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판매금지 취급 암거래 도매상 성행

판매금지 품목 취급하는 암거래 도매상 성황 판매금지 품목 취급하는 암거래 도매상 성황

북한 당국이 선전매체를 통해 소개하는 북한의 모습에는 웅장함과 화려함만이 가득합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감추고 싶은 북한의 참모습이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2분 영상, 북한을 보다'시간에서 실제로 북한에서 촬영한 동영상을 통해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오늘날 북한의 실상을 꼬집어봅니다.

<판매금지 취급 암거래 도매상 성행>
- 오늘날에도 변함없는 북한 암거래 시장
- 시장 인근 골목에서 판매금지 품목 거래
- 각종 공산품부터 약, 휘발유에 이르기까지
- 소매 성격부터 도매상의 역할까지
- 최근 '노트텔' 등 단속 심한 물품 거래는 조심스러워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2008년 10월에 촬영한 황해북도 사리원시, 대성시장 앞의 모습입니다.

장마당 근처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양옆에는 몰래 장사하는 여성들이 앉아 있는데요, 손에는 상품 목록이 적힌 종이가 적혀 있습니다.

상품 목록을 살펴보니 공업품부터 양복, 학생 교복, 가방, 관복, 모자는 물론 담요와 이불, 화장품까지 판매하는데요,

촬영자가 '남조선 것이 있느냐? 고 물어보자 북한 여성은 '없다'고 말합니다. 다시 촬영자가 '단속 때문에 거짓말하는 것이 아니냐?'라고 묻자 북한 여성은 웃음으로 답하는데요,

- 남조선 것? (있습니까?)

[북한 여성] 남조선 것 없습니다.

- 거짓말하네. 남조선 것이 왜 없어? 단속하는 줄 알고 말 안 하네.

[북한 여성] 하하하

촬영자가 조금 더 걸어가니 창고 안에 가득 쌓인 물건들이 보입니다. 색 텔레비전과 녹화기, 선풍기, DVD 플레이어, 밥가마 등 다양한 가전제품은 물론 구두와 가방 등이 있습니다. 이처럼 실제 상품은 단속을 피해 가정집 창고에 숨겨 두는데요, 전자제품 판매는 국영상점인 '수매상점'에 위탁해야 하지만, 북한 주민이 몰래 팔고 있는 겁니다.

이 영상이 촬영된 시기는 2008년이지만, 오늘날도 똑같은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고 '아시아프레스'는 설명했습니다.

예전부터 사회주의 체제인 북한에서는 물자 생산과 유통 등은 국영 기업과 상점 등이 도맡아왔지만, 사실상 국영 상점의 물건은 종류도 적고 질도 좋지 않아 유명무실한 데다 '고난의 행군' 이후 십수 년 간 암시장의 규모는 수백 배나 커졌습니다. 그만큼 시장의 힘은 북한 경제를 좌지우지할 정도가 된 건데요,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이 모습은 지금도 똑같다고 합니다. 통제하면 할수록 암거래가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 시장경제 아닙니까? 특징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이른바 종합시장, 즉 장마당에서 시장 거래가 합법화되고 거래가 활발하지만, 장마당에서 팔지 못하게 하는 물품이 있습니다. 그래도 이에 대한 수요가 있죠. 일반 사람이 구매하고 싶거나 소비해야 하는 물건이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다양한 물건을 암거래로 파는 업자가 생긴 거죠. 통제품이니까 내놓고 팔지 못하고 이런 식으로 상품 리스트만 들고, 손님이 오면 자기 집이나 창고에 데려가 보여주고 판매하는 형태가 된 거죠.

다시 말해 북한에서는 일부 상품에 관해 국가가 지정하는 특정 상점, 즉 수매상점에서만 거래할 수 있습니다. 공업품 수매상점과 식료품 수매상점 등이 있는데요, 공업품 수매상점에서는 주로 중국에서 들여오는 외국제 전자제품이 중심입니다.

