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었습니다] 개성공단 첫 의류업체 신원의 박흥식 사장

최근 남북관계의 악화로 개성공단이 위기에 처해 있는데요. 그러나 이런 가운데서도 개성공단에서 성공하고 있는 기업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기업이 신원인데요. 의류 업체로는 가장 먼저 개성공단에 진출한 신원은 이미 1995부터 평양에서 임가공 생산을 통해 대북사업을 경험한 바 있습니다.
서울-노재완 xallsl@rfa.org
2009-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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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입주 기업 신원의 박흥식 사장.
개성공단 입주 기업 신원의 박흥식 사장.
RFA PHOTO/노재완
오늘 <만나고 싶었습니다>의 주인공은 바로 신원의 박흥식 사장입니다. 25년 전 평사원으로 입사해 최고 경영자의 자리에 까지 오른 박 사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의류 전문가인데요. 박 사장은 위기에 빠진 개성공단을 살리기 위해서는 “남북이 애초 개성공단을 만들 때 취지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서울 마포에 있는 신원 사옥을 방문해 박흥식 사장을 만나봤습니다.

노재완
: 사장님 안녕하십니까.

박흥식: 네. 안녕하세요.

노재완: 신원이 개성공단 진출기업의 성공 사례로 꼽히는 기업으로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성공적인 생산 활동을 하게 된 비결이 궁금합니다.

박흥식: 저는 세계 5개국에서 20년 이상 공장 운영을 해봤습니다. 그리고 북쪽과는 지난 94년도 약 15년 전부터 일을 해왔습니다. 따라서 북쪽 체제라든지 인민들의 생활 방식이라든지 가치관 등 이런 부분을 이해했었기 때문에 개성에 들어가서도 편안 마음으로 공장을 설립했습니다. 저희 믿음만큼 북측이 따라 와 주었고, 결과적으로 성공했다는 얘기를 듣습니다. 궁극적으로 그들의 체제와 문화를 이해해 주었고, 그 이해 속에서 우리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설득하다 보면 진정성이 통하고 그로 인해 좋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노재완: 90년 중반부터 대북사업을 해왔다고 말씀하셨는데요. 당시에는 어떤 사업을 했습니까?

박흥식: 그때는 중국 북경을 통해 스웨터와 남성용 바지를 평양에서 임가공 형태로 생산했습니다. 우리는 이미 경험을 했기 때문에 개성에 들어가서 직접 공장을 짓고 생산을 하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 같다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노재완: 그러면 개성에는 언제 처음 진출했나요?

박흥식: 2004년입니다.

노재완: 당시 개성에 진출할 때 기대했던 바가 있을 것 같은데요. 지금 와서 평가한다면 기대만큼 사업 활동이 되고 있나요?

박흥식: 지금 5년이 됐는데요. 그러나 아직 기대보다 못 미칩니다. 물론 다른 회사들은 저희 기업의 생산성을 부러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경상도와 전라도의 생산성 차이는 없습니다. 그러면 함경도와 황해도하고 경기도가 생산성 차이가 있어서는 안 되는 거죠. 그런데 아직은 남측보다는 생산성이 많이 떨어지는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더 노력해야 합니다. 사실 저는 5년이면 남측 정도의 수준까지 올라오리라 기대했습니다. 체제상 남측과 차이가 있다 보니 결국 그만한 차이가 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차이마저 남북이 하나가 된다면 남측의 생산성만큼 올라오리라 봅니다. 지금 3통 이야기를 많이 하죠. 통행, 통신, 통관. 남쪽에서 3통은 아주 자유롭지 않습니까. 언제든지 내가 가고 싶으면 밤낮없이 달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북쪽은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게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입니다. 지금 우리가 화상회의를 하고 핸드폰으로도 서로 얼굴을 보고 제품을 보여주면서 기술 지도를 할 수 있는데, 북쪽에서는 그것이 안 됩니다. 현장에서 일하는 것만 갖고 비교하면 충분히 많이 올라왔습니다. 이런 부분들이 더 보완이 된다면 지금보다 훨씬 향상될 거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남측 사람들이 3통 얘기를 꺼내는 게 바로 이러한 이유입니다. 3통만 풀려도 얼마든지 생산성이 올라갈 수 있는데,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죠. 신규 투자도 굳이 할 필요가 없습니다.

노재완: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들은 주로 한국에서 소비되는 겁니까?

박흥식: 네. 100% 국내에서 소비되고 있습니다.

노재완: 현재 개성공단에는 남측 주재원이 몇 분이 상주하고 있습니까? 박흥식: 10명이 일하고 있습니다.

노재완: 그러면 북측 근로자들은 몇 분이 일하고 있습니까?

박흥식: 940명이 일하고 있습니다.

노재완: 940명이라고 한다면 개성공단에서 가장 많은 인원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닌가요?

