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RFA 특집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어느 나라든 국내법은 국제법 보다 우선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법이 자국민을 보호하지 못할 때 국제사회는 움직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그 무엇보다 최상위에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마지막 편으로 ‘북한 정치범 수용소 해체돼야 한다.’ 진행에는 이진서 기잡니다.
기자: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 대해 알고 계십니까?
시민1: 네, 방송을 통해 들었습니다. 북한은 1인 독재체제로 약간의 반대되는 사람도 정치범으로 수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자: 감옥에서 죄수이기 때문에 막 때린다면?
시민1: 있을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아마 북한에서는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시민2: 공개처형은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인권을 생각한다면 그렇지 않아요?
기자: 북한하면 제일 떠오르는 것?
시민3: 김일성이죠, 김일성
기자: 북한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무엇인가요?
시민4: 북한하면 꽃제비가 생각나네요.
기자가 무작위로 남한시민을 상대로 서울에서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또 반세기가 넘도록 휴전 상태로 있는 분단국가 반대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질문을 던져 봤습니다. 공통적인 답변은 북한에서는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인간다운 생활을 영유하기 어려워 보인다는 것입니다.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은 누구보다 북한의 실상을 잘 알고 있는 탈북자들은 자신이 살았던 곳의 정치범 수용소에 대해 어느 정도나 알고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이번 설문조사는 한국에서 탈북자의 남한정착을 돕는 민간단체 새조위와 함께 진행했습니다. 이 단체 신미녀 대표입니다.
신미녀: 네, 이 조사는 3월 15일부터 4월 15일까지 한 달간 했습니다. 탈북자들은 북한 정치범 수용소가 있다는 것을 대부분 알고 있었고요. 죄가 없는 사람이 억울하게 잡혀가는 곳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정치범 수용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또 그 수용소가 전국에 몇 개나 있는지 또 어디에 있는 지는 대부분 모르고 있었습니다.
응답자 10명 중 8명 이상인 83%가 정치범 수용소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고 답했습니다. 이들은 공개총살이 무섭다고 답했고 젊은 층으로 갈수록 무기징역이 두려운 처벌이라고 말했습니다.
고향을 떠나 현재 남한에는 2만 8천여 명의 탈북자가 살고 있습니다. 탈북하다 잡히면 정치범 수용소에 가게 됨에도 불구하고 사선을 넘습니다. 18호 관리소에서 채탄공으로 오래 일해 진폐증을 앓고 있는 김혜숙 씨입니다.
김혜숙: 의술이 좋아서 입원해서 몇 시간씩 탄가루를 긁어내고 치료를 받았어요. 병원에서 퇴원해 나왔을 때는 몸이 거뜬하고 어쨌든 한국정부가 집도 주고 정착금도 주고 하는 것은 좋지만 그래도 맘이 좋지는 못해요. 왜냐하면 아직 동생들 거기 있지 또 딸 하나 아들 하나를 낳았지만 북한에서 죽었는지 알았는데 살아 있는데 만나질 못하니까요? 아직도 꿈을 꾸면 한국에 온지 5년이 지났는데 계속 18호 꿈을 꾸지 한국 꿈을 꾼 적이 없어요.
13살 때부터 15호 요덕 수용소에서 10년 수감생활을 한 강철환 씨입니다.
강철환: 여기 와서 살아보니까 또 저희 아이들 학교 다니는 것을 보니까 청소년 시절이 참 좋을 때인데 그런 곳에서 청소년 시절을 보냈다는 것이 좀 억울하기도 하고 저 뿐만이 아니라 수천 명의 아이들이 똑같은 운명에 처해있었으니까요. 저는 그래도 한국에 와서 보상도 받았기 때문에 덜 억울한데 북한에서 태어나 수용소에서는 나왔지만 북한에 있는 저의 친구들, 이런 친구들은 정말 인생이란 것이 허무하고 가치 없는 인생을 살고 있구나.
요덕 수용소의 또 다른 체험자 이영국 씨입니다.
이영국: 이북이 말하면 다 거짓말이라 화가 납니다. 사람이 태어나면 다 똑같은데 어찌 그런 사회가 아직도 유지 되고 그런 신적 우상화를 내세우는 독재국가가 유지 되는가? 저건 무조건 허물어 져야 된다. 그런데 그 밑에 일하는 사람이 위에 있는 사람이 무서우니까 그것을 두둔하고 부스러기를 주워 먹으면서 그런 말을 옹호를 하고 이게 이해가 안 되는 거죠.
국립중앙의료원 정신과 이소희 과장은 겉으로 보기에 비정상적인 상황이 아무렇지 않게 유지되며 운영이 되는 것은 한쪽이 절대적 권력이나 힘을 행사할 때 다른 쪽은 순응하게 된다고 설명합니다.
이소희: 우선 그 소수가 다수를 제압할 때는 그 소수에게 어떤 큰 권한이 부여됨으로써 힘이 편중 되었을 경우에는 다수라 할지라도 그것을 일종의 혁명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그것에 반항하고 나갔을 때 결과적으로 책임질 수 없다면 결국 그 안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본능에 의해서 적응하면서 살아갈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오랫동안 있다 보면 나중에는 그 판단 자체가 무력화된 상태에서 혹은 어릴 때부터 거기서 살았던 경우는 더욱 더 그냥 계속 그래왔기 때문에 그 안에서 살아가 하는 방법을 배워가는 것이 더 빠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국제사회는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 대해 우려하면서 현지조사를 하겠다고 요구하지만 북한당국은 이에 무응답입니다. 오히려 국제사회가 북한을 고립시키려고 여론몰이를 한다며 비난 하고 있습니다. 잠시 북한당국이 중국에 서버를 두고 운영하는 우리민족끼리 인터넷 방송을 들어보시죠.
