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3인이 보는 ‘북한건축의 현재와 미래’] ① “북한건축은 다르다고?”

워싱턴-이진서 leej@rfa.org
2021-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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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3인이 보는 ‘북한건축의 현재와 미래’] ① “북한건축은 다르다고?” 평양의 105층 짜리 류경호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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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북한의 건축은 좀더 크고 높은 건물을 빨리 짓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면 남한은 수요자의 다양한 요구를 충적시키면서 얼마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건물을 짓는 가를 놓고 고민하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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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아이에프 건축사 사무소 차상욱 대표,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옥종호 교수, 이가 ACM 건축사 사무소 이종석 사장.


RFA 봄맞이 특집 “북한건축의 현재와 미래”

오늘은 그 첫 순서로 남북한 건축의 근본적인 차이가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서울과확기술대학교 옥종호 교수, 이가 ACM 건축사 사무소 이종석 사장, 아이에프 건축사 사무소 차상욱 대표가 화상 간담회에 나와 있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RFA 자유아시아방송의 이진서 입니다.

기자: 최근 평양 주민들은 대규모 살림집 건설에 관심이 많을 텐데요.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떠신지요? 옥종호 교수님부터 말씀해 주시죠.

옥종호 교수: 네, 저는 그 소식을 접하고 당장 생각이 들었던 것이 평양에 새로운 살림집을 건설한다는 것이 글쎄 이것이 진짜 필요할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종석 사장: 지금 다시 평양에다 평양주민을 위한 주거시설을 건축한다면 이것은 좀 아니지 않나. 과연 지금 평양주민 달래기가 필요한 시점인가?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기자: 옥종호 교수님과 마찬가지로 이종석 사장도 북한경제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에서 평양의 대규모 살림집 건설공사가 그렇게 시급한 문제인가? 하고 걱정스러운 의견이신데. 차상욱 대표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차상욱 대표: 저도 지금 이 뉴스를 보고 바로 반사적으로 생각되는 것은 오히려 이렇게 엉터리로 뭔가 하지 않기를 바라는 그런 입장이거든요. 저것이 어떤 의미로는 또 다시 재생 시켜야 하는 과제만 늘여놓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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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의 1만호 살림집 건설 공사 모습. 굴삭기로 땅파기를 하고 있다. /AP


기자: 현재 남북관계는 교류가 전혀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남한 건축계의 북한에 대한 관심은 어떤 상태인가요?

옥종호 교수: 네, 남한의 건축계에서는 계속적으로 남북이 교류할 때를 대비한 준비를 하고 있죠. 북한주민을 위한 주거공간에 대한 계획이라든가 의료시설, 학교시설 그런 부분에 대해 어떻게 하면 조금 더 나중에 교류가 됐을 때 북한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 시킬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토교통부가 후원을 해서 한반도 인프라 포럼을 만들어서 건축학회, 토목학회, 건설기술연구소 등 굉장히 유명한 9개의 기관이 모여서 같이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향후 교류를 시작하게 됐을 때 바로 북한주민들이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움직일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있는데 문제점은 가볼 수가 없으니까 구체성이 떨어진다, 현실성이 떨어진다 하는 부분의 문제가 있습니다.

기자: 남북한 교류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남한 건축가들이 북한 건축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갖는 이유는 뭔가요? 이종석 사장께서 말씀해 주시죠.

이종석 사장: 저는 정치인이 아니고 건축인이기 때문에 지금의 상황을 그렇게 비관적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통일 이후보다는 통일 과정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통일 이후를 생각한다면 그것은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열매만 따서 먹겠다는 말과 같습니다. 그 시기란 것은 먼 미래가 아니고 바로 저는 현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건축 전문가이기 때문에 가장 하기 쉬운 일은 북한의 건축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있게 알고 또 서로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일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기자: 차상욱 대표는 대한건축사협회 일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협회 측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차상욱: 네, 아무래도 건축 전문 단체들 가운데 규모 면에서는 대한건축사협회가 가장 큽니다. 대한건축사협회에서는 교류라는 이름으로 위원회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데 지금 남북 교착상태가 계속 되고 있을 때 우리 입장에서는 계속 북한을 연구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기자: 오늘의 주제가 남북한 건축의 근본적 차이 입니다. 옥종호 교수께서는 뭐라고 보십니까?