박흥식: 가장 많은 인원은 아닙니다. 저희는 주간만 근무하기 때문에 주야로 일을 시키는 기업들 가운데 저희보다 더 많은 기업도 있습니다. 규모는 저희보다 작아도 주야로 일해야 하기 때문에 고용 인원이 많습니다.

노재완: 북측 근로자들의 결근율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신원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박흥식: 과거 개성에 처음 들어갈 때보다는 지금이 오히려 결근율이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남쪽의 상황을 생각하면 상상을 못하죠. 남한에서는 결근율이 1%도 안 나오지 않습니까. 천명이 있으면 1명이나 2명 정도가 결근할까 말까해서 생산에 차질이 없는데, 여기는 기본적으로 10% 이상이 결근을 합니다. 이러한 결근율로는 정상적으로 생산 라인을 유지하기가 어렵습니다. 한때 결근율이 15% 이상 나오기도 했는데요. 최근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결근율이 10%로 낮아졌습니다.

노재완: 개성공단에서 결근율이 높은 이유가 뭡니까?

박흥식: 몸이 좋지 않은 것도 있고요. 저희 공장의 경우 대부분의 근로자가 젊은 여성이다 보니까 임신을 하고 애들을 키우는 문제로 결근율이 높습니다. 우리 남측 같으면 대신 키워주고 아이를 맡길 곳도 있는데, 북쪽은 그게 잘 안 되고 있습니다.

노재완: 신원은 최근 또 개성공단에서 공장을 건설 중이라고 알려졌는데요. 신규 공장이 건립되면 북측 근로자들이 새로이 공급돼야 할 텐데요. 현재 개성공단에서는 인력공급이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차질이 생기지 않겠습니까?

박흥식: 저희도 그래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지금 개성공단은 100만평이 개발이 됐는데, 원래 개발 총 목표는 2천 만평이었습니다. 현재 4만 명의 인력으로 개성공단이 한계에 봉착했는데요. 애초에 남과 북이 이 부분을 검토를 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알고 있고요. 그런데 그런 게 집행이 되지 않다 보니까 인력이 부족하게 됐습니다. 기업은 개발 계획에 따라 투자를 하고 공장을 설립했는데 노동력 공급은 제대로 안 되고, 또 원하는 노동력이 들어와야 하는데, 연령대, 성별에서 차이가 좀 생기게 됐습니다. 저희도 9월에 공장이 준공 예정인데요. 원래 8월 준공이 예정돼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준공이 조금 늦어지고 있는데요. 저희도 인력 문제가 걱정됩니다.

노재완: 이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번 주 목요일 열릴 남북회담인데요. 가장 큰 관심은 북측이 요구한 임금과 토지 임대료의 인상 문제입니다. 북측의 요구대로 진행되기는 어렵겠지만 아무래도 지금보다는 인상이 불가피하지 않겠습니까. 그렇다면 협상을 통해 절충이 필요한데요. 사장님이 보시는 절충안은 무엇입니까?

박흥식: 글쎄요. 제가 회담에 나가는 사람이 아니니까요. 다만, 기대하는 것은 이렇습니다. 인금 인상은 당초에 계획했던 연간 5%라는 약속이 있습니다. 그 약속대로 돼야 합니다. 제가 방금도 말씀드렸지만, 이제 백만 평이 개발됐습니다. 앞으로 남은 천9백만 평이 더 개발해야 하는데요. 그러한 약속과는 달리 임금 인상이 수시로 바뀐다고 한다면 어느 기업이 새롭게 진출하겠습니까. 개성에 투자를 예정했다가 길어지면 기업은 다른 제3국으로 가서 투자를 합니다. 기업은 가다리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이 기업이 그곳에 가서 투자 계획을 세우려고 해도 몇 년이라는 시간이 또 필요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지금 개성의 향후 발전이 매우 불투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이라도 그러한 부분을 제거하고, 개성의 안정성을 보여줘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는 원래 계획했던 개성의 2천만 평 개발은 정말 불가능하게 됩니다.

노재완: 마지막으로 이번 남북회담에 대한 바람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박흥식: 남북은 처음에 서로 힘을 합쳐 개성공단을 경쟁력 있는 공단으로 개발하기로 했습니다. 원래 목적에 맞게 남북이 다시 손을 잡고 개성공단을 발전시켜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분명히 그렇게 되리라 믿습니다. 그래서 이번 7월2일 회담에서 남과 북이 그러한 결론을 냈으면 좋겠고요. 만약 이번 회담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하더라도 가능한 한 빠른 시일 안에 협의가 됐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노재완: 네, 오늘 말씀 감사드리고요. 바쁘실텐데 오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만나고 싶었습니다> 오늘은 개성공단 입주 기업, 신원의 박흥식 사장과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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