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기획특집-5] 용기와 희망을 잃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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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2의 고향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남한에 사는 탈북자들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과 관련 북한 내부에는 통제가 더 심해 질것이라며 가족 친지 걱정에 안타까움을 나타냈습니다. 남한에 사는 탈북자들이 북에 전하는 이야기를 모아봤습니다.

고난의 행군 시절 탈북해서 이제 남한생활에 익숙해진 탈북여성 황은선 씨. 남한 언론에 보도된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에 1994년 당시의 일을 떠올리며 같은 일이 분명 재현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고달픈 주민부터 걱정합니다.

황은선: 지금은 남한에 사니까 김정일 죽었다고 해도 별 느낌이 없는데 김일성 죽었을 때도 10일 동안 울어야 했는데 10일 동안 울음이 안 나오잖아요. 웃으면 웃는다고 비판을 당하고 울음이 안 나와서 고춧가루를 눈에 넣고 그랬거든요. 그때 엄청 시집살이 하는 것처럼 했거든요 그때도.

황 씨는 걱정하는 것은 평양 사람이나 당 간부들이 아닌 일반 힘없는 노동자들입니다. 이들은 그렇잖아도 추운 겨울 걱정꺼리가 하나 더 생긴 것 아닌가 라며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줍니다. .

황은선: 식량도 없고 살기 힘든데 농촌에는 진달래꽃을 집에서 키워서 동상에 갖다 줘야하고 자꾸 모이고 해야 하는데 먹고 살기 힘든 사람들이 10일동안 거기 나가서 오만가지 생각을 다할 것 같습니다.

중국에서의 생활을 거쳐 이제 남한생활이 6년쯤 되는 황 씨는 그간 남한 대통령이 바뀌는 과정에서 선거에도 참여해 봤고 전직 대통령의 유고 때 많은 사람이 수많은 사람이 애도의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도 했습니다.

황은선: 한국에 와서 노무현 전 대통령 죽었을 때 엄청 한국 사람들이 울고 그러더라고요. 저도 도청 빈소에 갔었는데 한국에서도 대통령이 죽었다고 저렇게 할 수 있구나... 한국 사람은 자기만 알고 그래서 절대 저렇게 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사람들이 우는 모습을 보고 많이 놀랐습니다. 남한과 다른 것은 북한은 자유의사가 아니라 무조건 가야 하니까. 안가면 간첩이고 정치범이잖아요. 남한 사람들이라면 먹고 살기 바쁜데 안 갈 것 같아요.

또 다른 탈북 대학생 지연선 씨는 남한 언론 보도를 통해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알았지만 별다른 느낌은 없다고 했습니다. 다만 지금 북한주민의 어떤 모습일지는 상상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지연선: 어떤 변화가 있을지 궁금합니다. 제가 김일성 사망당시 북에 있었잖아요. 지금은 그때보다 사람들이 깨어있을 것이고 외부 소식들을 더 많이 접해봤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외부세계를 모르는 사람이 많으니까 그분들은 김일성 사망 당시처럼 정부에서 조작한 슬픔에 잠겨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기자: 학교 친구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지연선: 아직 반응은 안 보입니다. 배려일지도 모르겠는데 위로의 말한 해주고 걱정될 텐데 기도해주겠다는 말만 합니다. 북한이 어떨 것 같은지 의견을 묻거나 그런 직접적인 말은 없습니다. 걱정하고 있는데 괜히 물어보면 기분이 더 우울해질까봐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별 얘기는 하지 않습니다.

탈북자 방송인 주경배 씨는 인간은 누구나 한 번은 죽음을 맞게 되는 것이 자연의 순리인 만큼 그저 덤덤히 받아드리면 된다면서 평상시와 같이 일상에 임하고 있었습니다. 단 주위 동료 탈북자들과 만나 얘기를 할 때면 자연스럽게 북에 있는 가족 친지 걱정에 마음이 복잡해지는 것은 피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주경배: 탈북자들과 얘기해보니까 첫째도 둘째도 근심입니다. 이번일로 광란이 벌어지고 쪼임이 있고 하니까요. 실제 낼 모래 강을 건너오겠다는 사람이 못 오고 북경연선에 묶이게 되고 하니까 가슴아파하고 이번일 때문에 북한에선 장사도 못하게 한단 말입니다. 김정일 죽은 것은 죽은 것이고 우선 먹고 살아야 하는데 시장 통제하고 중국에 돈 벌러 간 사람도 다 나오라고 하니까 먼저 먹고사는 문제를 걱정하더라고요. 탈북자들은 자기 친척, 형제, 자식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남한 통일부의 자료를 보면 올해 현재까지 남한에 간 탈북자는 2만 3천여 명이 됩니다. 이들 탈북자들은 경제적인 이유로 또는 차마 말할 수 없는 나름의 사연을 안고 고향을 떠나 남쪽에 새로운 둥지를 튼 사람들입니다. 주 씨가 금의환향을 말하는 것처럼 이들의 마음에는 그날이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지만 남쪽에서 성공해 비단옷 입고 자신이 태어난 고향땅을 다시 밟아볼 수 있는 날을 모두 꿈꾸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주경배: 사건이 있기 전에는 올해 한해를 어떻게 살았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살았는데 김정일이 죽고 나니까 드는 생각은 할 일이 많구나, 조급해집니다. 오늘도 혼자 쓰는 글에다가 이번에는 설은 집에 가서 쇠고 김일성 광장에서 송년예배 드리는 꿈을 꾸고 싶다 하는 마음이 들정도로요. 그래서 준비해야할 일을 못 준비했구나 하는 생각에 개인적으로 조급증이 있습니다.

또 다른 탈북여성 김경희 씨는 북에 있는 가족이 혹여 탈북자의 가족이라고 더 감시를 받고 곤경에 처하지는 않을까 근심이 많습니다. 당장 어떻게 도움을 줄 수는 없지만 자유아시아방송을 통해서나마 용기를 잃지 말라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김경희: 이 어려운 난관을 더 침착하게 이겨나가면 좋은 날이 꼭 온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고 ...

탈북자들이 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이때 힘들어하는 북한 주민에게 전하는 말을 연이어 듣겠습니다.

지연선: 그쪽은 있어봐서 얼마나 추운지 아는데 감기, 건강 조심하시고 또 새해 맞이해서 새로운 일들이 일어나길 바랍니다.

주경배: 남은 며칠 옛날처럼 설날 기다리면서 한해를 마무리하고 또 새해를 맞이하고 그것이 자기를 지키는 길이 아니겠는가? 평온하게 본래의 모습대로 살아가자 그런 말하고 싶습니다.

황은선: 뭘 하든지 살아만 있어라 하고 말하고 싶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소리는 겉치레인 것 같습니다. 북한 사람들에겐 배부른 소리라고 생각할 것 같거든요. 그냥 살아만 있었으면 좋겠다 다시 만날 때까지...

제2의 고향, 오늘은 남한에 있는 탈북자들이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과 관련 북한주민을 걱정하는 마음을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사이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