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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장병 46명의 목숨을 앗아간 천안함 폭침 사건이 3월26일 1주년을 맞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천안함 피폭 1주기를 맞아 이번 사건을 되짚어보고 이후 남북관계와 북한을 둘러싼 국제관계를 재조명하는 특집보도를 오늘부터 사흘간 전해 드립니다.
오늘은 1편으로, 북한이 46명의 젊은 생명을 앗아간 천안함 폭침을 감행한 이유와 배경을 김진국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2010년 5월 20일 오전 10시, 서울시 용산구 전쟁기념관 맞은편의 국방부 대회의실은 국방부 관계자와 기자로 분주합니다.
폭포수 같은 사진 찍는 소리와 함께 56일 동안 천안함 침몰 사건을 조사한 민군합동조사단의 윤덕용 합조단장이 단상에 올라 조사결과를 발표합니다.
윤덕용:
결론적으로 침몰해역에서 수거된 결정적 증거물과 선체의 변형형태..수집한 어뢰 부품들의 분석결과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천안함은 어뢰에 의한 수중 폭발로 발생한 충격파와 버블효과에 의해 절단되어 침몰됐고..무기체계는 북한에서 제조한 고성능폭약 250kg 규모의 어뢰로 확인됐습니다.
2010년 3월26일 밤 서해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한국 해군함이 외부의 충격으로 두 동강 나서 침몰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배 후미에서 휴식을 취하던 승조원 46명은 갑작스러운 침몰에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생명을 잃었습니다.
한국 정부는 암초에 걸려 좌초했을 가능성과 선체 이상, 외부의 공격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한국인 전문가 49명과 미국, 호주, 영국, 스웨덴 4개국 전문가 24명 등 73명으로 민관 국제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사고의 원인을 조사했고 어뢰 공격에 의한 수중 폭발로 결론 내렸습니다.
조사단은 천안함이 침몰한 지점과 가까운 바다 밑에서 어뢰 파편을 발견했고 북한이 만든 어뢰가 천안함 공격에 사용됐다는 과학적인 증거를 찾았다고 한국국방연구원의 박창권 박사는 설명했습니다.
박창권:
조사단은 발표한 어뢰의 추진체와 모터가 북한의 설계도와 동일하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선체에 묻은 흡착물과 어뢰 모터와 추진체에 묻은 흡착물이 동일하다는 점은 공격에 사용된 어뢰라는 것을 증명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발견 위치가 천안함이 침몰된 위치 바로 북쪽에서 발견됐다고 하는 데 당시 조류를 감안하면 거의 동일한 위치에서 발견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 국민은 천안함 승조원 46명의 싸늘한 귀환을 보면서 북한이 왜 이러한 만행을 감행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비통해했습니다.
북한은 천안함을 공격하기 직전 중국을 통해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는 뜻을 전하는가 하면, 한국 이명박 대통령에 특사단을 보내서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의제를 논의할 만큼 대화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시기여서 한국 국민이 받은 충격은 컸습니다.
한국의 외교안보연구원 윤덕민 교수는 북한의 권력세습 과정에서 젊은 후계자가 군부를 장악하기 위해 천안함 사건을 일으켰다고 분석합니다.
윤덕민:
북한에서 가장 많은 돈을 가지고 있는 시장의 핵심 세력은 군부인데 2009년 11월의 화폐개혁은 이런 군부의 기반을 약화시키겠다는 명목으로 단행했지만 실패하면서 군부의 강력한 반발을 샀습니다. 결국 동요하는 군부를 추스르고, 27살의 후계자가 군부를 장악하는 발판을 만들고, 주민이 가진 화폐개혁의 여러 가지 불만을 달래기 위해 천안함 폭침이라는 무력도발을 선택했습니다.
대통령 국방보좌관을 지낸 김희상 한국안보문제연구소 이사장은 무력 도발로 지원을 받아내려는 북한이 장단기 적화통일 전술로 해상 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합니다.
김희상:
북한은 외부의 도움 없이는 먹고 살기 어렵습니다. 김정일 체계는 항구적인 국가위기를 극복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이런저런 도발로 한편으로는 식량이든 에너지를 뜯어내고 장기적으로는 적화통일로 가려는 책동을 해왔습니다. 천안함 사태같은 경우에는 북한이 매번 실패했던 해상 도발 중 남아 있는 가능한 방법을 찾은 것인데, 잠수함을 이용한 기습 공격이었습니다.
김 이사장은 잠수함이 동원된 천안함 공격은 지속적으로 훈련한 뒤 감행한 도발이기 때문에 북한의 권력 핵심부가 대남작전 차원에서 준비하고 시행한 도발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외교통상부 산하 연구원의 윤덕민 교수는 천안함 공격을 주도한 집단으로 북한의 김정은 추대세력을 지목했습니다.
윤덕민:
천안함 사건은 3대 세습을 성공 시키기 위한 김정은의 세력이 일으켰을 가능성이 큽니다. 김정은이 후계자로 되면서 정찰총국을 비롯한 공안과 정보 당국의 계통을 완전히 장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그러한 조직들이 동원돼서 이런 비극적인 사건을 저질렀다고 봅니다.
한국 정부는 남북관계는 천안함 사건 이전과 이후로 확연히 갈라질 것이라면서 한반도 정세의 중대한 전환점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통일부는 천안함 피격 1주기를 맞아 대북 정책의 일관성을 견지하겠다는 내용의 대북정책 설명 자료를 발표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천안함 사건에 대한 사과와 관련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지만, 북한은 국제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날조극이라며 여전히 천안함 사건과 무관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군은 지난 21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천안함 전몰장병을 기리는 피격 1주기 추모 행사를 진행 중입니다.
천안함 폭침으로 46용사가 희생된 지 1년이란 짧지 않은 시간이 흘렀지만, 유족이나 동료에게 남겨진 상처는 아직도 아물지 않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도 천안함 피격 1주기를 맞아 변해야 한다고 권고합니다.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무력 도발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을 인식하고 진지한 태도로 한국과 대화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