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우리 생활] 나선, 북한 원단 수입통로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24.05.31
[경제와 우리 생활] 나선, 북한 원단 수입통로 나선경제무역구의 전경.
/연합뉴스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의 현실과 앞으로 미래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 ‘경제와 우리생활’ 진행을 맡은 정영 입니다오늘은 중국으로부터 섬유 수입이 어떤 경로로 이뤄지고 있는지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과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기자: 안녕하셨습니까?

 

정 연구위원네 안녕하세요.

 

기자: 북한의 섬유 수출은 유엔안보리의 제재 위반이지만섬유 수입은 제재에 위반되지 않는 것으로 되고 있습니다결국 북한에서 수출하는 품목은 제재 위반이지만 북한이 받아들이는 품목은 제재가 아니라는 말로도 들립니다그래서 코로나-19 이후 북중 무역이 재개되면서 현재 북한의 대중 섬유 수입 동향은 어떤가요?

 

정은이 연구위원: 북한의 섬유 수입은 제재에 저촉되지 않습니다중국 해관 통계에 따르면합성 필라민트사의 직물이 총 8090만 달러로 2023년 북한의 대중국 수입 상위 품목 중 4위를 차지했는데요그런데 이 합성필라민트사의 직물은 임가공 의류생산을 위한 대표적인 산업 중간재입니다따라서 이 제품의 수입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또한 코로나-19 이전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증가 추세에 있다는 것은 그만큼 북한의 의류 산업 생산활동과 밀접히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지요

 

기자: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직물을 많이 수입하는 이유는 물론 국내 생산의 목적도 있지만다시 가공해서 중국에 수출할 목적도 있나요?

 

정은이 연구위원섬유 수출은 유엔안보리의 제재 품목에 해당이 되기 때문에 일단 북중 공식 무역 통계에는 현재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원단으로 생산한 완성품을 어느 정도 중국에 수출하고 또 내수로 사용하는지는 추정하기가 어렵습니다물론 중국으로부터의 원단 수입이 2017년 제재 이전의 규모 이상이라면 수출용으로 제작할 수 있습니다이는 북한이 제재를 위반했다고 의심해볼 수도 있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국내 복장 생산공장이 얼마만큼 있는지또 내수가 어느 정도의 규모인지 추정할 수 없기 때문에 복장임가공수출을 위해 원단을 들여온다고 단정짓기도 사실상 어렵습니다

 

기자: 그렇다면북한의 대중국 원단 수입 통계는 얼마나 정확한가요축소되거나 과장될 수도 있지 않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이것은 오히려 북중 간 복장 임가공수출이 이루어졌던 시기보다 더 정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왜냐하면 이른바 ‘퇴세’즉 중국말로 ‘투이수이’라고 우리의 부가가치세 환급제도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쉬울 것 같은데요중국 업자 입장에서 북한에 원단을 들여보내는 행위는 임가공이 아닌 수출에 해당이 되기 때문에 부가가치세를 환급받게 됩니다과거에는 이것이 최대 17%까지로 높았고요현재도 최대 13%까지 환급받을 수 있어서 오히려 영업을 통한 이윤보다 더 클 수도 있습니다따라서 중국의 대북 원단 수출업자는 환급을 받기 위해서라도 세관에 신고를 합니다

 

기자: 이렇게 중국으로부터 들여온 원단은 주로 북한의 어느 지역을 통해서 전국으로 유통이 됩니까?

 

정은이 연구위원북중 최대 무역지대인 단동과 신의주를 통해 전국에 유통될 수도 있지만, 조사를 해보면 오히려 함경북도쪽 라선을 통해서 전국 각지로 퍼집니다따라서 북한 최대의 복장 임가공 지역인 평안남도 평성에서 조차도 상인들이 직접 차를 몰고 나선까지 오거나컨테이너로 천을 나른다고 합니다

 

기자: 사실 라진-선봉지대는 신의주개성금강산과 더불어 북한의 경제 특구 중 하나인데요그렇게 때문에 중국에서 들어오는 천들이 이곳으로 집중되지 않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물론 그 이유도 크다고 할 수 있지만사실 북한 전역을 상대로 한다고 할 때 대규모 소비지는 평양이나 평성남포 등 북한의 서부에 집중되어 있습니다따라서 북한의 최북단에 위치한 라선이 아무리 경제특구라고 해도 북한 최대의 천 도매지라는 사실은 좀 아이러니 합니다남쪽으로 나르는 운송비도 만만치 않고또한 북한은 도로가 워낙 좋지 않아 도중에 유실되는 확률도 높을 수 있으니까요