옥종호 교수: 네, 건축이란 것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을 담는 그릇입니다. 그래서 건축이라고 하는 행위의 진행은 우선 기획을 하고 설계를 하고 시공을 하고 그 다음 시공된 결과를 가지고 유지관리를 해서 장기간에 걸쳐 사용하는 겁니다. 그런 맥락으로 볼 때 간단하게 남북의 건축의 차이가 뭐냐 하고 묻는다면 우선 공급의 체계와 생산의 체계가 다르다. 또 그런 과정에서 발생하는 설계 절차라든가 시공의 진행과정 즉 시공이라고 하는 것은 남한의 경우는 계약이 있어야 하잖아요? 공공과 민간의 계약 또는 민간과 민간의 계약이 있어야 하는데 북한의 경우는 국가가 공급을 하기 때문에 이런 절차와 행위 과정이 없을 것이란 말이죠. 그래서 한마디로 간단히 말하자면 절차가 다르다. 이 한 문장이 모든 것을 함축할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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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려명거리 아파트 공사장에서 인부들이 외벽에 타일을 붙이고 있다. /AP


기자: 건물 시공부터 완공까지의 절차와 과정이 다르다고 옥 교수께서 정리를 해주셨는데 이종석 사장께서는 어떻게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이종석 사장: 단순이 남북간의 건축을 비교하자 하면 일반인들은 건축물의 높이가 어떻고 크기가 어떻고 모양이 어떻고 이런 겉모습만 가지고 얘기를 하는데 사실 우리 같은 건축전문가들은 이런 무의미한 비교는 안 하죠. 다시 말하면 인간 중심의 건축, 내용 중심의 건축 이런 것에 중점을 둡니다. 과거 역사를 되짚어 보면 이집트 피라미드나 중국의 만리장성 같은 어마어마한 건축물들이 있잖습니까? 이런 것들이 대부분 왕이나 최고 권력자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거나 우상화하기 위해서 많이 이용을 해왔어요. 결국 남북한 건축물의 차이에 대해 얘기를 할 때 이런 정치적이나 권력자의 관점이 아니라 건축물 그 안에 들어가서 사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건축, 다시 말해서 뭘 필요로 하는지 어떻게 지어져야 사람들이 그 안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 이런 근본적인 것을 다루는 것이 남과 북 건축의 차이라고 생각을 해요.

기자: 차상욱 대표는 남북한 건축의 근본적 차이가 뭐라고 보십니까?

차상욱 대표: 제가 조금 상세히 짚어보자면 주체가 누구냐 할 때 건축물의 주체가 그 안에 사는 사람, 그 건물을 이용하는 사람이 주체인 건축물과 그렇지 않은 건축물 이 둘이 바로 북한과 남한의 건축을 가장 대표적으로 차별화 하는 내용이라고 봅니다. 예를 들어서 유경호텔을 보겠습니다. 원래 초고층 건물은 미국 뉴욕에서 발달한 겁니다. 경제의 중심지에 많은 사람들이 거주하면서 일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 수요가 많으니까 땅값이 비싸지면서 건물을 높게 짓기 시작하면서 비롯한 겁니다. 이것이 바로 사용자의 요구가 초고층 건축물을 짓게 하는 동기로 작용하는 예가 된 것입니다. 뉴욕에 가보면 북한이 자랑하는 유경 호텔보다 더 높고 가느다란 건축물이 숲을 이루고 있는 장관을 보게 됩니다. 이런 건물에는 주로 돈 많은 부자 즉 북한 식으로 보면 돈주가 되겠죠. 뉴욕에는 그보다 더 큰 부자가 살고 있는데 건물을 단순히 높게 짓는 것뿐만 아니라 까다로운 사용자의 요구를 보장하게 해주는 각종 첨단설비까지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바로 이런 것이 국가가 아니고 개인의 의지와 사용자의 요구를 건축의 동기로 삼아서 건설하는 자유세계의 건축인 것이죠.

