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10돌 맞은 하나원 탐방] 가장 인기 있는 컴퓨터실 밤까지 ‘북적’

7월8일은 한국의 탈북자 정착 지원 기관인 하나원이 개원 10주년을 맞이한 날입니다. 하나원이 이날 손님들을 초청해서 탈북자들의 생활상을 공개했는데요. 하나원 본원은 서울 광화문에서 자동차로 1시간 반 거리인 경기도 안성에 있습니다. 하나원이 지난 8일, 개원 10주년을 맞이해 행사 관련 귀빈과 내외신 기자 160여명, 그리고 이곳을 거쳐 간 선배 탈북자들을 초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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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의 관문인 하나원을 박성우 기자가 둘러봤습니다.

2004년 하나원을 수료해 현재 경기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 일하는 김흥광 씨는 감회가 새롭습니다.

기자:

몇 년 만에 다시 오신 겁니까?

김흥광:

정확히 말하면 4년 11개월 만에 왔습니다.

기자:

감회가 새로우실 것 같아요.

김흥광:

그렇죠. 저기 보이죠. 저 청사에서, 2층 저 끝에서부터 16호인데. 15호 방이 제가 두 달 간 머물렀던 방이거든요.

기자:

어디 계셨는지까지 기억이 나시는군요?

김흥광:

그럼요. 바로 이 자리에는 새 청사가 들어섰지만, 여기는 어린이 놀이터, 그리고 조그만 운동장이었거든요. 여기서 사람들이 담소도 하고. ‘너는 어떻게 왔냐, 나는 어떻게 왔다’ 이런 이야기도 나누고. ‘나가서 어떻게 살까’ 이런 이야기를 나누고.

본관과 교육관 2개동, 생활관 3개동으로 구성된 하나원은 국가보안목표 ‘가’급 시설이어서 사진 촬영도 허용된 공간에서만 가능합니다. 손님들로 하나원은 북적였지만, 시설은 깨끗하고, 주변은 쾌적합니다. 그리고 하나원은 탈북자들이 한국에서 적응하는 데 꼭 필요한 시설로 채워져 있습니다.

안내원은 컴퓨터실이 가장 인기가 많다고 말합니다.

기자:

컴퓨터는 (교육생들에게) 관심이 많겠어요?


안내원1:

네, 제일 많아요. 일단, 이메일 같은 걸 많이 쓰고.


기자:

여기는 강사가 와서 가르쳐 주시는 건가요?

안내원1:

네, 외부 강사가 와서 해 주시죠. 가장 인기가 있죠. 야간 수업까지 할 정도니까. 원하시면, 주말에도 하고.


기자:

그럼 여기 와서 자기 혼자 연습도 할 수 있는 거예요?

안내원1:

시간이 정해져 있어요. (하려는 사람이) 너무 많으니까. 할 수 있는 시간에 와서 하는 거죠. 대부분 선생님들이랑 같이 하는 때가 많고요.

기자:

여기서 컴퓨터를 배우고 나면, 사회에 나가서 컴퓨터 쓰는 데는 문제가 없는 겁니까?

안내원1:

기본 정보 검색은 하는 거지요. 나가서 다른 교육, 훈련을 받으셔야죠. 여기서는 기초적인 것만 알려드리는 거고.

이번엔 교육생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숙소에 와 봤습니다.

안내원2:

3명 내지 4명 정도가 함께 숙소를 쓰고 계시고요. 방은 7~8평정도 됩니다.

기자:

가족끼리 쓸 수도 있습니까?

안내원2:

네. (하나원에서) 지금은 남자 교육생과 여자 교육생을 따로 교육하고 있잖아요. 그래서 여자 교육생의 경우, 저희 본원에서 교육을 받으시게 되는데, 청소년이나 경로반에 해당하는 분들은, 가족의 경우엔 같은 방을 쓰실 수 있도록 배려해 드리고 있지요.

기자:

방이 좁지는 않네요. 방마다 컴퓨터도 한 대씩 있고.

안내원2:

네, 기본적인 비품들이 다 갖춰져 있어요. 책상이나 컴퓨터, TV, 냉장고, 선풍기 같은 필요한 것들이 갖춰져 있고. 그 외의 소품도 있고요.

기자:

소품은 뭔가요?


