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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동지역과 북아프리카 나라들에서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튀니지(뛰니지)발 ‘재스민 혁명’ 소식이 철의 장막을 비집고 북한 내부로 스며들고 있습니다.
공권력에 저항하는 북한 주민들의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고 이에 놀란 북한 당국의 통제력도 대폭 강화되고 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에서는 ‘중동에 부는 민주화 바람과 북한’의 특집보도를 세차례에 거쳐 전해 드립니다.
오늘은 두번째 순서로 ‘북한에 스며드는 재스민 향기’ 편을 최민석 기자가 전합니다.
23년간 독재를 했던 튀니지의 벤 알리 대통령이 해외로 도망가고, 30년 동안 이집트(에짚트)를 통치했던 무함마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도 결국 축출됐습니다. 이제 42년간 리비아를 통치했던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도 민중의 심판대에 올랐습니다.
이 같이 들불처럼 번지는 중동 사태에 대해 북한은 보도하지 않고 있습니다.
무바라크 정권이 위기에 처했던 지난 2월 7일 조총련기관지 조선신보가 이집트 사태를 ‘반미 자주화 운동’이라고 본질을 왜곡하는 짧막한 논평을 낸 외에 일절 보도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면 북한이 왜 중동사태를 보도하지 않겠습니까.
중동지역 나라들에 번진 민주화 시위대가 북한에 주는 영향은 굉장히 큽니다. 우선 이집트의 무함마드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과 리비아의 카다피 정권은 북한과 친선관계를 맺어왔습니다.
무바라크는 중동전쟁을 도와준 북한에 미사일을 제공하는 등 김일성과 친분관계를 맺어 왔고, 리비아는 아프리카의 반미 국가로, 카다피는 북한에서 영웅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노동자들이 외화벌이를 위해 많이 가는 나라도 리비아입니다. 만약 리비아의 카다피 정권이 버티지 못하고 몰락할 경우, 북한은 친구 하나를 잃는 셈이 됩니다. 북한은 1980년대 말, 1990년대 초 구 소련과 동구권이 붕괴되면서 공산권 우방들을 모두 잃었습니다.
때문에 북한은 중동사태에 바짝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리비아 사태가 절정에 이르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7일 이후 열흘 가까이 공식활동을 중단하는 등 대책 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동사태 소식이 북한에 들어오지 못하게 모기장을 두르고, 폭압기구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중동발 ‘재스민 향기’가 북한 내부로 유입되는 경로에 대해 신주현 데일리NK취재부장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중국과의 휴대전화 통화, 대북 방송, 중국을 왕래하는 사람들을 통해 중동사태가 북한에 알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간부들에게 참고신문을 통해 알려주었는데, ‘중동에서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끄덕 없다’는 식으로 강연을 하니까, 그것을 통해 더 빠르게 확산되지 않는가 추정 됩니다.”
북한은 일부 지역에서 휴대전화를 차단하고, 전화 내용을 감청하는 등 중동 사태가 주민들에게 알려지지 못하도록 차단하고 있다고 대북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한편, 대학생들을 감시하는 보안요원들도 대폭 증강하고, 장마당에서 주민들끼리 모여 수군거리지 못하게 보안요원들을 추가로 배치하고 있다고 복수의 대북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카다피 정권까지 반정부 시위대에 무너질 경우, 그 소식이 어떻게든 북한 주민들에게 알려지고, 그에 대한 영향이 작지 않을 것으로 북한이 우려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은 평양시내에서 주민 폭동이 일어날 것에 대비해 탱크 수십대를 숨겨놓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양 출신 탈북자 김정미(가명) 씨는 “대동강구역 김만유 병원 앞에 호위국 소속 땅크 부대가 있다”면서 “그 곳에 한 개 대대급 부대가 있는데 1년에 한 번 정도 기동훈련을 한다”고 최근 RFA에 말했습니다.
중동에서 반(反)독재 시위가 한창이던 지난 1월에도 김정일 위원장은 평양에 있는 자신의 관저 주변에 수십대의 탱크를 새로 배치했다고 대북 단파 라디오 방송인 ‘열린북한방송’이 2일 보도했습니다.
최근 북한의 인민보안부 산하에는 ‘폭동진압용 특수 기동대’도 조직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주현 데일리 NK 취재부장의 말입니다.
