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국> 2011, 자유아시아방송 10대 뉴스!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2011년 한 해의 북한 관련 뉴스를 총 정리하는 'RFA자유아시아방송10대 뉴스' 진행을 맡은 김진국입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을 비롯한 2011년 북한과 관련한 주요 뉴스를 정리하는 10대 뉴스, 오늘은 4편과 5편을 보내드립니다.
한동안 한반도 문제에 한발 물러선 듯 했던 러시아가 2011년에는 존재감을 뚜렷하게 드러냈습니다. 서울의 박성우 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박성우> 네, 안녕하세요.
2011년 한 해 동안 남북러 가스관 건설이 중요한 관심사가 됐는데요. 먼저 그간의 경과부터 설명해 주시죠.
<박성우> 네, 러시아 가스를 남한이 사오는 방안은 이미 예전부터 논의됐던 사안입니다. 그런데 이게 2011년 들어서 정치적으로 주목 받는 계기가 있었지요. 우선, 김정일 위원장이 생전에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메드베데프 대통령과의 8월24일 정상회담에서 가스관 문제를 논의했지요.
8월29일엔 남한의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의 홍준표 당시 당대표가 이런 말을 합니다. "11월에는 남북관계에 좋은 일이 있을 것이다"라는 내용입니다. 이게 바로 남북러 가스관 사업과 관련된 것이었지요. 가스관 설치와 관련해서 남북러 3자가 논의를 하게 될 걸로 보이고, 이 논의에 진전이 있을 걸로 보인다는 긍정적인 추정이었던 거지요.
9월 들어서는 이명박 대통령도 가세합니다. 9월18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추석맞이 특별기획, 이명박 대통령과의 대화' 중 일부분입니다. 직접 한 번 들어보시죠.
이명박: 북한과 러시아는 이야기하고 있고요. 우리와 러시아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어느 시점이 되면 3자가 실무적으로 합의할 시점이 있는데. 어느 정도는 생각보다 빠르게 진전이 될 것이다. 이것은 러시아에 도움이 되고, 북한에 도움이 되고, 우리는 값싸게 사 올 수 있고. 걱정을 안 하셔도 됩니다. 되기만 하면 아주 좋은 거지요.
<박성우> 이 대통령의 말처럼, 가스관 건설은 세 나라 모두에게 득이 되는 게 사실입니다. 우선 러시아는 가스를 팔아서 좋은 거지요.
북한은 가스관 통과료를 받게 됩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게 "1억불이 조금 넘을지도 모른다"고 말한 바 있고요. 게다가 북한은 대외관계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인데, 러시아와의 가스관 사업을 계기로 대외관계의 균형을 어느 정도 맞출 수 있게 된다는 잇점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은 가스를 싸게 구입할 수 있어서 좋은 거지요. 배에 실어서 갖고오는 것보다 30%가량 싸다는 게 한국 정부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가스관을 북한이 끊어버리면 어쩌나' 이런 걱정도 있잖아요?
<박성우> 그렇습니다. '북한을 어떻게 믿느냐'는 거지요. 하지만 일단 이명박 대통령은 '한국 정부는 그런 문제에 대해서 이미 검토를 해 봤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걱정할 필요 없다'는 반응도 보였습니다. 잠시 들어보시죠.
이명박: 중간에 끊어지면 어떻게 되느냐? 그러면 북한도 손해고, 러시아는 팔 곳이 없습니다. 우리와 일본, 중국 외에는요. 그러니까 어떻게 계약을 하느냐… 북한이 어떻게 해서 잘못해서 끊어지든지, 너희가 잘못해서 끊어지면, 이 파이프로 오는 가스 값이 30% 정도 싸거든요. 그러니까 너희가 배로 실어오더라도 도착가격이 이 가격과 동일하게, 못 공급하는 기간 동안은 해야 한다… 이걸 러시아와 이야기하고 있는 겁니다.
<박성우> 다시 말하자면, 러시아와 계약을 하면서 안전판을 미리 만들어 두면 된다는 거지요.
