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RFA 10대 뉴스] ⑨ 좁혀지지 않는 미북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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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국> ‘2011, 자유아시아방송 10대 뉴스’ 진행을 맡은 김진국입니다. ‘김정일 사망’을 비롯한 올 한 해의 북한과 관련한 주요 뉴스를 정리하는 10대 뉴스, 아홉 번째 시간입니다.

MC: 2011년 RFA 자유아시아방송 기자들이 주목한 북한 관련 10대 뉴스 아홉 번째 주제는 ‘가까울 듯 좁혀지지 않았던 미북관계’입니다. 양성원 기자와 자세히 살펴 봅니다.

MC: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향후 미북대화가 언제 재개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특히 제3차 미북 고위급 대화와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 재개 결정을 목전에 두고 김 위원장이 갑자기 사망해서 과연 김정은이나 북한의 새 지도부가 언제 다시 미국과 협상에 나설 수 있을 지가 큰 관심사인데요. 이 이야기는 조금 있다 자세히 하기로 하고 우선 올 한해, 2011년 한해 있었던 미북 간 대화 사례를 한번 되짚어보면서 이야기를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양성원 기자 우선 간단히 올 한해 어떤 미북대화가 있었는지 소개해주시죠.

<양성원> 일단 올해 5월말 미국 국무부의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가 북한의 식량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북한을 방문했었는데요. 이것은 인도주의적 차원의 대북 식량지원과 관련한 문제라 본격적인 미북대화로 분류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구요. 그에 이어서 7월말 미국 뉴욕에서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참석한 제1차 미북 고위급 대화가 열렸는데 이것이 1년 7개월 만에 재개된 미북 간 공식대화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1년 7개월 전인 2009년 12월 미국 국무부의 스티븐 보즈워스 전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 이후 첫 미북 간 고위급 대화였고요. 그리고는 10월 말 스위스 제네바에서 제2차 미북 고위급 대화가 있었고 12월 15일, 16일 이틀 동안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미북 간에 식량지원과 관련한 협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12월 22일 역시 중국 베이징에서 제3차 미북 고위급 대화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미국 시간으로 지난 18일 밤 발표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사건으로 그 일정은 일단 취소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MC: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올 한해 미북 간 접촉을 통해 식량지원 문제나 북한 핵문제에 있어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고 볼 수 있겠군요.

<양성원> 올해 있었던 미북접촉을 하나 씩 조금 구체적으로 살펴보겠는데요. 우선 지난 5월 말 북한을 방문했던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의 경우를 보면 그는 방북 후 미국 의회에 나와 방북 결과를 설명했는데요. 당시 킹 특사는 분배감시 문제 등과 관련해 북한 측과 이견이 있고 아직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잠시 지난 6월 있었던 킹 특사의 발언 내용을 들어보시죠.

(King): “(이번 방문에서) 만약 북한에 식량을 지원하게 되면 어떤 분배 감시가 필요한 지 북한의 지도자들과 논의할 기회를 가졌습니다. 강조하고 싶은 점은 아직 식량 지원과 관련해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는 겁니다. 또 이 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고려 사항은 과연 북한에 식량지원이 필요한지 여부로 어떤 정치적 고려도 없을 거란 점도 강조하고 싶습니다.”

MC: 그렇군요. 당시 킹 특사의 발언 내용을 들어보니까 최근 보도됐던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 관련 방향과 많이 흡사한 것처럼 보이는군요.

<양성원> 김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발표는 안 됐지만 미국은 북한의 이른바 ‘비핵화 사전조치’ 이행과 연계해 대북식량지원을 재개하기로 결정했었다는 게 AP통신 등의 최근 보도 내용이었는데요. 보도 내용을 보면 한국어 구사가 가능한 분배감시요원을 늘리고 약 24만 톤의 식량, 주로 영양식품, 비타민강화제 등인데요. 이것을 1년 동안 매달 2만 톤 씩 북한에 제공하려 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미국의 대북식량지원 결정과 발표는 미뤄졌고 최근 국무부는 여전히 북한과 분배 감시 문제 등 이견을 좁혀야 할 문제가 있다고 말하면서 김 위원장의 사망 후인 지난 19일 북한 측과 이 문제와 관련해 실무선에서 접촉했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MC: 김 위원장 사망 이후 즉각 미국과 북한 관리가 접촉했다는 게 흥미로운데요. 1년 7개월 만에 재개됐던 미북 고위급 대화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죠. 지난 7월 말에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미국 뉴욕을 방문한 이후 10월 말 스위스 제네바에서 제2차 미북 고위급 대화가 열렸는데요. 거기서도 별다른 합의가 없지 않았습니까?

