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7.27정전 기획특집: 서울과 평양을 통해 보는 남북한 주택건축 변천사] ④ 김정은 시대 vs 선진국 진입시대 / 2011~현재

워싱턴-이진서 leej@rfa.org
2021-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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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FA 7.27정전 기획특집: 서울과 평양을 통해 보는 남북한 주택건축 변천사] ④ 김정은 시대 vs 선진국 진입시대 / 2011~현재
/통일건축포럼 제공

RFA 한국전쟁 전정 기획 특집 남북한 살림집 변천사

남북한은 3년간의 전쟁을 치른 후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을 체결합니다. 이후 현재까지 분단 상태에 있는데요. 각각 서로 다른 체제 하에서 살림집도 크게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오늘은 ‘서울과 평양을 통해 보는 남북한 주택건축 변천사’ 그 마지막 시간으로 김정은 총비서 집권 이후 현재까지 남북한 살림집의 변화에 대해 전해드립니다. 도움 말씀에는 “통일건축 포럼”에서 활동하는 서울과학기술대학 건축학부 옥종호 교수, 대한건축사협회 남북교류 위원회 신규철 건축사, 에드 건축사 설계사무소 이종석 대표 그리고 아이에프 건축사 사무소 차상욱 대표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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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신규철 건축사, 아이에프 건축사 사무소 차상욱 대표,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옥종호 교수, 이가 ACM 건축사 사무소 이종석 사장.

기자: 김정은 총비서가 집권한 2011년 이후 북한 건축에 대해 한마디로 평가 한다면 어떻게 정리가 될까요? 이종석 대표께서 말씀해 주시죠.

이종석 대표: 김정은 시대의 정치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대를 이은 ‘유훈정치’로 시작했습니다. 김정은은 건축정책에 있어서도 선대에서 해왔던 방식을 그대로 이어가는 듯 했고 초기에는 ‘인민대중제일주의’에 입각한 인민중심의 시설, 즉 물놀이장, 승마장, 스키장 등과 같은 인민들에게 피부에 와 닿는 건축물을 건설하였습니다. 특히 대규모 건축물을 건설함으로써 평양을 선진 도시의 이미지로 부각시키고 더 나아가 북한 사회주의의 우월성을 표출하고 싶어하는 듯 보였습니다.

기자: 차상욱 대표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차상욱 대표: 김정은이 집권하자마자 선보인 고층살림집과 대규모 거리조성사업이 선친의 후반기에 이미 기획되었던 사업이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김정은 시대의 살림집이 지니는 특징은 김정일이 말년에 야심차게 선보였던 ‘만수대지구 창전거리 고층살림집’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12년에 선보인 ‘창전거리 고층살림집’은 ‘살림집 10만호를 지어주겠다던 약속은 지키지 못했지만 대신 이거다!’ 하며 던져놓은 것인데요. 45층 높이의 고층살림집 건물 14개동을 선보인 것입니다. 이것은 평등을 시각화하는 단위공간의 획일성과 인민의 동선을 단지 안에 가둬두려던 주거 계획의 원칙을 모두 벗어 던졌다는 선언과 같았습니다. 이런 규모의 살림집을 지으면서 골조공사에 겨우 80여 일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홍보했는데요. 약 20여년 만에 짓는 살림집 건물에 부여한 목표가 또다시 속도전이라니? 하는 아쉬움을 느끼면서 준공된 모습을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2015년에 조성된 ‘미래과학자거리’나 2017년에 조성된 ‘여명거리’의 고층살림집도 이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2017년에 조성한 ‘여명거리’는 최대높이 82층짜리 건물을 포함해서 4천800세대를 건설함으로써 앞서의 정치적 목적을 한층 공고히 하는데 건축을 활용한 측면이 있습니다.

기자: 올해는 특히 북한이 추진 중이 평양 5만세대 살림집 건설에 관심이 높은데요. 남한의 최신 아파트와 비교할 때 북한 아파트는 어떻게 평가를 하십니까?

차상욱 대표: 보는 이로 하여금 착시현상을 일으키게 하는 평양의 고층살림집은 그 질적인 면에서 남한의 보편적인 임대아파트에도 비교되지 않을 만큼 낮은 품질로 지어졌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그런데, 올해 초 북한이 발표한 대규모 살림집 건설계획을 보면 앞으로 북한이 선보이게 될 최신 아파트에 기대를 걸어보게 됩니다.

‘보통강 강안지구’는 강 건너에 북한 최고의 의료기관인 ‘봉화진료소’가 마주 보이는 장소인 만큼 북한 최고의 엘리트들을 위해 제공되는 살림집이 지어질 것이라고 평가되는데요. 여기서의 특이점은 저층 살림집에 적용된 설계디자인과 색상 등이 국제적인 트렌드와 남한의 최신아파트 디자인에 사용되고 있는 것들과 유사한 인상을 준다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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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건축포럼 제공

기자: 남한 살림집은 기존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새로운 형태의 1인 주택이 많이 생겨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신규철 건축사께서 설명을 해주시죠.

신규철 건축사: 오피스텔이란 주거 유형도 등장했습니다. 큰 맥락을 본다면 개별 살림집에서 살던 방식하고 방이 적어도 2개 이상으로 화장실이 있고 욕실이 있고 입식 주방이 있는 형태를 쌓아 놓은 것이 아파트라고 본다면 방이 하나짜리 집도 많이 필요합니다. 시장경제 체제이기 때문에 수요가 생겨나면 그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 주택건설 회사나 관련자가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을 많이 찾겠지요. 그러다 보니까 정말 방 하나에 욕실 하나 있는 주택 유형을 많이 짓게 됐습니다. 오피스와 호텔의 단어 조합인데 그래서 오피스텔이라는 한국식 아파트의 집합이 생겨났습니다. 젊은 사람들 또 일을 하기 위해 정말 잠깐 숙소의 개념으로 사용된 주택입니다.