기자: 결국 서로 다른 체제의 차이에서 오는 문제들이 건축에 큰 영향을 준다는 말로 정리가 되는데요. 현재 상황에서 남한 건축계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이종석 사장이 먼저 말씀을 해주죠.

이종석 사장: 북한은 북한 나름의 체제가 존재하기 때문에 그 체제에 기반을 둔 건축을 추구해 왔습니다. 쉽게 말씀 드리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기가 살집은 자기가 벌어서 장만하는 것이 맞지만 북한은 국가에서 지급을 했어요. 이런 것을 가지고 지상낙원이라고 얘기할 수도 있었고요. 그렇지만 지금은 어떻게 됐습니까? 그 지상낙원이 너무 낙후 됐는데 국가도 그렇고 개인도 그렇고 그것을 다시 복구할 수 없는 상황이 되다 보니까 특히 겨울철에 고통을 받으면서 인민들이 살아가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모순 같은 것들도 다시 한번 우리 건축하는 사람들이 냉정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이고 또 이런 부분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어떻게 하면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올 수 있는지도 한번 고민해볼 필요가 있겠다. 건축을 통해서 우리가 미래를 준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기자: 앞으로 좋은 방향으로 남북교류가 이뤄질 때를 대비해서 남한 건축계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옥종호 교수님.

옥종호 교수: 네, 대단히 어려운 질문입니다. 우호적인 남북관계를 전제로 한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그것을 기반으로 답변을 드린다면 우선 중요한 것은 수요죠. 북한 주민들이 어떤 시설을 필요로 하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그분들이 살고 있는 모습을 가서 보고 접해야 하는데 그런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 차선책으로 준비할 수 있는 제가 생각하는 방법은 남한으로 와주신 많은 새터민과 연대해서 북한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시설이 뭐냐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내용이 맞는 것인가를 점검하는 겁니다. 지금 남한이 가지고 있는 기술로 모든 것이 충분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남한의 기술이 들어갔을 때 북한에서 대응해서 공급할 수 있는 자재의 수준이라든가 기술의 수준, 기술자의 확보가 어느 정도가 되는가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고 그런 것을 통해서 장기적으로 북한개발을 촉진할 수 있는 어떤 초석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모든 사람이 희망하는 데로 되지 않고 지금과 같은 교착 상태가 이어질 때도 대비를 해야 하겠는데요. 차상욱 대표께서 오늘 간담회 정리를 좀 해주시죠.

차상욱 대표: 네, 저는 오히려 지금과 같은 교착기가 한편으로 다행스럽다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 중 한 사람입니다. 예전에 독일 통일을 경험했던 분의 얘기를 들어보니까 통일이 되고 보니 아무것도 준비할 시간이 없더라는 말이 기억납니다. 미리 준비해 두지 않은 상태에서는 엄청난 모험을 향해 걸어가야 한다는 상황이 도래한다는 뜻이겠죠. 그래서 저는 남북관계의 우호적인 단계를 전재하고 생각을 해보면 기분이 아주 좋기는 한데 지금 어떤 의미에서 교착기를 우리와 같은 전문가들은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바로 남북의 원만한 교류의 시기를 준비하는 최적의 시기가 지금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기자: RFA 봄맞이 특집 “ 북한건축의 현재와 미래” 오늘은 남북한 건축의 근본적 차이 라는 주제로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옥종호 교수, 이가 ACM 건축사 사무소 이종석 사장, 아이에프 건축사 사무소 차상욱 대표와의 간담회를 전해드렸습니다. 내일 이 시간에는 현재 북한 건축의 문제점과 그 해결 방안에 대해 방송합니다. 여러분의 많은 청취 바랍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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