 

기자그렇지요. 도중에 유실된다는 게 사람들이 차에 올라서 뜯어서 내리는 경우도 있거든요그게 천필이지 않습니까그런 도난의 사고 우려도 있는데그런데 어떻게 북쪽이 섬유 분배의 거점이 된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나진이 왜 북한에서 천 도매지로 유명한지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그 이유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갈 것 같은데요하필이면 북한의 최북단 나선이 천을 대량으로 수입하는 집적지인가 하는 것은 과거 부산항과 북한 라진항을 잇는 남북 컨테이너 직항로를 떠올리고 있습니다여기서 보면 부산 같은 경우는 섬유나 신발 생산의 직접 단지가 있고요.그래서 이 천이 이 루트를 통해서 한국에서 팔지 못하는 천들이 라진으로 대량으로 들어와서 필이 아닌 톤으로 들어왔고요한때 천들이 엄청 유행했다고 해요그래서 내의 같은 경우 그렇죠 한국의 내의가 굉장히 히트 쳤다고 하는데요그 이후 이제 한국천이 바로 북한으로 들어오지 못하니까 중국을 거쳐 들어가게 되었고그러다 보니까 길이 막혔어도 이젠 아예 중국 천들조차도 대량으로 라선에 들어오면서 이 라선이 내수를 위한 내수 생산을 위한 천의 집적지가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 아 그러면 속내의 천 같은 것들이 한국에서 들어갔다 이렇게 봐도 됩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그렇죠 왜냐하면 당시에는 남북이 교역이 가능한 그런 시절이 있었고 그런 시절에 이런 루트가 만들어졌는데이게 계속 지속되다 보면 어떻게 보면 경로 의존성이라고 해야 되나요.  그게 지속되는 것이죠비록 한국에서의 루트가 끊겼어도 이것이 중국을 통해서 이제 집적이 되는 그런 루트가 만들어졌다는 거죠

 

기자: 네 저도 중국 동북지방에서 살아봐서 알지만그쪽에 원단 공장 같은 곳은 없던 걸로 알고 있거든요그런 섬유 원단 공장이나 도매장은 난방 쪽에 많이 있지 않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워낙 또 땅덩어리가 넓으니까 뭐 어디든지 아마 북한 내수를 향한 그런 천들을 생산하는 공장들도 뭐 만들면 만든다고 할 수 있겠죠

 

기자: 규모의 경제 면에서는 중국이 굉장히 속도도 빠르고나진에는 중국인들의 출입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서 그런 큰 시장이 생겼다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정은이 연구위원: 네 맞습니다물론 우연의 법칙에 의해서 경로의존성에 의해 나진이 천의 집적지가 생긴 것도 원인일 텐데또 한편으로는 굉장히 또 낮은 특구의 장점도 있지 않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이게 지속 가능하게 된 이유가 그 점이 어떻게 보면 작용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북한이 토지를 제공하고 길림성에 기업 자본들이 들어와서 건설에서 같이 합병으로 경영하는 이 시장도 있습니다나선에 시장이 있습니다그래서 이 시장 같은 경우 보면 매탁 임대료 뿐만 아니라 매달 걷어 들이는 장세도 상당하다고 해요그리고 각종 상품을 파는 이 매대가 있다고 하는데그 중에서도 특히 천과 같은 경우는 거대 창고를 지어서 임대를 하고 이것을 운영을 한다고 하는데요원단 시장이라고 따로 이제 형성되어 있는데 매탁을 지어서 임대하듯이 이 창고도 지어서 개인에게 매달 얼마 하고 이제 세를 준다고 합니다그렇게 따져보면 뭐 매달 나오는 거니까 이 수입이 상당하다고 할 수가 있겠죠.

 

기자: 예 그렇군요북한이 창고 임대세나 자전거 임대세 같은 것들을 받아 세금을 걷어들이는데이러한 수업들이 이런 쪽에서 많이 전수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고요다음 시간에 또 재미있는 주제로 찾아 뵙겠습니다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정은이 연구위원: 네 고맙습니다.

 

기자: 경제와 우리 생활 지금까지 도움 말씀에는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 RFA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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