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인터뷰] 루지에로 전 백악관 NSC 국장 “북, 코로나 심각해도 무기개발 주력할 것”

워싱턴-김소영 kimso@rfa.org
2022.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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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FA인터뷰] 루지에로 전 백악관 NSC 국장 “북, 코로나 심각해도 무기개발 주력할 것” 북한은 지난달 24일 김정은 총비서의 명령에 따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7형을 시험 발사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연합

앵커: 미국의 앤서니 루지에로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북한 담당국장은 북한 내 코로나19(코로나비루스) 상황이 심각하다 하더라도 북한 지도부는 무기개발에 우선순위를 두고, 미사일 시험 등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루지에로 전 국장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기자: 먼저 미북관계의 현주소에 대해 짚어보고 싶은데요.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루지에로 전 국장: 미국은 현재로선 사실 북한과 어떤 관계도 없습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북한과 만나고 싶어하고, (북한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북한은 미사일 시험으로 반응할 뿐, 바이든 행정부의 회담 제안에 답하고 있지 않습니다. 북한의 핵개발과 미사일 시험 등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변한 게 없습니다. 교착상태에 빠진 셈이죠. 김정은 총비서는 이러한 현상유지(status quo)를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북한의 무기개발 프로그램 중단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기자: 말씀하신대로 미북, 남북관계 모두 2019년 이후로 별 진전 없이 제자리 걸음이고, 북한은 오히려 미사일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미 양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루지에로 전 국장: 먼저 북한이 비핵화로 돌아서기 위해 윤석열 새 한국 정부가 경제적, 군사적, 외교적 압박을 강화해 결국 북한과 협상을 통한 합의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당장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고 장기적인 목표가 된다 하더라도 (이 과정을) 시작하는 게 중요합니다. 이런 압박을 강화하면 협상에 대한 지렛대, 즉 레버리지를 높일 수 있는 한편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금지하는 (무기) 프로그램에 투자하지 못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기자: 이번주에 윤석열 한국 행정부가 새로 들어섰는데요. 이전 행정부와 비교해 앞으로 대북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시나요?

 

루지에로 전 국장: 저는 윤석열 신임 대통령이 선거 공약이나 당선 후 언급한 북한 관련 기조를 고수하길 바랍니다. 그는 북한이 가하는 위협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윤석열 행정부는 필요하다면 북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지만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불가역적 조치를 취해야 하며, 북한의 실체없는 속임수(empty gesture)에 넘어가선 안된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몇년 전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한 것과 같은 행동이죠.

 

기자: 지난 12일까지 북한은 올 들어 16번의 미사일 시험 도발을 감행했습니다. 앞으로 도발 전망과 북한이 새로 개발하려는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루지에로 전 국장: 북한이 장거리 뿐 아니라 단거리 탄도미사일도 계속 시험하고 있는 걸 봐서 모든 스펙트럼의 탄도미사일에 대한 개발을 추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잠수함 기반 미사일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북한은 한국과 일본에 있는 주한미군, 미국 본토를 공격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기자: 좀 더 흥미로운 주제로 넘어가보죠. 북한이 12일 이례적으로 코로나19(코로나비루스) 감염자가 있다고 발표했는데요. 이러한 발표를 통해 김정은 총비서가 대내, 대외적으로 보내려는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루지에로 전 국장: 저는 이게 북한의 첫 코로나 확진사례라고 한다면 매우 놀랄 거 같습니다. 그 동안 코로나 사례가 없었다는 건 거의 기적과 같죠. 우리는 먼저 북한이 정상적인 국가가 아니라는 사실을 상기해야 합니다. 백신이나 코로나 검사기 등 의료 용품에 대한 지원 요청이 있을 수 있는데 이는 북한에 전달되면 대부분 고위층과 군대에 배분되기 때문에 일반 주민들은 여전히 취약한 상태로 남겨질 겁니다. 따라서 우리가 북한에 지원을 제공한다면 평양의 고위층이 아닌 취약한 주민들에게 전달된다는 점을 확실히 해야 합니다.

 

기자: 북한이 스스로 코로나 확진 사례를 발표할 만큼 코로나 상황이 악화됐다고 가정했을 때 북한이 앞으로도 무력도발을 이어갈까요?

 

루지에로 전 국장: 북한이 코로나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는냐에 달려 있습니다. 오늘 사진에 보면 김정은 총비서가 마스크를 끼긴 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회의에 참석했습니다. 만약 물리적인 거리두기를 시행한다면 핵, 미사일 프로그램 시험과 개발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평소처럼 별 걱정 없이 프로그램 개발을 이어갈 수도 있습니다. 나는 북한 당국이 전략무기 프로그램에는 예외를 두고 최대한 정상적인 상황에서 개발을 이어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 정권엔 무기 프로그램 개발이 우선순위이기 때문이죠.

 

기자: 올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영향에 대해서도 좀 알아보고 싶은데요. 북한과 러시아는 전통적인 우방국이기도 하고, 러시아가 이번 전쟁으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된만큼 북러관계가 더욱 밀착되지 않을까요?

 

루지에로 전 국장: 사실 러시아가 국제사회로부터 엄청난 제재를 받고 있기 때문에 북한에 대한 지원 제공이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러시아의 제재 회피에 대해서도 북한이 별로 해줄 수 있는 게 없습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핵보유국인 러시아가 핵을 보유하지 않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것을 보고 핵무기를 보유해야 겠다는 생각을 더 하게 됐을 겁니다. “미국이나 다른 나라가 침공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해 핵을 가져아 한다는 생각이죠.

 

기자: 대북제재와 관련해 미국을 주도로 유엔 안보리 제재를 추가하려고 하지만 번번히 중국, 러시아의 반대로 무산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상황이 변할 것 같지 않은데요. 어떻게 보시나요?

 

루지에로 전 국장: 유엔 안보리 회의를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논의하고 공유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이해하지만 사실 시간 낭비입니다. 우리는 미국 행정부가 오히려 (독자) 제재의 빈도와 제재의 효과를 높이는 데 더 집중해야 한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그 동안 미국의 대북제재 지정이 드물었고, 비효율적이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대북제재 추진에 관심이 없기 때문에 유엔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건 사실상 없습니다. 우리는 무언가 변할 것이란 희망 대신 현실적으로 상황을 봐야 합니다. 사실 미국의 독자 제재가 유엔 제재보다 북한의 유엔 결의 위반 프로그램에 대한 더 많은 측면을 다루기 때문에 제재 효과가 더 큽니다. 바이든 미 행정부는 대북제재를 머뭇거릴 이유가 없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김소영 기자와 루지에로 전 국장과의 대담이었습니다.

 

기자 김소영,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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