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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아시아방송은 북한의 3대 세습 이후 북한의 정치, 경제, 사회, 그리고 국제관계에 미칠 영향과 변화 가능성을 진단해 보는 특집 ‘김정은 등극의 파장’을 오늘부터 일곱 차례에 거쳐 방송합니다. 오늘은 첫 순서로 “북한의 권력구조, 새판 짜기 순항할까”를 보내드립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셋째 아들 김정은이 후계자로 전면 등장하면서 역사에 유례없는 ‘3대 세습’이 본격 가동되고 있습니다.
27세의 나이에 인민군 대장, 당중앙 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라는 묵직한 권력을 거머쥔 김정은이 화려하게 등장했지만, 그의 앞날이 밝지만은 않습니다.
후계준비 기간이 짧아 김정은의 존재는 노동당과 군부내에도 잘 알려지지 않았고 그의 정치적 입지는 상당히 약해 보입니다. 2008년 8월 김 위원장은 뇌혈관계 질환으로 쓰러졌다가 어느 정도 회복되자, 이듬해인 1월8일, 셋째 아들 김정은을 후계자로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때문에 나이도 어리고 경험도 부족한 김정은이 과연 북한체제를 이끌 수장으로 성공할지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앞으로 김정은의 성공여부는 나이와 경험 부족으로 오는 정치적 기반 약화와 지도력 부재를 얼마나 잘 극복하는가에 달려있다고 지적합니다.
류길재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의 말입니다.
“김정은이 앞으로 정권을 이어받기 위해서는 첫째로 김정일 위원장이 나름대로 상당한 시간동안 생존해서 김정은의 권력이 공고화되는 것을 옆에서 지켜줘야 될 것으로 보이고요. 그리고 둘째로는 북한이 처한 여러 가지 대내외적인 정책방향들을 북한의 생존에 맞게끔 다듬어 나가고 그것을 운영해 나갈 수 있는 국가운영의 노하우(기술)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류 교수는 김정일 위원장이 1964년 김일성 종합대학을 졸업하고 당중앙위원회에 들어가 말단부터 시작해 실무를 배운 것과 달리 김정은은 단번에 권력을 차지해 질적 공고화가 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김 위원장의 경우, 후계자가 된 이후에도 김일성 주석이 14년 동안 공동 통치하면서 그의 권력 장악을 도와주었지만, 김정은의 경우에는 현재 김 위원장의 건강상태가 나쁘기 때문에 그런 것을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은 주위에 ‘혈족’들이 대거 채워진 것도 김정일 사망으로 인한 권력 공백을 메우기 위한 ‘안전대책’이라는 것입니다. 이번 회의에서 고모인 김경희는 당 정치국 위원과 당중앙 위원에 임명됐고, 고모부인 장성택은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 당중앙 군사위원에 올랐습니다.
한편, 노동당 조직지도부에서 일하고 있는 친형인 김정철과 여동생 김여정도 점차적으로 김정은 체제를 방조할 막후 세력으로 준비시킨다는 복안입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입니다.
“김정은의 친형인 김정철은 비록 후계자는 되지 못했지만, 당중앙위원회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요, 조직지도부에서 김정은을 후원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과 김정철간의 일정한 역할 분담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은 지금 김경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생각됩니다.”
북한은 김정은 후계체제 기초 축성 기간이라고 볼 수 있는 이번 당대표자회에서 50~60대의 충성분자들로 간부 대열을 새롭게 꾸리고 당과 군을 장악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당대표자회를 통해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을 내세워 군을 장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당 권력에는 최룡해, 문경덕, 김평해, 김영일과 같은 측근들을 전면에 배치했습니다.
정성장 연구위원은 이번 노동당 대표자회의에서 조명록이나, 김영남과 같이 70~80대의 나이 많은 간부들은 명예직과 같은 자리로 물러났고, 김정은을 받들 수 있는 50~60대의 실세들은 권력 전반에 자리매김했다고 분석했습니다.
김정은 후계체제를 구축하는 과정에서도 숙청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입니다.
“김정은이 권력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당연히 일정한 숙청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리영호처럼 승진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김영춘이나 오극렬처럼 몰락하는 경우도 있을 것 같고요. 권력의 이동과 함께 불가피한 현상이고요”
1960년대 김정일 위원장이 후계자로 되는데 걸림돌이 되었던 박금철, 이효순 등 갑산파의 주요 인물들을 숙청했던 것처럼 김정은 체제에서도 반대파들에 대한 숙청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특히 이번 당대표자회 인사구도가 김정은 후계체제를 강화할 목적으로 혈족주의, 측근주의로 짜였기 때문에 이에 불만을 품은 세력들에게 사정의 칼을 들이 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벌써부터 오극렬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김정은 후계체제에 적극적이지 않아 눈 밖에 났다는 북한 내부 소식통의 전언도 들려오고 있습니다. 한때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으로까지 거론되었던 오 부위원장이 후배인 김영철 정찰총국장에게 밀려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라는 것입니다.
앞으로 김정은이 권력승계 과정에서 민심을 얼마나 잡는가 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로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김정은의 주도로 거행된 ‘150일 전투’와 화폐개혁 등이 모두 실패로 끝나면서 주민들은 김정은의 경제 지도력에 대해 등을 돌리고 있다고 북한 내부 소식통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김정은은 인민보안부와 국가안전보위부 등 양대 공안기관을 내세워 북한 내부의 민심을 장악하고, 반체제 활동에 대해 강력한 통제를 실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당 정치국 위원과 후보위원에 주상성 인민보안부장과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 수석 부부장을 앉혔습니다.
하지만, 피폐한 경제를 물려받은 김정은이 인민생활을 안정시키지 않고서는 중앙 지도부와 민심간에 괴리된 간극을 줄일 수 없다는 점에서 앞으로 전향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전현준 한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입니다.
“안정적으로 후계자가 되기 위해서는 사상측면에서는 주체사상, 선군사상을 하면서도 어쨌든 먹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김정은이 등장해서 경제가 나빠졌다는 비난이 오기 때문에 경제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할 것이고, 내부적인 경제정책 변화나 대외개방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갑작스레 등장한 김정은 후계체제. 그의 앞에는 2중 3중의 어려움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과연 그가 이 모든 어려움을 능숙하게 풀어가면서 후계자의 능력을 얼마나 선보일지 관심이 되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내일 방송은 “김정은의 쿼바디스 ‘주체냐? 개방이냐?’”를 보내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