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건강하게 삽시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기력이 떨어질 때 혹은 몸을 써야 하는 일으 앞두고는 보통 고기를 먹어야 힘을 쓴다는 말을 많이들 합니다. 또 밥상에 채소음식만 잔뜩 올라와 있으면 불평을 하던 일이 떠오르는데요. 못먹고 못살던 시대의 이런 말은 잊혀지고 이제는 맛있는 것을 찾아 몇시간씩 먼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다니는 세상이 됐습니다. 오늘은 건강을 위해서는 어떤 음식이 좋은지 서울에 있는 한봉희 한의사를 전화연결 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선생님 안녕하세요.
한봉희 한의사: 네, 기자님 안녕하세요.
기자: 쉽게 정의하기 힘들지만 고기와 야채 중 어떤 음식을 먹는 것이 건강에 좋겠습니까?
한봉희 한의사: 동물을 보면 식성에 따라 여러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요. 육식동물은 주식이 육식이고, 초식동물은 식물이 주식입니다. 그리고 육식동물이지만 초식에도 적응된 중국 곰 판다와 같은 잡식성 동물도 있죠.
굳이 분류를 하자면 인간은 초식동물에 속하게 됩니다. 주로 풀이나 남새, 나물만 먹고 산다는 말입니다. 사람에게 적합한 음식이 뭔지 알기 위해서는 몸의 구조를 보면 알 수 있는데요. 먼저 입, 턱관절, 치아, 침 그리고 위와 소장, 대장, 손발톱 등을 보면 육식동물과 현저한 차이가 납니다.
기자: 우리 몸의 구조상 육식을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닌 것 같은데 좀 더 설명을 해주시죠.
한봉희 한의사 :네, 사람의 입과 턱관절은 동물을 물어 죽일 수 있을 정도로 발달되어 있지 않고, 침분비가 많은데 이것은 섬유질이 많은 식물을 음식으로 하기 때문에 오래 씹고 음식물이 침과 섞여 부드러워진 후 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초식동물의 침은 양이 많고 묽은 반면 육식동물의 침은 상대적으로 양은 적으나 끈적끈적해서 별로 씹지 않고 덩어리로 삼켜도 목구멍으로 잘 넘어갑니다. 다음 위와 소장도 보면 육식동물은 먹이를 덩어리채 삼키기 때문에 위의 크기가 소화관 전체 용량의 60~70%를 차지하고, 사람은 30%정도로 작습니다.
그리고 소장의 길이도 육식동물은 고기가 쉽게 소화되기 때문에 소장의 길이가 짧아 몸 길이의 약 3~6배 정도이고, 사람은 10~12배로 육식동물보다 훨씬 더 길고 정교합니다. 고기는 장 속에 오래 머물러 있으면 독소와 부패물질이 많이 생기기 때문에 육식동물은 고기를 먹고 빨리 변으로 배출합니다.
그러나 사람이 고기를 먹었을 경우 장의 길이가 길기 때문에 육식을 하면 금방 소화되지 않아 배고픔이 없게 됩니다. 그러나 장에 오래 머물기 때문에 부패 산물로 인한 여러가지 부작용들이 생기게 됩니다.
기자: 그렇다면 풀만 먹고 어떻게 힘을 쓰냐는 말이 있는데 틀린 말인가요?
한봉희 한의사: 고기를 먹으면 속이야 든든하겠지만 그것으로 인한 폐해가 질병이 되겠지요. 육식은 장에 들어가 소화되는 시간이 5~6시간 정도 걸리고 식물은 3~4시간 정도 걸립니다. 따라서 육체 노동을 많이 하는 사람들은 야채를 주식으로 하면 빨리 소화가 되어 금방 배고픔을 느끼게 되고, 고기를 먹게 되면 소화되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속이 든든하고, 배고픔을 빨리 느끼지 못합니다.
힘을 지나치게 과도하게 얼마나 많이 쓰려고 고기를 먹어야 할까요? 소나 코끼리는 육식을 하지 않아도 큰 힘을 씁니다. 풀만 먹어도 근육이 강하고 사람보다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식물을 먹으면 힘을 못쓴다’고 하는 것은 사람이 유일한데요. 식물을 먹었을 때 더 좋은 근육이 만들어 진다고 합니다.
육식동물의 모유를 분석해 보면 모유에 단백질이 10 퍼센트 정도 들어있습니다. 인간의 모유에는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등이 들어가 있는데 탄수화물이 단백질보다 7~8배 정도 더 많이 들어 있습니다.
모유를 먹은 아기는 출생 후 첫 16개월안에 체중이 3배까지 증가합니다. 1년 정도 모유 수유를 하고 나면 모유에서 단백질 함량이 떨어지게 됩니다. 모유에 탄수화물과 지방이 많이 들어 있다는 것은 우리가 성인이 되었을 때 자연스러운 영양소의 균형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해주는 것입니다.
기자: 어린이나 노인은 채식보다 고기를 먹어야 한다고 하는데 그 근거는 뭔가요?
한봉희 한의사: 우리는 고기를 먹고 더 많은 단백질을 섭취해야만 살 수 있다는 생각이 뿌리 깊이 박혀 있습니다. 옛날 조선시대에는 고기를 먹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었을까요? 그럼에도 우리 신장이 일본이나 중국인들에 비해 크고 건장했다고 하죠.
