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아쉬움으로 떠나보내는 2011년, 기대와 희망으로 맞이하는 2012년. 그 시간의 교차로에서 선 세 명의 탈북 대학생들이 떠나는 1박 2일의 특별한 여행.
이들만의 여행을 통해 써 내려간 꿈과 사랑 이야기-우리들의 <1박 2일> 두 번째 날의 동행입니다.
[Act] 자, 기상입니다. 일어나세요. 아침입니다. 어서 일어나세요.
1박 2일 여행의 둘째 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긴긴 밤 대화를 나누느라 늦게 잠든 탓인지 다들 일어나기가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고향이야기, 학교이야기, 자신의 꿈에 대한 이야기 등으로 밤이 깊어 가는지 몰랐습니다.
[Act/아침 식사] 잘 먹겠습니다. 모자라면 여기 더 있어요.
오늘 아침 식사는 기도원에서 준비한 떡국. 미리 계획한 것도 아닌데 새해에 먹는 떡국이 이날 아침으로 나온 겁니다. 그런데 떡국이 한국에서 먹던 떡국과 조금 다른데요, 떡국 안에 소고기가 아닌 닭고기, 바로 북한식 떡국이랍니다.
[Act] (이 떡국도 북한식인가요?) 남한에서는 닭은 안 넣죠. 닭도 쪽쪽 찢어서 놔야 되요. 음식에 정성을 들이고 잘 해먹어요. 이북 사람들이...
이곳 기도원의 원장님이 북한 출신이랍니다. 그래서 떡국도, 김치도, 다른 반찬도 북한식입니다. 1945년 해방 직후 한국으로 내려왔다는 원장님은 북한 음식에 대한 자랑을 늘어놓는데요, 자연스럽게 대화도 북한 음식에 관한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Act] 세상에...서울깍쟁이들 국수로 잔치해. 게다가 송편도 콧구멍만 해. 우리는 송편 하나가 이렇게 커. 앙고를 잔뜩 넣어서. 그거 하나면 뚝 떨어져. 인절미도 넓적한 데 해서 쑥쑥 잘라 먹고, 먹음직하지.
(두부밥 드셔 보셨어요? 두부가 이렇게 두툼하잖아요. 이 안에다 밥을 넣어요. 그리고 양념장을 뿌려서 먹는 거예요.)
설날에 먹는 북한식 떡국에 북한 음식 이야기까지 아침부터 풍성해진 느낌입니다. 게다가 고향 생각, 특히 고향이 맛이 그리워지는데요.
[김 별] 그리고 김치 이야기했잖아요. (북한식) 김치가 굉장히 맛있거든요. 김치 냉장고가 아니라 바로 땅굴에서 꺼내는데, 군침이 돌아서... 진짜 먹고 싶었어요. (아침이 북한식 떡국이었는데 맛있었어요?) 짱이었어요.
[Act] 피아노 소리
아침 식사가 끝났는데 어디선가 피아노 소리가 들립니다. 소리를 따라가 보니 저쪽 한 편에 놓인 피아노 앞에 시은 씨가 앉아 있는데요, 북한에서 본 한국 드라마에서 인상 깊게 들었다는 곡이랍니다.
북한에서 피아노 장사를 했던 엄마. 당시 고향 언니들 어깨너머로 피아노를 배웠다는 시은 씨는 고향 생각이 날 때마다 피아노 앞에 앉곤 합니다.
[박시은] 엄마가 피아노 장사를 했거든요. 피아노 소리가 매우 좋아요. (자신 있는 곡만 한 곡만 더 쳐주면 안 돼요?) 북한에서 한국 드라마를 봤는데 거기에서 이 곡이 나오는 거예요. 기억이 너무 좋았어요. (이 곡을 어떻게 배운 거예요?) 이것을 보고, 어떤 언니가 집에 와서 치는 거예요. 내가 아는 곡이라고 가르쳐달라고... 그래서 치는 거죠. 지금은 고향 생각이 나니까 치는 거죠. 피아노가 보이고 고향 생각이 나면 치고, 그런 의미가 있네요.
[Act] 우리 이 시간에는 2012년 자기 자신에게 보내는 카드를 쓰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죠. 2012년 나에게 보내는 희망편지, '2012년 나의모습은 어땠으면 좋겠다.'
이번에는 좀 특별한 시간을 갖기로 했습니다. 2011년을 보내고, 2012년을 맞이하는 자신에게 스스로 편지를 써 보는 시간. 자신을 되돌아보기도 하고, 새로운 다짐을 해 보기도 하고, 남에게만 보냈던 편지를 자신에게 써보려니 의미도 남다릅니다. 다들 진지한 표정으로 열심히 쓰는데요,
자기 자신에게 쓴 편지를 읽어보기로 했습니다. 그 안에는 자신을 향한 격려와 질책, 그리고 희망과 다짐 등이 담겨 있는데요, 이들의 이야기를 살짝 들여다볼까요?
[이은서] 은서야 안녕. 벌써 2011년 한 해 너의 25살이 끝나고 26살을 맞이하는구나. 한 해 동안 정말 많은 일도 있었지. 즐거운 일도 쓸쓸한 추억도, 못 견딜 만큼 힘들 일도 모두 너의 한 해를 장식했었지. 그동안 잘 이겨내고 지혜롭게 인내한 네가 자랑스럽고 앞으로도 잘 해낼 거라 믿어. 미국 생활 참 쉽지 않았지. 그 속에서도 얼마나 많은 성장을 했니? 한국에 가서도 다가오는 한 해 계획에 가치 있는 삶을 살고...