그리고 11월2일에 이명박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의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런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가스관의 북한 통과에 따른 위험은 전적으로 러시아가 책임지겠다"는 겁니다.
러시아가 북한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대목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으로 인해서 가스관 사업도 동력을 잃은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던데요?
<박성우> 그렇습니다. 사실 김 위원장이 살아 있을 때에도 남북러 3자가 모여서 함께 가스관 사업을 논의한 적은 없습니다. 북한과 러시아, 그리고 한국과 러시아가 각각 가스관 사업에 대해서 논의했었지요.
이건 아직까지는 좁혀야 할 간격이 많이 남아 있다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거고요.
가스공급 가격이나 가스관 통과료, 그리고 가스관 배관 공사비와 공사비 조달의 주체, 이런 게 현재까지 전혀 합의된 게 없습니다. 러시아에서 한국까지 가스관 길이가 총 700km이고, 설치 비용으로는 최소 30억 달러에서 50억 달러가 들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굉장히 큰 돈이지요. 그래서 누가 돈을 더 내고 덜 내는지에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가스관과 관련해서 긍정적인 전망도 가능하지만 계약서 합의 과정은 좀 지켜볼 게 많이 남이 있다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게다가 지금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상태이기 때문에 북한 정권의 입장에서 봤을 때 가스관 건설 문제는 우선 순위에서 많이 밀려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한국에 있는 전문가들과 당국자들의 추정입니다.
왜냐면 현재 북한 지도부로서는 정권 안정화가 가장 시급한 사안이기 때문이지요.
정리를 하자면, 홍준표 전 대표가 말했던 '11월에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당분간은 실현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스관 사업은 한국은 물론이고, 북한과 러시아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언젠가는 다시 논의될 수밖에 걸로 보입니다. 언제쯤 어떤 여건 하에서 논의가 재개되는지는 지켜봐야 하는 거지요.
박성우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박성우> 감사합니다.
<<탈북자 의견 조사: 러시아-남-북 가스관 건설에 북한이 적극적인 이유는?>>

이번엔 이은주 인턴기자와 탈북자들의 의견을 알아보겠습니다. 탈북자 30명의 의견을 조사했는데, 질문이 무엇이었습니까?
<이은주> ‘북한이 러시아와 북한, 한국을 잇는 가스관 건설에 적극적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였습니다. 질문에 탈북자들이 선택할 보기는
(1) 연료가 부족한 북한에 가스를 공급 받을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2) 가스 통관료로 많은 돈을 챙길 수 있어서 김정일 정권의 외화벌이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3) 북핵 6자회담이나 남북대화의 지렛대(협상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
(4) 러시아와 경제 협력으로 북한의 개혁과 개방을 추진할 수 있다. 였습니다.
어떤 답이 가장 많았습니까?
<이은주> 2번 “가스 통관료로 많은 돈을 챙길 수 있어서 김정일 정권의 외화벌이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를 가장 많이 선택했습니다. 30명 중 16명이 답 했습니다.
<김진국> 탈북자의 의견을 직접 들어보죠
탈북자 “제가 북한에 있을 때부터 그런 얘기가 많이 나오고 강연도 하고 했습니다. 함경북도 새별군으로 가스관이 들어온다고 들었습니다. 그 때도 가스관만 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북한 당국이) 선전했는데, 이익금 때문에 가스관에 적극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은주> 다음으로는 ‘북핵 6자회담이나 남북대화의 지렛대(협상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가 30명 중 6명의 선택을 받았고, ‘연료가 부족한 북한에 가스를 공급 받을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라고 응답한 탈북자는 30명 중 5명이었습니다.
<김진국> 이은주 인턴기자 수고했습니다.
<김진국> 자유아시아방송의 ‘2011 10대뉴스4편 ‘러시아와 남북한을 잇는 가스관’편 을 마칩니다. 잠시 후 5편 ‘중동 민주화 바람‘편이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