 웃음을 선사합니다.

[박성배 씨] 체력적으로 처음 3~4일이 힘들었는데 지금은 잘 적응하고 있고요. 사실 여기 오기 전에는 북한 인권이라는 것에 대해 관심이 크게 없었어요. 이 대회 참가 확정이 되면서 북한 인권에 대해서 공부를 하게 됐는데, 북한이란 나라가 우리의 동포, 같은 핏줄의 사람이잖아요. 막연한 적대감 때문에 인권유린을 당하는 북한 주민까지도 우리의 적으로 생각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발바닥에 땀나도록 열심히 뛰겠습니다.

스위스를 향하며 일정의 중반을 넘어서고 있는 '유럽 대행진'. '탈북자 강제북송 중지', '북한 정치범 수용소 폐쇄'를 호소하는 이들의 목소리는 유럽을 향해 계속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