“폭동진압 임무를 가진 보안원들과 정치대학 학생들로 구성된 기동대를 조직했다는 소식이 들어와있습니다. 평소에는 한국 드라마나 비사회적인 황색문화를 차단하고, 외부와의 불법적인 휴대폰 통화, 마약 사건도 추적하고 감시하지만, 실제로 생계형 항의가 발생했을 때 사전에 진압해서 시위로 확대되는 것을 막는 것이지요.”
이러한 가운데 북한 내부에서는 공권력에 저항하는 주민들의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함경북도 청진시의 한 대북 소식통은 지난 2월 초, 주민들의 원한을 샀던 전직 인민 보안서장이 돌에 맞아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고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대북 소식통은 피살된 전 보안서장은 지난 14년 동안 청진시 감찰과장, 수사과장, 예심과를 거치면서 수백명을 교화소로 보낸 악질 분자로, 주민들이 복수를 벼르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조선일보’도 중국과 접경도시인 신의주시에서 지난 18일 북한 당국에 항거하는 수백명 주민들이 참가한 시위가 있었다고 최근 보도했습니다.
시장을 단속하던 북한 보안원들이 한 상인을 때려 혼수상태에 빠뜨리자, 성난 주민들이 거칠게 항의했다고 이 신문은 밝혔습니다.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도 생전에 “1980년대 강계 군수공장에서 폭발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전쟁이 일어난 줄 알고 현지 노동자들이 보위원의 집에 돌과 몽둥이를 들고 달려들기도 했다”고 회고한 바 있습니다.
모든 것이 통제된 속에서도 공권력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은 항상 잠재해왔고, 그것이 극에 달하면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러한 생계형 저항들은 아직 중동의 민주화 사태와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미약하다고 북한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김승철 북한 개혁방송 대표의 말입니다.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면서 투쟁방법도 모색하고, 이것이 중동과 북아프리카 사태의 핵심인데, 북한의 경우에는 정보가 공유 안되고, 북한 정보가 외부에 나오지 못하고, 정보를 알고 있지만, 공유하지 못하고 투쟁목적을 함께 하지 못하고 있으니까, 북한에서는 아직 힘들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통해서 북한 내부에서 반독재 민주화 투쟁을 하려는 사람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데는 엄청난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
김 대표는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발생한 민중 시위가 독재자들의 장기 집권과 권력 세습 등 북한과 닮은 꼴이기 때문에 북한당국이 느끼는 불안은 클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습니다.
“현재 북한은 김정은 과도 체제로 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화폐개혁 이후 민심이 완전히 나빠졌는데, 리비아의 경우, 무력으로 탄압을 함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이 물러서지 않고 단결해서 반독재 투쟁을 하니까, 김정일로서는 엄청난 충격이 될거예요, 심리적으로…”
이러한 잠재된 주민 불만이 북한 민주화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세종연구소 오경섭 연구원은 이번 중동사태와 북한 민주화 운동을 비교하면서, 향후 북한 민주화 운동을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외부에서 찾고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민주화 운동단체라든가, 국제사회에서 북한 민주화를 촉진시키기 위해 그 핵심으로 대북 라디오 방송을 강화해서 북한 주민들이 외부 소식을 생생히 들을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 합니다. 단파 라디오방송, 삐라 등 지속적이고 장기적으로 들여보낸다면, 광범위한 민주화 운동이 북한에서도 장기적으로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보여집니다.”
오 연구원은 북한 민주화를 위해 북한 인권법 제정 등 제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한국 정치권과 한국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도 주문했습니다.
“북한 인권법이 일단 채택되면 한국에서는 정부든 민간단체든 앞으로 안정적으로 대북 방송을 한다든가, 북한 인권 개선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고 보여집니다.”
오 연구원은 이번 중동 시위가 ‘모바일 혁명’이라고 불릴 만큼 정보 유통이 자유로운 상황에서 이뤄진 만큼 북한도 정보의 자유로운 이용, 정보 공유 등이 원만히 이루어질 때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를 표시했습니다.
북한에 스며드는 중동발 ‘재스민 향기’.
과연 북한 주민들의 인권과 민주화를 촉진시킬 수 있는 훈훈한 바람이 될 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최민석입니다.
MC: 자유아시아방송 특집보도 “중동에 부는 민주화 바람과 북한” 제2편 “북한에 스며드는 ‘재스민 향기’ 편이었습니다. 내일은 제3편 ‘전문가들이 본 향후 북한 민주화 전망’편이 방송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