동의보감에 보면 고기에 대하여 ‘민간에서는 고기를 보하는 성질이 있는 것이라고 하지만, 고기는 보하는 성질이 없고 양을 보하는 성질만 있다. 지금 허손된 사람이 양에 문제가 없고, 음에 문제가 있는데 고기로 음을 보하려고 한다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특히 어린 아이들은 순양지체라고 하는데요. 음이 부족한 아이들한테 양을 보하는 성질의 고기를 많이 먹여서 어린 나이에 성인병에 걸리게 되는 것입니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노화가 진행이 되면서 장운동과 혈액순환 그리고 소화기능 등 모든 대사기능이 떨어져 있는데요. 고기를 많이 먹으라고 하면 그것은 장내 독소를 유발해 더 많은 질병이 생기게 하는 것입니다.
기자: 특정 종교에서는 육식을 금하고 채식만을 하는데도 건강에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을 보면 채식이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요.
한봉희 한의사: 네, 불교 스님들은 원래 살생을 금하고 죽어가는 생명을 살리는 것을 공덕으로 삼고 수행을 합니다. 가끔 등산하다가 절에 가면 절 음식을 먹을 때가 있는데요. 반찬을 보면 모두 산나물과 채소로 만든 것들입니다.
특별한 조미료 사용도 없는데 담백하고 맛이 좋습니다. 식물성 단백질 가운데 단순 단백질은 대두, 감자, 완두, 쌀, 보리, 옥수수, 밀 등에 들어 있고, 복합단백질은 당단백질로 곡류나 녹색채소 등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식물성 단백질은 동물성 단백질에 비해 성인병 등 만성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어 인체에 매우 유익한 단백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자주 먹는 두부는 동물성 단백질의 영양분을 대체할 수 있는 식품이라는 것이 입증이 되었고 대표적인 단백질 공급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즘에는 콩으로 만든 콩고기제품도 많이 나와 있습니다.
기자: 그렇다면 동의보감에도 기력이 떨어지면 개고기를 먹고..이런말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어떤 때 육식을 해야 하는 겁니까.
한봉희 한의사: 네, 본초강목과 동의보감에 보면 개고기의 약효에 대해 기록한 부분이 있습니다. 개고기는 성질은 따뜻하며 짠맛과 신맛을 내며, 오장을 편안하게 하고 몸을 가볍게 하고,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합니다. 개고기를 보신탕이라고 하는데요. 몸을 보한다는 보신탕이 아니라 신장을 보한다는 뜻입니다.
신은 남자의 음경을 의미하는데 오로칠상 등으로 몸이 상했을 때 몸을 보하며 혈맥을 잘 통하게 한다고 합니다. 또한 누렁이 개는 여자에게 좋고, 검둥이 개는 남자에게 좋으며, 개고기는 열을 내므로 열병이 있는 사람은 먹지 않는다고 되어 있습니다. 개고기는 돼지고기와는 달리 삶으면 풀어지는데 이렇게 풀어지는 고기는 소화가 잘 됩니다.
북한에서 일반사람들은 소고기, 돼지고기는 거의 먹을 수 없고 개를 많이 기르는데 개고기는 한국보다 좀 더 먹는 편이였습니다. 요즘 한국은 개고기 금지령이 내려서 올해 가을부터는 거의 못 먹게 됐는데요. 개는 소, 돼지, 닭, 오리 등의 가축보다 전염병에 걸리지 않습니다.
지금 들으면 웃음이 나겠지만 옛날 사람들은 오뉴월에 개기름이 발등에 떨어져도 보약이 된다는 말이 있듯 개고기는 몸에 좋은 단백질 식품으로 생각했습니다.
기자: 북한주민은 고기보다는 채식을한다고 하면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는데 방송을 듣는 분들을위해 건강한 식습관에 대해 도움을 주신다면 어떻게 정리할 수 있겠습니까?
한봉희 한의사: 북한에서 고기를 자주 먹는다는 것은 부의 상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텐데요. 그렇게 부러워 할만한 일은 아닙니다.
밭에서 나는 제철 채소와 산나물, 과일들과 콩류들은 몸에 필요한 미네랄과 영양소, 단백질을 공급해주는 아주 건강한 식단이 될 수 있습니다.
동의보감 내상편의 음식과 약으로 병을 치료하는 ‘식약료병’에 보면 ‘몸을 편안히 하는 근본은 음식에 달려있고, 질병을 치료하는 것은 오직 약에 달려 있다. 알맞게 먹는 것을 알지 못하면 생명을 제대로 보전할 수 없고, 약성에 밝지 못하면 병을 제대로 치료할 수 없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음식은 사기를 물리쳐 장부를 편안하게 하고, 약은 신을 편안하게 하고 품성을 길러 혈기를 돕는다. 사람이 음식과 약을 알지 못하면 안되는데, 임금이나 부모에게 질병이 있으면 먼저 음식으로 치료하고, 그래도 낫지 않으면 약을 쓴다. 그래서 효자는 음식과 약의 성미를 깊이 알아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수곡은 생명을 기르는 근본이라고 하여, 오곡을 중시했습니다. 곡물은 맛이 담담하면서 달고 성질은 화평해서 오래 먹어도 싫증이 나지 않으니 사람에게 좋다고 했습니다. 이것만 보더라도 사람은 육식보다는 채식을 위주로 먹어야 한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습니다.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한봉희 한의사: 감사합니다.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요.
건강하게 삽시다. 오늘은 건강한 음식에 대해 서울에 있는 한봉희 한의사의 도움말을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워싱턴에서 이진서였습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