(우리민족끼리 방송 녹취)
지금 미국을 비롯한 반공화국 적대세력들은 유엔무대에서 우리공화국에 있지도 않은 인권침해 문제를 여론화하기 위하여 별의별 유치한 노름을 다 벌이고 있다. 특히 그들은 우리공화국에서 죄를 짓고 도망간 악질 탈북자들을 내세워 터무니없는 허위 자료로 우리의 인권실상을 날조하고 있으니..
국제사회에서는 2003년 유엔인권이사회 그리고 2005년 유엔인권 총회에서 매년 북한 인권개선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10년 넘게 유엔에서 매우 적극적으로 하고 있고 지난해에는 북한인권을 조사할 수 있는 위원회가 만들어져서 보고서까지 나왔습니다.
‘북한인권실태조사보고서’를 펴낸 마이클 커비 전 유엔북한인권조사위원회 위원장입니다.
마이클 커비: 유엔에는 여러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그 중에 ‘인권우선’ 원칙이란 것이 있습니다. 유엔이 채택한 이 원칙에 따르면 저희 보고서에 지적한 것과 같은 인권유린이 존재하면 유엔 기구 전체는 인권을 우선순위에 놓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유엔의 ‘보호책임’이란 원칙입니다. 유엔 회원국 정부가 자국의 국민을 보호하지 않으면 그 보호책임은 유엔 기구 전체가 져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2005년 유엔총회 때 회원국 모든 나라 수반이 합의한 원칙입니다.
북한의 ‘주체사상’ 권위자로 알려진 북한인권운동가 김영환 씨는 1980년대 한국 정부로부터 북한의 사상을 추종한다는 이유로 정치범이 돼 감옥생활을 했습니다. 김 씨는 감옥에서 조차 인권침해는 정당화 될 수 없다고 말합니다.
김영환: 당연히 우리가 얘기 할 때는 보편적으로 누구에게나 인권이 있고 감옥에 있는 사람이든 관리소에 있는 사람이든 어느 누구라도 인권의 본질적 핵심 부분을 침해당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나도 감옥을 여러 군데 경험했습니다. 한국에서는 7곳의 감옥, 중국에서는 짧은 기간이지만 2곳에 있었습니다. 감옥이라는 굉장히 특수한 환경에서는 관리하는 사람이 가하는 인권침해가 훨씬 더 큰 고통이고 어려움이 될 수 있거든요.
김영환 씨가 한국에서 정치범으로 경험한 감옥 생활입니다.
김영환: 일단 한국의 교도소와 북한의 교화소는 하늘과 땅차이로 큰 차이가 있다. 한국은 감옥에 있어도 정해진 시간 일을 해야 하고 한정된 공간에 갇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제외하면 다른 부분은 비교적 자유롭고 보통 평균 6시간을 일하는데 나머지 시간은 책을 보던 바둑을 두던 자유고 그리고 일하는 것도 외부 세계 공장과는 달리 굉장히 편하게 일해요.
기자: 먹는 것은 어떻습니까?
김영환: 적게 주는 것은 절대 없습니다. 양은 항상 풍부하게 줍니다. 다만 제한돼 있죠. 반찬은 한 끼에 3개가 나오고요. 자기가 원하는 양만큼 얼마든지 밥을 많이 먹을 수 있고 반찬도 풍부하게 주기 때문에...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는 현재 함경남도 요덕 15호, 평안남도 개천 14호, 함경북도 화성 16호, 함경북도 청진 25호 관리소가 각각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곳에는 적어도 8만 명에서 12만 명 정도가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고 추정됩니다. 세종연구소 오경섭 연구위원입니다.
오경섭: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된 사람의 60% 이상 70% 정도는 정치범이 아니고 정치범의 가족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람들은 정치범수용소에서 태어나도 정치범입니다. 왜 자기가 정치범 수용소에 와 있는지도 모르고 정치범 수용소에 갇혀 있는 사람들이 한 60%에서 70%가 됩니다. 북한 정치범 수용소 내의 모든 생활은 인권유린으로 점철돼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심각한 인권유린이 벌어지고 있는 곳이 북한 정치범 수용소이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도 수용소 해체의 노력을 국제사회에서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실상을 담은 수기 ‘수용소의 노래’ 저자인 탈북자 강철환 씨는 현재 북한전략센터 대표로 있습니다. 강 대표는 정치범 수용소가 사라지는 그날까지 활동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강철환: 예전에 황장엽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왜 싸우냐 했더니 수백만이 아사한 그런 참혹한 나라에 대항해서 북한의 지식인이 한 명도 대항하지 않았다 그런 부끄러운 오점을 남기지 않기 위해 자기가 싸운다는 말을 했거든요. 저도 정치범 수용소 체험자의 한 사람으로서 그 수십만이 수용소에 끌려가서 처참하게 희생당하는데 국제사회가 그것에 반발해 북한을 압박하고 있지만 수용소 체험자들이 나와서 증언하지 않았으면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겠죠. 그러니까 아직도 수용소가 있고 과거에 수용소에서 죽어간 많은 사람들을 외면할 수 없는 처지이기 때문에 끝까지 해봐야 할 문제인 것 같고요.
만일 북한에 정치범 수용소 즉 관리소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것을 증명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북한 당국은 유엔 조사관들이 수용소 체험자들이 증언한 현장을 방문해 조사하도록 하면 될 것입니다. 이제 북한의 인권문제는 우려의 수준을 넘어 책임자를 국제형사재판소에 재소를 권고하는 단계까지 왔습니다.
MC: RFA 특집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오늘 마지막 순서로 ‘북한 정치범 수용소 해체돼야 한다’ 편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제작 진행에는 이진서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