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운 후계작업, 최대 걸림돌은 출신 성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유력한 삼남 김정운의 최대 약점은 출신 성분이라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성분을 중시하는 북한 사회에서 김정운의 성분 문제는 지지 세력을 확보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는 주장입니다.
워싱턴-이수경 lees@rfa.org
2009-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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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운은 재일교포, 기쁨조 출신의 아들.


미국의 우드로 윌슨 국제센터의 북한 전문가인 제임스 퍼슨(James Person) 연구원은 김정운이 재일교포이며 만수대 예술단 출신의 어머니를 두었다는 출신 성분 때문에 차기 지도자가 되기 힘들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James Person: 김정운의 성분이 최대 걸림돌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김정운의 어머니 고영희는 김정일 위원장과 결혼한 적이 없으며, 재일교포 출신입니다. 그리고 고영희는 북한에서 공식 직함이 없었습니다. 고영희는 단지 김 위원장의 내연의 처였습니다.

퍼슨 연구원은 북한에서 재일교포들은 자본주의 물이 들었다는 이유로 신분상 낮은 계층에 속하며 지금까지 재일교포 출신 가운데 북한의 당.정.군을 통틀어 요직을 차지했던 인물이 거의 없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퍼슨 연구원은 특히 김 위원장은 과거 아버지 고 김일성 주석의 권력을 이어 받기 위한 후계 경쟁에서 계모인 김성애와 이복동생 김평일을 제거하기 위해 이들을 곁가지라고 분류하고 철저하게 쳐내면서 김 주석의 첫번째 부인 사이에서 난 김 위원장만이 김 주석의 정통성을 물려받을 수 있다고 선전했던 전례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정식으로 결혼도 하지 않은 기쁨조 출신의 고영희 씨와 사이에서 태어난 김정운의 출생 배경은 성분을 매우 중시하는 북한의 권력 엘리트 층 사이에서 그를 차기 지도자감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여론을 불러 올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James Person: 김정일은 김일성이 가졌던 권력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김일성은 카리스마가 있는 지도자였지요. 북한의 권력층이 김정일을 지도자로 받아들인 것은 김일성이 결정했고 이를 따라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김정일은 그렇지 않습니다. 김정일의 삼남인 김정운의 출생 배경을 이미 알고 있는 권력층은 김정운을 내심 못마땅하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김정운의 생모 고영희 씨는 일본에서 유도선수로 활약했던 고태문의 딸로 60년대 초 북한에 왔습니다. 고 씨는 만수대 예술단의 무용단원으로 활동하다 김 위원장의 눈에 띄어 2004년 사망하기 전까지 김 위원장의 실질적인 부인 노릇을 했다고 알려졌습니다. 고 영희 씨는 김 위원장과의 사이에서 삼남 정운을 포함해 2남 1녀를 두었습니다.

북한 주민들, 김정운이 누구냐?


퍼슨 연구원은 북한은 김정운의 이같은 출생의 약점을 감추기 위해 김정운에 대한 신화를 새롭게 만들고 이에 대한 우상화 교육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북한의 관영 언론들은 최근 ‘백두의 혁명전통 계승’과 ’만경대 가문’을 자주 언급하며 김일성-김정일-김정운으로 이어지는 혈통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평양의 당 간부를 대상으로 김정운의 우상화를 위한 선전 자료가 이미 배포됐으며 간접적인 김정운 찬양가가 등장했다고 남한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탈북자들은 대다수의 북한 주민들이 김정운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상황에서 3대 세습에 대한 우상화 교육이 얼마나 효과를 가져올 지 의문이라고 말합니다.

2004년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 한 씨는 북한의 국경지역에 살고 있는 가족들과 중국에서 들어간 손전화를 이용해 정기적으로 연락을 취하고 있다면서 얼마전 가족과의 통화에서 김정운이 북한의 차기 지도자로 유력하다는 소식을 전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 소식을 들은 가족들은 김정운이 누구냐고 물었고 김 위원장의 삼남이라고 설명했지만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는 것입니다.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탈북자 출신의 김형덕 '한반도평화번영연구소' 소장은 김정일의 가족관계와 사생활은 누구도 말해서도 들어서도 안 되는북한 최고의 비밀로 북한 주민들이 김 위원장의 삼남인 김정운을 모르는 게 당연하다고 말합니다. 김 소장은 이런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등장한 김정운이 수십년 동안 만성적인 경제난으로 고생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관심과 지지를 얻기는 힘들다고 주장했습니다.

김형덕 : 북한의 경제가 생존 자체를 모색하는 시점에서 3세대가 다시 들어온다는 것은 일반 주민은 물론 당 지도부로부터도 지지를 받기 힘듭니다. 김정운이 누군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갑자기 들어와서 지지를 얻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의 아시아태평양문제연구소의 대니얼 스나이더(Daniel Sneider) 부소장도 북한의 경제난과 외부 소식의 유입으로 김 위원장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충성심이 약화됐다고 지적하고 김 위원장의 아들인 김정운이 획기적인 경제 업적을 내놓지 않는 한 북한 주민들의 지지를 받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 후계자 지명하지 않을 수도.


북한 김정일 위원장은 북한의 대외적인 위기 상황에서 삼남인 김정운이 성공적인 차기 지도자가 되기 힘들다는 판단아래 아예 후계자를 지명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한국의 국민 대학교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는 김 위원장이 북한의 체제가 무너질 경우 비극적인 최후를 맞을 수 있는 자신의 아들의 운명을 생각해 김정운은 물론 자신의 어떤 아들도 후계자로 지명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란코프 : 아무도 후계자로 지명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김정일의 입장에서 국가의 운명과 가족의 운명 가운데 무엇이 더 중요할까요? 그가 가족의 운명을 더 중시한다면 아들 중 하나를 후계자로 선택하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북한은 극복하지 어려운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북한의 체제가 무너지면 최고 지도자는 그 책임을 피하기 힘듭니다.

란코프 교수는 북한에서 이름도 얼굴도 없는 김정운이 차기 후계자로 지명되더라도 권력층의 허수아비 이상의 역할을 하기는 힘들며 그렇게 되면 김정운은 북한 내부는 물론 북한의 전통적 우호 국가를 포함한 국제사회에서도 차기 지도자로 대우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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