<양성원> 그렇습니다. 제가 직접 제네바 현장에서 취재 활동을 했었는데요. 대화의 결론은 유용하고 긍정적이며 건설적인 만남이었지만 6자회담을 재개할 수 있을 만큼의 진전은 없었기 때문에 미북 두 나라 모두 더 시간과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미북 양측은 앞으로 뉴욕채널, 그러니까 미국 뉴욕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를 통해 계속 접촉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당시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였던 스티븐 보즈워스 대사는 미북 양측이 지속적인 노력을 한다면 6자회담을 재개할 수 있는 적절한 기반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잠시 그의 말을 들어보시죠.

insert(Bosworth) I am confident that with continued effort on both sides we can reach a reasonable basis of departure for formal negotiations for a return to the Six-Party process. MC: 북한 측도 제2차 미북 대화 일정을 마치면서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까?

<양성원> 그렇습니다. 당시 북한 측은 미국 측보다 조금 더 긍정적인 표현을 했는데요. ‘일련의 커다란 전진’이 있었다면서 특히 미북관계 개선을 위한 상호 신뢰구축 조치 문제를 미국 측과 논의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당시 김계관 제1부상의 발언 내용을 직접 들어보시죠.

(김계관): “기본은 지난 1차 고위급 회담에서 합의한 데 따라서 조미관계 개선을 위한 신뢰구축 조치문제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논의했습니다. 이 과정에 일련의 커다란 전진도 있었고 일부 문제에서 아직 의견 상이를 좁히지 못한 문제도 있습니다. 그 문제에 대해서는 앞으로 검토를 하고 다시 만나 풀어나가기로 합의했습니다. 그 이상 더 상세하게 말씀 드리진 못하겠습니다. (회담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언제 다시 만나십니까?)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연내에 만나십니까?) 희망입니다. (커다란 진전이란 뭘 의미합니까?) 신뢰 구축을 위해서 해야 할 문제들에 있어서 전진이 있었다, 무엇인지는 앞으로 알게 될 것입니다.”

MC: 김계관 제1부상의 말을 들어보면 그의 희망대로 연내에 제3차 미북대화가 재개될 수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김 위원장의 사망 때문에 불발된 것이군요. 그렇다면 이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명한 후계자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의 새로운 지도부가 언제쯤 다시 미국과 대화에 나설 수 있을 지가 궁금한데요.

<양성원> 일단 권력 기반이 취약한 것으로 알려진 김정은으로서는 권력 공고화를 위해 북한 내부 단속과 수습이 급해 미북대화 등 대외관계에 신경 쓸 겨를이 없을 것이기 때문에 조만간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에 나서긴 힘들 것이란 전망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미국 외교협회(CFR)의 스콧 스나이더 연구원은 북한이 당분간 내부 권력기반 확보에 몰두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미국과 대화는 일단 미뤄둘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북한 지도부가 당분간 대외정책보다는 내부적으로 김정은 후계구도 안착에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란 설명인데요. 지금 미국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객원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의 이호진 전 핀란드 주재 대사도 비슷한 의견을 밝혔는데요. 직접 이 대사의 말을 들어보시죠.

(이호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판단하는 이유는 지금 김정은 후계체제가 완전히 공고화된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약 2/3정도 됐다고 보는데, 그래서 북한의 하부 기관인 외무성를 포함해 당, 정, 군 등이 미국과의 관계, 중국과의 관계, 또 남북관계에서도 많은 눈치를 볼 것입니다. 북한이 대미대화에 나서기에는 최소한 몇 개월은 걸릴 것으로 봅니다.”

MC: 최소한 몇 개월이라면 적어도 내년 초반에는 미북대화가 재개되기 힘들다는 전망인데 내년 초반 이르면 내년 1월에라도 제3차 미북 고위급 대화가 열릴 수 있다는 전망도 있지 않습니까?

<양성원> 권력 기반이 허약한 김정은이 미북대화에 나섬으로써 북한의 새 지도부에 대한 국제적인 공인을 받길 원할 수 있다는 분석인데요. 한국 외교부 산하 외교안보연구원의 윤덕민 교수는 최근 한국의 한 방송에 출연해서 이 같은 주장을 폈는데요. 한번 직접 들어보시죠.

