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청소년 역사 탐방] (2) 울산 산업 현장을 보다
2012.08.14
앵커: 여름 방학을 맞아 탈북 청소년들의 역사.문화 탐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남쪽의 고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신라 천 년의 역사 도시 경주와 한국 근대화의 상징 도시인 울산을 돌아보며 우정도 쌓았다고 하는데요. 노재완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어제 이어 오늘도 이들의 탐방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오늘은 울산 편입니다.
8월 9일 오후 1시. 경주문화공원을 둘러본 남북 청소년들은 점심을 간단히 먹고 울산으로 향했습니다. 울산의 역사와 산업을 보기 위해서입니다.
경주에서 남동쪽으로 100여 리 떨어진 울산광역시는 북한의 직할시에 해당하는 인구 100만 이상의 대도시입니다. 학생들은 본격적인 울산 견학에 앞서 더위에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해 해수욕장에 잠시 들렀습니다.
“바다다~!” 한 학생의 갑작스러운 외침에 차에서 졸던 학생들이 눈을 비비며 일어나 창밖으로 시선을 돌립니다. 창밖으로는 탁 트인 동해가 이들을 맞이했습니다.
무더웠던 이날 울산의 낮 최고 기온은 34도. 햇볕은 여전히 뜨거웠지만, 땀을 씻어줄 시원한 바닷바람이 더위를 잊게 해줬습니다.
(해수욕장 현장음)
이곳 울산 일산해수욕장은 수심이 얕고 경사가 완만해 물놀이하기에 안성맞춤입니다. 물장난을 치며 즐거워하는 학생들의 모습에서 여전히 동심이 묻어납니다.
이승현: 태양이 뜨겁고 더웠는데요. 친구들과 이렇게 어울려서 노니까 더위가 한방에 가시는 것 같아 정말 좋습니다.
즐거웠던 물놀이를 뒤로하고 학생들은 숙소로 돌아와 마지막 밤을 보냈습니다. 참가자들은 신나는 춤과 노래로 그동안 쌓인 피로를 풀었습니다.
(레크레이션 현장음)
밤늦도록 놀아 피곤함도 있었지만, 마지막 날 아침에도 학생들은 일찍 일어나 견학을 위한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날의 첫 일정은 울산 현대자동차공장 견학입니다. 버스가 공장 정문에 도착하자, 멋진 제복을 입은 여성이 이들의 방문을 환영했습니다.
안내원: 저희 현대자동차를 방문해주셨으니까 잠시 소개해드릴게요. 현대자동차는 1967년에 창립됐고요. 올해로 45주년을 맞이하게 됐습니다. 세계 자동차 역사로 보면 늦게 출발했지만, 1975년에 한국 최초의 모델인 포니를 개발 생산했고요. 지금은 연간 4백 만 대의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한국 자동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현대자동차는 이미 아시아를 넘어 세계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약 150만 평으로 단일공장으로는 세계 최대의 규모를 자랑합니다.
안내원: 울산 공장은 5개의 독립된 공장에서 하루 6천 대의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는데요. 이는 12초당 1대씩 생산하는 셈입니다.
안내원의 설명에 따라 버스로 공장 전체를 둘러본 학생들은 자동차 생산 공정을 보기 위해 제3공장에서 내립니다. 자동차를 조립하는 로봇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로봇이 주로 복잡하고 힘든 일을 맡고 세심한 점검이 필요한 곳에서만 사람이 일한다고 안내원은 설명합니다.
공장 안에는 배를 댈 부두도 갖추고 있습니다. 부두에서는 수출을 기다리는 자동차가 셀 수없이 많았습니다.
안내원: 차를 선적할 때 저렇게 하고 있습니다. 부두의 길이가 830m입니다. 배 3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고요. 하루에 5천 대의 자동차를 선적하고 있습니다.
김혜정(탈북청소년): 너무 신기해요. 그리고 모든 것을 자동으로만 할 줄 알았는데, 사람이 하는 것을 보니까 정말 멋있고 좋았어요.
이소연(경기여고): 주어진 69초 안에 모든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게 너무 인상적이었요.
자동차 공장 견학이 끝나고 학생들이 간 곳은 울산박물관. 울산박물관은 지하 1층 지상 2층의 건물로서 4개의 상설전시실과 영상관, 기획전시실이 마련돼 있습니다.
울산박물관에서 가장 주목받는 전시실은 산업관입니다. 이곳에서는 울산의 모든 산업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해설사: 원유는 우리나라에서 나오진 않지만, 원유를 수입해 와서 그것을 정제해서 석유를 전 세계에 수출하는 나라가 되겠습니다.
박물관을 관람한 탈북청소년들은 한국 공업의 발전상, 특히 울산이 그 중심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습니다.
박미옥(탈북청소년): 여기 오기 전에는 울산이 어떤 곳인지 솔직히 잘 몰랐어요. 그리고 관심도 없었고요. 그런데 이번에 현대자동차 공장을 보고 여기 박물관을 견학하면서 울산이 대단한 곳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행사 기간 자원봉사를 맡은 울산대학교의 이수정 양은 탈북청소년들이 이번 탐방을 계기로 울산에 더 관심을 두었으면 좋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수정: 울산도 서울만큼 잘 살고 발전된 도시인데 탈북자들이 잘 모르니까 안타까웠어요. 그래서 다니면서 제가 조금씩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울산을 방문해 보게 됐으니까 나중에 커서 직장으로도 오기 좋은 곳이라고 말입니다.
박물관 견학을 끝으로 모든 일정이 마무리됐습니다. 참가자들은 이번 경주, 울산 탐방을 통해
한민족의 역사와 발전상을 바르게 이해했다고 말합니다.
지금까지 울산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재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