[박시은] 시은에게. 한 해도 다 지나고 새해가 너의 집 문턱을 넘보는구나. 올해도 너는 수많은 실패를 겪으면서도 끝내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한 해를 돌이켜보는구나. 조금은 늦기도 하고 남보다 부족한 것도 많지만,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네가 좋아. 2012년에는 좀 더 네가 성숙하고 인간적인 면에서 많은 발전을 이뤘으면 좋겠어. 너의 인생의 가치, 네가 왜 살아서 숨 쉬고 있는지를 늘 생각하면서 살았으면 좋겠어. 그리고 하나 더 당부하고 싶은 것은 꿈을 꾸지만 말고 늘 꿈을 향해 노력해. 막연하게 꿈꾸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것을 이루는 자는 많지 않아...
[김 별] 별아. 2011년에도 고생 많았어. 후회하는 일도 많았지만, 후회만 하고 있을 것을 아니라 2012년에 다가올 더 많은 일을 준비하면서 설레는 마음으로 한발 더 나아가자. 2012년에는 기대하는 일들이 참 많아. 이번 미국생활을 통해 많은 경험을 했지만, 가족의 소중함을 더 많이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 그리고 언제나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 여유를 가지고 여행도 다니면서 많은 것들을 보고 자원봉사도 많이 하고, 의미 있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어.
자신에게 쓴 편지는 다시 편지 봉투에 잘 넣었습니다. 그리고 봉투 겉면에 주소를 쓰고 우표까지 붙여 우편함에 넣었습니다. 곧 받아 볼 나에게 쓴 편지는 새해를 맞이하는 우리에게 특별한 선물이 될 것 같습니다.
[Act/산책] 자 나갑시다. 아 추워. 사진 찍읍시다.
잠시 산책을 위해 숙소를 나섰습니다. 어제 보지 못한 아름다운 풍경이 눈앞에 펼쳐져 있습니다. 상쾌한 아침 공기를 가슴 깊이 들이 마셔봅니다. 저 앞에는 개울가도 있네요.
[Act/물소리] 여름에 여기서 물놀이하기 딱 좋은 깊이다. 어우 시원하다. 와, 진짜 차다. 여기 고기 있나? 어, 하지마!
잔잔히 흐르는 개울물을 바라보니 예전에 고향에서 빨래하던 생각도 나고 강폭을 보니 북한을 나올 때 자신이 건넜던 두만강 생각도 나고 어디를 가던, 무엇을 보든 고향 생각은 떠나지 않나 봅니다.
[Act] 우리 저기 펜스 있는 데까지 뛰어볼까요? 여기까지...야~~~~
산책을 하면서 사진도 찍고, 물가에서 장난도 치고 하룻밤 사이에 우리는 더 가까워진 것 같습니다.
[이은서] 우리가 이번 여행을 통해서 같은 어린 시절을 갖고 있다는 것과 같이 성장하고 싶어 하고 남한에서의 훌륭한 정착을 꿈꾸는 씩씩한 친구들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앞으로도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고요, 지금처럼만 열심히 하면 정말 멋진 친구들이 될 것 같아요.
아직은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많은 20대. 조금씩 세상을 배워가고, 그 세상 어딘가에서 이루어야 할 꿈을 향해 조심스럽게 한 발을 내딛는 이들이 1박 2일의 여행을 마무리하면서 느끼고 다짐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박시은] 편안함 같은 거 느끼는 것 같아요. 다시 내 2012년을 준비하는 마음을 다짐하는...(‘2012년은 어떤 한해였으면 좋겠다’를 이야기해 본다면요?) 내가 노력하는 것만큼 좋은 성과를 가져다주는 해였으면 좋겠어요. (이루고 싶은 것이 있어요?) 내년에 편입을 준비하고 있어서 그게 잘 됐으면 좋겠어요.
[김 별] 아침에 이렇게 일어나서 산책하고 이런 것들이 일상생활에서 드문 일이잖아요. 뭔가 여유를 느낄 수 있었던 것 같고요. 고향이랑 비슷한 곳이어서 좋은 것 같아요.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됐어요?) 많이 잊고 살았던 것이 생각나고, 예쁜 추억이잖아요. 고향에 있던 기억들이... 앞으로도 많이 예쁘게 추억하면서, 좋은 것들 생각하면서..
(2012년은 어떤 한 해가 됐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바쁘게 살잖아요. 취업, 학점 그런 것도 중요한데, 이번에 미국에 와서 미국 분들이 여유를 갖고 여행도 많이 다니는 것보다 ‘나도 좀 여유를 즐기면서 사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좀 많이 보고, 책으로 공부하는 것 보다 많이 보면서 배우고 싶어요.

특별한 여행을 마치고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기 전 우리에게 특별한 선물이 주어졌습니다. 가지고 있으면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네잎 클로버.
모두 네잎 클로버를 책갈피 속에 소중하게 넣어둡니다. 정말 새해에는 행운이 찾아올 것만 같네요.
[Act] 2012년을 앞두고 네잎 클로버를 얻게 됐네요. 뜻깊은 선물인 것 같아요. (어떻게 나눠 갖죠?) 하나씩 나눠 가져요. 예쁜 것으로 가져가세요. 행운이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북한을 떠나 한국에서 치열하고도 최선을 다해 삶을 살았고 또 미국에서 자신의 꿈을 향해 한 걸음 더 내디딘 우리는 이번 여행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나를 꿈꿔봅니다.
자! 이제 전진입니다. 이번 1박 2일의 특별한 여행에서 간직한 ‘아름다운 추억’,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내가 만들어가는 꿈과 미래’는 2012년이라는 제목의 화폭 속에 희망으로 써 내려간 우리의 이야기입니다.
[Act] 이은서! 김 별! 박시은! 우리의 새로운 날을 위하여...파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