이같은 제품은 국가가 지정한 수매상점에서 판매가 가능하지만, 장마당에서는 거래가 불가능합니다. 여기에는 국가가 판매권을 독점해 돈을 벌려는 의도가 숨어 있는데요,

[Ishimaru Jiro] 외국 상품에 대한 판매를 국가나 권력자가 독점해 돈을 벌자는 거죠. 판매를 제한하면 거기서 살 수밖에 없으니까 독점 판매자의 이익이 가장 크지 않습니까? 이런 의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면 수요와 공급의 관계로 값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니까 판매자가 결정하는 것이 되지 않습니까?

이런 가운데 일반 주민의 수요 욕구를 채우면서 돈을 벌기 위한 암거래가 성행하게 됐다는 겁니다.

암거래의 품목 중에는 각종 약도 보입니다. 병원과 국영 약국에서는 약이 부족해 이렇게 암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겁니다. 또 휘발유, 디젤유, 윤활유도 팔고 있습니다. 대부분 관청이나 국영기업에서 부정 유출된 것이라고 하는데요, 이같은 품목은 요즘도 비슷하게 팔리고 있다는 것이 '아시아프레스' 측의 설명입니다.

- 하루에 얼마씩 버나요?

[북한 여성] 얼마 못 벌지요.

- 왜?

[북한 여성] 내 상품과 같은 것이 여기 많으니까

- 그래도 하루에 만 원은 벌잖아요?

[북한 여성] 만원 벌면 나은 편이지요.

시장 앞의 이 거리는 장마당에서 팔지 못하는 물건을 북한 주민에게 직접 팔뿐만 아니라 전국 소매상을 대상으로 도매상의 역할도 하고 있는데요, 북한에서 시장 경제가 갈수록 고도화하고 다양화해 사실상의 도매상가가 생긴 겁니다.

[Ishimaru Jiro] 두 번째 특징은 장사꾼들도 이런 생각을 한 거죠. '이렇게 암거래를 하면서 도매의 성격도 갖자.' 아시다시피 북한 곳곳에서 시장화가 이뤄지고, 물건 거래가 이뤄지는데 시장의 소도시나 마을 등은 누군가가 대도시에서 물건을 가져와야 합니다. 소매업자는 당연히 큰 도시에 가서 도매상으로부터 구매하는 거죠, 직접 수입업자에게 갈 수 없으니까. 이는 시장경제의 고도화라 할 수 있을 겁니다. 이렇게 암거래와 도매상의 성격, 이렇게 두 가지를 가질 수 있을 겁니다.

이시마루 대표에 따르면 요즘에는 사회 질서에 혼란을 주는 품목에 대한 단속이 심해져 과거에는 크게 문제 되지 않았던 물건을 구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예를 들어 CD와 USB로 동영상 재생이 가능한 노트텔 등은 암거래 장사꾼들도 조심스럽게 판매할 것이란 설명인데요,

[Ishimaru Jiro] 국가적으로 사회질서를 생각해서 판매를 금지하는 물품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 품목들은 도매상에서도 구매하기 어려워졌을 겁니다. 예를 들어 USB로 동영상을 재생하는 기계는 이전에 아주 많이 보급되고 비싸지 않아 인기 상품이었고 큰 통제가 없었는데, 이제는 불순 녹화물 때문에 통제가 엄청 심해졌어요. 이 때문에 암거래 장사꾼들도 조심스럽게 판매할 겁니다. 그리고 약도 국가 독점품이거든요. 국영 약국이나 병원에서 취급해야 하는데, 수요자가 많으니까 계속해서 팔고 있죠.

끝으로 동영상에서 팻말을 들고 물건을 파는 여성은 대부분 창고 주인이 고용한 판매원입니다. 직접 손님과 거래하고 물건을 팔면 이에 대한 이윤을 떼어주는 식인데요,

오늘날까지 유지되고 있는 북한 암거래 시장은 북한에서 확산한 시장경제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