기자: 남한에서 찾은 주택문제 해결책은 아파트가 아닐까 생각 합니다. 새로운 주택 형식의 오피스텔까지 등장을 했는데요. 최근 살림집 동향은 어떤가요? 옥종호 교수께서 말씀해 주시죠.

옥종호 교수: 2011년 이후 10년이 흐르는 동안 남한의 주택건축 문화는 사회의 변화에 따라 섬세하게 분화되어온 느낌이 강합니다. 서울과 대도시의 경우 새로 주택을 건설할 땅을 구하는 것에 한계가 있으므로 기존 주거지역 외곽으로 신도시급 아파트 단지들이 늘어났고 거기에 들어서는 아파트들은 건설사에 따라 고급화 또 브랜드화가 진행되는 현상이 두드러졌습니다.

예를 들면 사용하는 자재의 고급화는 물론이고 IT기술이 접목된 자동화 시스템으로 실내환경을 조절하게 한다든지 또는 주차장을 지하로 옮기고 나서 만들어지는 외부공간의 조경과 놀이시설 등을 감동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등의 고려가 그것이라 하겠습니다.

그리고 아파트에 살지 않는 사람들의 주거 역시 고급화의 길을 따르는 경향이 두드러졌습니다. ‘다세대주택’이나 ‘다가구주택’들이 소비자의 취향에 맞게 고급화되고 쾌적해지는 경향도 최근의 특징이라 하겠습니다.

기자: 다시 북한 살림집 상황 보겠습니다. 남한 건축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 건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이종석 대표께서 설명을 해주시겠습니까?

이종석 대표: 2014년 무리한 공사를 해서 평양의 고층아파트가 붕괴되어 500 여명이 사망했고 지난해 평양종합병원은 200일만에 준공하기로 해놓고 아직도 개원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특히 코로나 19로인한 국경이 폐쇄되고 경제제재가 이어지는 가운데 북한의 내부상황이 매우 안 좋은 상황에서 평양의 ‘보통강 강안지구’ 같은 고급형 살림집 건설은 건축적인 의미보다는 정치적 의미로 해석되어야 합니다.

기자: 북한주민이나 남한 주민이나 더 좋은 살림집에서 살고 싶은 것은 같을 겁니다. 이 대표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종석 대표: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건축을 통해 인민과 소통하고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이 중요한 일일 수도 있습니다. 살림집의 건축은 다른 복합시설의 건축보다 비용이 적게 들고 빠르게 진행되어 성과를 나타내는데 매우 유리한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건축의 본질을 추구하려는 노력이 부족할 때는 사업의 실패나 지난해와 같은 시행착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남한의 건축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시장에서 작동하는 원리에 따라 건축의 본질이 간과되거나 국가정책에 휩쓸리게 될 경우 그 피해는 결국 사용자가 떠안게 된다는 사실에 비추어 볼 때 북한의 건축을 비교하고 평가한다는 것은 매우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느낍니다.

북한은 전쟁 이후 살림집의 건설은 양적 공급을 우선적으로 추진해왔습니다. 전체 주거시설 중 상당 부분이 현재 지어진 지 50년에서 70년 이상 경과되어 주민들의 주거환경은 매우 열악한 상태에 놓여있습니다. 북한은 새로운 주거공급 이외에 기존 살림집의 열악한 주거환경문제에 대해 방안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이는 남한의 재건축과 리모델링과 같은 차원에서의 노력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기자: 옥종호 교수님 정리를 해주시겠습니까?

옥종호 교수: 남한의 인구는 계속 줄어가고 핵가족시대에서 1인가구시대로 옮겨가는가 하면 독거노인의 증가 그리고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극단적 양극화 등으로 사회를 불안하게 만들 수 있는 요인들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지요. 과연 어떤 주거문화가 향후 남한의 대도시를 채워놓게 될까요? 감히 예측할 수 없는 일이지만 분명한 것은 그 어떤 절대자 1인이 조종하는 것만 아니라면 ‘시장’이라는 공간 안에서 분명히 최적의 주택문화가 만들어져 또 다음 세대를 위해 이어가게 될 것이라는 사실. 그것 하나는 확실합니다.

기자: 지금까지 해방 이후 현재까지 남북한 살림집 변화에 대해 총 4편에 걸쳐 알아봤습니다. 차상욱 대표께서 모두 발언 마무리를 해주시죠.

차상욱 대표: 살림집, 다시 말해 주택건축은 동식물이 그래왔던 것처럼 진화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동식물에 비하면 훨씬 빠른 주기로 주택건축을 진화하게 만드는 힘은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요구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남한의 주택은 지난 70여년 동안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요구를 직접 반영해 온 역사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지금도 더 좋은 것을 찾아 진화하고 있습니다. 반면 북한은 여전히 당이 정한 방식대로 지어서 인민들에게 나눠주는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주택건축의 외모가 어떠하든 그 주택 안에서 살게 되는 사람들이 느끼는 진화의 정도는 대단히 느리고 미미하다는 것이 현재의 모습이라 하겠습니다.

RFA 7.27 정전 기획특집 남북한 살림집 변천사

지금까지 “통일건축 포럼”에서 활동하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건축학부 옥종호 교수, 대한건축사협회 남북교류위원회 신규철 건축사, 에드 건축사 설계사무소 이종석 대표 그리고 아이에프 건축사 사무소 차상욱 대표였습니다. 제작 진행에는 이진서입니다.

기사 작성 자유아시아 방송 이진서 에디터,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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