insert(윤덕민) 지금 김정은으로서는 대외적 정통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내적으로 봤을 때도 미국 같은 나라가 자기의 체제를 인정해 준다는 것은 정통성에 큰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김정은이 미국과의 협상을 재개하고 미국과의 관계 개선, 또는 6자회담을 통한 핵문제 협상에 빠른 시일 안에 복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분석은 북한 관영 언론인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3일 김정일 위원장 사후 미국이 김정은 후계구도를 인정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한 데서도 뒷받침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이 통신은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김정은이 김 위원장의 공식 후계자로 지명돼 있고 이와 관련해 현재 아무런 변화도 없다고 말했다고 전하면서 미국이 북한과의 회담을 계속 이어나가길 원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러한 북한 관영 언론의 보도에 대해 김정은을 필두로 하는 북한의 새 지도부도 미북대화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며 미북관계 개선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반영한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MC: 내년에 이른바 ‘강성대국’의 원년을 맞는 북한의 새 지도부는 소위 ‘잔치떡’, 그러니까 외부의 경제지원, 식량지원이 절실하지 않겠습니까? 그런 측면에서도 미국과의 대화를 서두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양성원> 그렇습니다. 북한의 새 지도부는 정권 기반 공고화와 체제 안정을 위해 우선 주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 그러니까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한데요. 이를 위해서도 미국과의 식량지원 협상을 서두를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입니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해외지도부연구담당 국장은 우라늄 농축의 중단 등 핵 관련 문제는 북한의 새 지도부에 아직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이 제대로 확립되어 있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쉽게 북한의 결정이 나올 수 없고, 이 때문에 북한이 미국과 핵문제 관련 협상에 나서기까지는 최소 6개월 정도가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는데요. 그러면서도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 문제를 논의하는 협의에는 북한이 조속히 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잠시 그의 말을 들어보시죠.

(Gause): “The food talks might happen if North Korea feels so desperate that they need the food and they can build a consensus that they need to reach out to the US.”

이렇게 여러 가지로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최근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6자회담 관련국들은 북한에서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애도기간이 끝나면 내년 1월 중에 제3차 미북 고위급 대화를 개최하고 6자회담 재개 절차에 들어간다는 데 큰 틀의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습니다.

MC: 네, 지금까지 양성원 기자와 함께 올 한해 미북대화 전개 과정을 살펴보고 김정일 위원장 사후 북한의 새 지도부와 미국과의 향후 대화 전망을 알아봤습니다.

<<탈북자 의견 조사: 국제사회가 협상을 통해 북한의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시킬 수 있을까요?>>

<김진국> 이번엔 이은주 인턴기자와 탈북자들의 의견을 알아보겠습니다.

<김진국> 탈북자 30명의 의견을 조사했는데, 질문이 무엇이었습니까?

<이은주> ‘미국과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협상을 통해 북한의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시킬 수 있을까요?’였습니다.

<김진국> 미국과 한국이 대북 정책에서 가장 큰 목표가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설득하는 것인데, 탈북자들은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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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질문에 탈북자들이 선택할 보기는

(1)평화협정, 미북관계 정상화, 대규모 경제지원 등 엄청난 보상책을 통해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시킬 수 있다.

(2)완전히는 안되고 기존 핵무기 보유는 허용한 채 추가 핵무기 개발은 대가를 주고 막을 수 있다.

(3)어떤 대가를 줘도 결국 북한은 핵무기를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오직 북한 붕괴를 통해서만 핵무기를 없앨 수 있다.

(4)북한과의 협상은 시간 낭비이므로 한국이 어떻게든 북한을 흡수 통일해 한반도의 핵무기를 없앨 수 있다. 였습니다.

<김진국> 어떤 답이 가장 많았습니까?

<이은주> 3번 ‘어떤 대가를 줘도 결국 북한은 핵무기를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오직 북한 붕괴를 통해서만 핵무기를 없앨 수 있다’는 응답을 한 탈북자가 30명 중 21명이었습니다.

<김진국> 이번 조사에서 탈북자의 선택을 가장 많이 받았군요. 세 명 중 두 명 꼴인데, 그만큼 북한에 대한 불신이 크다고 보여지네요, 탈북자의 의견을 직접 들어보죠

탈북자1: “북한에서 이런 말이 있었거든요, 승냥이가 양으로 변할 수 없다. 북한에 미국은 적대국이잖아요. 평화협상을 맺는다 해도 승냥이의 본성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 언제든 늑대처럼 잡아 먹으려 들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핵무기를 버릴 수 없다. 이런 입장인 거죠”

<이은주> 다음으로는4번 ‘북한과의 협상은 시간 낭비이므로 한국이 어떻게든 북한을 흡수 통일해 한반도의 핵무기를 없앨 수 있다’라는 응답이 30명 중 5명이었습니다.

<김진국> 이은주 인턴기자 수고했습니다.

<김진국> 자유아시아방송의 ‘2011 10대뉴스9편 ‘가까울 듯 좁혀지지 않았던 미북관계’ 편을 마칩니다. 내일은 10편 ‘한류, 민족 통합을 노래하다’ 편이 방송됩니다. 많은 애청바랍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김진국입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