안내원2:

예를 들면, 이런 빨래대라든지 옷걸이 같은 걸 말씀드리는 거고요. 생활에 필요한 것들은 다 저희가 준비를 해 드리려고 최대한 노력을 하는 거고요. 재밌는 건, 여기 있는 컴퓨터를 교육생들이 굉장히 좋아하세요. 물론 컴퓨터 수업과 자율학습도 있지만, 방에 들어가셔서 자신의 자율 시간을 컴퓨터, 특히 한글 연습하시는 데 많이 사용하시죠.

기자:

인터넷도 연결이 되나요?

안내원2:

인터넷은 여기서 사용하지 못하고, 도서실이나 컴퓨터실에서 사용하도록 했는데요. 그 이유가, 인터넷을 할 수 있도록 해 드리면, 물론 다른 부정적인 것도 있지만 특히 밤새도록 인터넷을 하셔서 다음날 수업할 때 졸거나 하시기 때문에 수업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숙소에서는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있고요. TV도 마찬가지에요. 시청 시간이 제한돼 있습니다. 마찬가지 이유로요.

하나원에는 병원도 있습니다. 병원은 교육생들이 하루 평균 80명씩 사용합니다. ‘하나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은 내과를 교육생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고 설명합니다.

간호사1:

조회를 해 보면 내과 선생님 진료가 가장 많기는 한데, 요구도는 산부인과나 치과가 높아요.

기자:

왜 다르게 나타나죠? 내과 진료가 많기는 한데, (교육생들이) 요구하는 진료가 다른 이유는 뭐지요?


간호사1:

아무래도 산부인과 진료는 하루에 보는 환자가 정해져 있거든요. 내과 환자는 오시면, 하루에 50명, 60명씩 봐 주실 수 있는데. 산부인과는 진료대 위에 올라가고, 초음파 검사를 하고, 그렇게 하려면 시간에 제약이 있거든요. 하루에 많이 봐도 20명 정도밖에 못보니까.


기자:

그럼 여기서 아기도 낳을 수 있나요?

간호사1:

아니요. 여기선 아기는 낳을 수 없고. 출산 임박한 분이 있으면, 여기 근처에 ‘생명의 집’이나 ‘애스더의 집’이 있어요.

기자:

병원인가요?

간호사1:

아니요. 위탁시설이에요. 거기 산모를 맡겨서, 거기서 병원에 모시고 가서 출산하고 있습니다.

기자:

치과는 왜 수요가 높은가요?

간호사1:

치과 질문은 치과 담당 간호사 선생님이 말씀해 주시죠.

간호사2:

안녕하세요. 치과는요, 여태까지 구강 양치질을 한다든가, 그런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아 본 적이 없어서 양치법도 제대로 모르시고, 사탕을 어릴 때부터 많이 드신데요. 그래서 이가 많이 썩어 있고. 북한에서는 여태까지 (이를) 뽑는 치료만 하신 거예요. 그래서 신경 치료나, 이를 해 넣는 치료는 거의 못 받아 보신 거죠. 지금 하나원에 입소하는 교육생 중에는 어금니 포함해서 이가 없으신 분들이 너무 많으세요. 그래서 일단 밤에 잠을 못주무세요. 이가 너무 아파서, 그냥 ‘정통편’이라는 약을 이에 넣고 그냥 그렇게 견디시더라고요. 기자: 만약에 어금니에 충치가 있으면 이걸 때우잖아요. 사회에서는 이걸 금으로 때우곤 하는데. 여기선 어느 정도까지 치료를 해 주나요?

간호사2:

썩은 부위가 깊지 않으면 때우는 걸로 가능해서, 여기서도 아말감이나 레진으로 이 색깔이 나게 치료해 드리는데요. 너무 심하면 뽑고요. 어금니 양쪽은 안 되고, 한 쪽만 씹을 수 있을 정도로 보철 진료를 해 드리고 있고요. 앞니는 보철 진료가 다 되고, 틀니까지는 다 해드려요.

기자:

네. 여기 치과에서 치료를 많이 받아서 사회로 나가야 되겠네요. 사회 나가면 돈이 많이 드는 게 치과 치료잖아요.

간호사2:

네. 사회 나가면 돈이 많이 들어서, 여기서 많이 하고 나가시는데요. 밖에서도 도움을 많이 주십니다. 누가 치과 선교회 같은 데서는 50%까지 할인을 해 주는, 새터민에게만 특별 혜택을 줘서, 저희가 안내를 해 드리고 있어요.

기자:

하루 평균 환자가 몇 명이나 오나요?


