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선전매체를 통해 소개하는 북한의 모습에는 웅장함과 화려함만이 가득합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감추고 싶은 북한의 참모습이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2분 영상, 북한을 보다'시간에서 실제로 북한에서 촬영한 동영상을 통해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오늘날 북한의 실상을 꼬집어봅니다.
- 북한의 시장과 길거리 매대에서 파는 음식은?
- 돼지고기․국수․남새빵부터 아이스크림․인조고기까지
- 먹을 것이 없었던 시절 음식문화에서 외식문화로
- 시장․길거리 음식에도 경쟁, 질 높아지고 다양해져
- 소득에 따라 누구에게는 별미․누구에게는 소중한 식사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2010년 6월에 촬영한 평안남도의 시장의 모습입니다.
북한 곳곳의 시장과 장마당, 길거리에는 먹을 것을 파는 매대를 쉽게 볼 수 있는데요, 동영상에 나타난 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촬영자가 시장 한쪽에 있는 음식점에 들어가 봤습니다. 주인으로 보이는 할머니가 음식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 여기 뭐 있나요, 할머니?
[할머니] 다 있시오. 국수도 있고...
할머니가 준비하는 음식은 돼지고기 덮밥과 두부, 돼지 간과 내장 등으로 푸짐합니다. 접시 당 200원에서 400원, 준비된 음식의 양은 약 10접시 정도로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할머니] 이건 400원, 이건 200원
- 온반에 밥 한 건?
[할머니] 250원
2011년 6월, 평양의 길거리 상인들이 길거리에 앉아 국수를 팔고 있는데요, 국수를 먹으면 시원한 것이 별미라고 홍보도 합니다.
북한 주민 한 명이 국수 한 그릇을 사 먹고 있는데요, 국수 위에 채소를 올리고 양념을 칩니다.
- 국수 한 그릇에 얼마에요?
[상인] 200원이에요.
북한 주민이 좋아하는 인조고기도 먹거리에서 빠지지 않습니다. 시장에 진열된 인조고기, 길거리에서 파는 인조고기밥은 허기진 북한 주민의 배를 채우기에 안성맞춤입니다.
또 '에스키모'라 불리는 아이스캔디도 있습니다. 이것은 공장이 아닌 개인이 만든 것으로 더운 날씨에 북한 주민이 간식으로 먹는 또 다른 별미인데요,
한국에 정착한 지 10년이 된 탈북자 김선영 씨도 북한 시장의 먹거리를 이렇게 기억합니다.
[김선영] 장마당에 가면 없는 게 없죠. 국수부터 빵, 인조고기, 나물 반찬 등 별것 다 있습니다. 적은 돈으로 먹는다면 주먹밥 같은 것은 정말 맛있죠. 또 두부에 밥을 넣고 양념해서 먹는 것, 기름으로 튀긴 빵이나 인조조기 등 그런 것들이 많아요.
북한에서는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를 중심으로 길거리나 장마당에서 음식을 파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확산했습니다. 당시에는 외식문화라기보다 생존을 위한 음식문화로 볼 수 있는데요,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umaru Jiro] 90년대 후반에 '고난의 행군' 시기가 있었잖아요. 80년대부터 고난의 행군 시기에는 북한 주민이 먹을 것을 많이 찾았죠. 당시에는 먹을 것이 모자랐습니다. 그런데 당시 시장에서 음식을 판 것은 외식 문화라기보다 하나의 음식문화라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90년대 말 고난의 행군 시기에는 탈북자를 많이 만났는데, 인상적인 말이 있었어요. '당시 어린이들은 음식이라는 것을 그림책에서만 봤다', 즉 먹어본 적이 없다는 거죠.
길거리나 시장의 음식은 배고픈 북한 주민에게 다양한 음식을 접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습니다. 또 음식을 파는 상인에게는 돈을 벌 수 있는 생존 수단이었는데요, 그러다 보니 경쟁이 생겼습니다.
[Ishimaru Jiro] 그런데 경쟁이 생겼어요. 손님은 맛있고 양이 많고 싼 것을 찾지 않습니까? 값․양․맛에 대한 경쟁이 생기면서 90년대 후반부터 많이 발달했습니다. 맛도 있고, 모양도 예쁘게~ 그래서 집에서 하는 음식도 장마당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2011년 2월, 북한 평성시 요즘처럼 추운 겨울철에는 따뜻한 음식과 술을 함께 파는데요, 특히 국수가 인기입니다.
촬영자가 길거리에서 술과 음식을 파는 아주머니에게 말을 걸어봅니다.
- 그렇게 해서 얼마나 하나?
[여성 상인] 이렇게 400원입니다. 안주랑 해서
- 술은 한 병에 얼마인가?
[여성 상인] 술은 500원, 600원 하는데 500원 줘요.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과 국도 볼 수 있는데요, 보기만 해도 몸이 따뜻해지는 것 같습니다.
- 밥 얼마요?
[여성상인] 500원, 입쌀밥
- 밥에다 뭘 주나?
[여성상인] 밥에다 국 끊여줍니다.
국은 두부에 고춧가루 양념을 넣은 것에 불과합니다.
2012년 11월 신의주시 길거리에서 노인 여성 두 명이 배낭에서 무언가를 꺼냅니다. 볶은 야채를 넣고 찐 남새빵인데요, 하나에 200원씩 팔고 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이 하나씩 사 먹는데요, 하지만 돈이 없고, 형편에 여유가 없으면 사먹기도 쉽지 않습니다.
[Ishimaru Jiro] 돈이 없는 사람은 나름대로 싼 음식을 찾고, 여유 있는 사람은 장마당에서 조금 더 고급스러운 고깃국, 또는 술과 같이 먹는 차별화가 생겼죠. 또 음식의 다양화가 형성됐다고 생각합니다.
[김선영] 시장에서 군것질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집에서 해 먹는 습관이 많고, 예전에는 별로 없었어요. 주로 집에서 많이 해 먹었어요. 바깥에서 사 먹는 사람들은 다른 곳에서 온 사람들 있잖아요. 장사하는 사람들이나 외지에서 온 사람들이 많이 사 먹죠.
시간이 흐를수록 길거리 음식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최근 평양의 길거리를 촬영한 동영상에서 서양식 샌드위치를 파는 노점도 볼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그만큼 길거리 음식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오늘날 북한 시장과 길거리의 음식은 북한 주민의 생활 문화로 스며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음식은 누군가에게는 삶의 재미를 주는 별미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적은 돈으로 허기진 배를 달래는 작은 위로가 되고 있습니다.
[Ishimaru Jiro] 북한에서 기업소에 다니는 사람은 장마당에서 인조조기를 안주로 한잔 하는 것을 재미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또 아주 배가 고파서 싼 떡 하나, 아니면 빵 하나를 먹기 위해 장마당을 찾는 사람이 여전히 많죠.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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