간호사2:

하루 평균 80명을 넘거나 모자라거나 그래요. 산부인과가 거의 20명 정도고, 치과가 20명, 그리고 정신과 환자분들은 거의 15명에서 25명 정도이고요. 그리고 한방과 수요도 많아요. 한방과는 한 번 진료를 받으면, 침을 맞거나 뜸을 뜨는데, 그거에 대해서 본인들이 북한에서도 많이 받았던 시술이라서 원하시는 분들이 많고, 한 번 치료를 받으시면 퇴소하실 때까지 끝까지 치료를 받으려고 하세요.

기자:

환자들 만족도는 어때요?

간호사2:

환자분들 만족도는 제가 말할 내용은 아닌데요. (웃음)

기자:

그렇죠. 그런데 환자분들이 말씀을 하실 거잖아요. ‘좀 나았어요, 좋아진 거 같아요’ 이런 이야기 안 하시나요?


간호사2:

우리가 환자분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남한에서 (한국) 환자분들을 대할 때, 많이 아파도 조금만 괜찮아지면 ‘많이 좋아졌다’고 이야기하시는 반면에, 이분들은 100% 완전히 좋아지지 않으면, ‘이 약이 효과가 없다, 어제 먹은 약을 바꿔달라’ 이렇게 이야기 하세요. (웃음) 그래서 만족도를 많이 올리기는 힘든데요. 그래도 우리가 ‘그렇게 약을 과용하면 안 된다’고 설명해서 설득을 하는 편이에요.

하나원에는 병원만큼 중요한 시설이 더 있습니다. 우선 종교를 갖고 있는 교육생을 위한 종교실이 눈에 띕니다.

기자:

어느 예배실에 사람이 가장 많이 들어가나요?

안내원1:

교육생의 70%가 기독교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 다음은 불교와 천주교인데, 대부분은 기독교라고 보시면 됩니다. 오시는 분들이 대부분 기독교를 통해서 오시기 때문에, 대부분 기독교죠.

어린 아이들을 위한 유아방도 있습니다.

안내원1:

영아들을 맡겨놓고 성인 분들은 기초교육이나 직업훈련을 받으러 가시는 거죠.


기자:

몇 살까지 맡기는 거지요?

안내원1:

유치원 가기 전까지는 여기다 맡기고요. 유치원이나 학교는 위탁을 하니까.


기자:

그럼 6살 미만 아이들이 오는 거군요?


안내원1:

네.


기자:

몇 명이나 있습니까, 지금은?

안내원1:

때마다 다릅니다. 보통 10여명 있어요. 10명 내외로 온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기자:

그럼 여기 보육 교사는 누가 하나요?


안내원1:

보모를 따로 고용합니다.

여가 시간은 동료 교육생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자기 방에서 TV를 보면서 보냅니다. 책을 좋아하는 분들은 도서관도 많이 찾습니다. 하루 평균 130명가량이 여기서 책을 보거나 빌려갑니다.


기자:

책은 신간이 많습니까, 아니면 옛날 책들이 많습니까?


안내원3:

저희가 책을 주기적으로 정리하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신간이 많습니다.

기자:

(교육생들이) 주로 어떤 책에 관심을 많이 갖던가요?

안내원3:

소설, 수필, 일반 교양도서. 그러니까 일반적으로 보시는 것과 똑같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전문 도서가 별로 없어요. 그래서 일반교양 도서와 북한 이탈 주민과 관련된 책들에 관심이 많습니다.

기자:

제일 인기 있는 책이 뭐에요? 많이 빌려가는 책이 뭔가요?

안내원3:

우선, 지난번에 나온 ‘진달래꽃’이라든가. 그러니까 북한 이탈 주민 여성의 탈북 과정을 그린 소설이 있거든요. 그런 걸 많이 빌려갑니다.

기자:

자기 이야기와 똑 같아서 그렇군요?

안내원3:

네, 좀 비슷한 부분이 있죠.

지금까지 하나원 곳곳을 둘러봤습니다. 탈북자들은 한국에 정착하는 데 필요한 내용을 가르치는 하나원에서 동료들과 북에 남은 가족과 고향을 생각을 하며, 그리고 앞으로 해야 할 한국 생활에 대한 기대와 걱정을 하며 석 달을 지낸 뒤 사회에 첫 발을 내딛습니다. 한국 사회의 관문인 하나원. 탈북자들에게 제 2의 고향으로 자리메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