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우리 생활] “북 무역주재원 자녀들, 중국 인터넷 물건 검색 주문”
2024.06.21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의 현실과 앞으로 미래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 ‘경제와 우리생활’ 진행을 맡은 정영 입니다. 오늘은 북한에서 실시된 사회주의 기업책임관리제 하에서 달라진 북중 간 무역거래 관행에 대해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과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기자: 연구위원님 안녕하셨습니까?
정 연구위원: 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지난 시간에 김정은 시대에 북한과 중국 간 무역 거래 관행에서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이렇게 다룬 적이 있었는데요. 어떤 변화가 있었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코로나19 이후 북중 간 인적 왕래가 많이 줄어들었지만, 그전까지는 북중 무역 관행에서 변화된 모습들 중 하나가 인적 교류가 상당히 늘어났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기업 간의 사람들의 왕래가 상당히 늘어났다고 할 수가 있는데요. 바꿔 말하는 북한 사람들이 직접 공장 기업 단위에서 필요로 하는 상품들을 중국에 직접 나와서 그들의 수요에 맞게 들어가게 되다 보니까 또 북중 간의 무역 관행도 많이 변했다는 것이죠.
기자: 예. 제가 북한에 있을 때는 중국에 친척이 있는 북한 사람들도 중국을 여행하기가 참 어려웠어요. 그런데 김정은 정권 들어 그런 부분에서 많은 완화가 있었던 것 같은데요?
정은이 연구위원: 김정은 시대 이후 사회주의 기업 책임관리제 실시를 통해서 기업들의 권한이 좀 더 많아지고 또 경제 하부 단위에 대한 무역 규제도 완화가 되다 보니까 이런 것들이 변화를 일으킨 것 같습니다. 바꿔 말하면 사회주의 기업책임관리제에 따라서 공장 기업소들에 대한 자율권을 상대적으로 많이 부여했다고 할 수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까 앞서 말씀드린 대로 기업이 필요한 자금이나 설비, 자재까지도 자체를 도달할 수 있는 그런 권한들이 확대가 되었고요.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필요하다면 그 설비 자재를 들여올 수 있도록 권한들이 많이 완화되는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기자: 네 북중 무역 관행에 영향을 주었다 하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를 가져왔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네 과거에는 공장기업소 자체에서 필요한 물자가 있으면 총국에서 일괄로 주문을 받아서 구입해 나눠주는 구조로 운영이 됐다면, 김정은 시대 이후로는 실제 공장 기업에서 직접 중국에 나와서 사가게 되었다는 것인데 그러다 보니까 과거에는 정말 싼 것만 북한으로 들어갔다면, 즉 “북한에는 정말 싼 것만 수요가 있다” 그런 인식이 있었는데, 이제는 이런 변화가 있다 보니까 북한공장 기업소 자체 내에서는 딱 생산에 필요한 것만 들여가게 되고, 어떤 때는 더 비싼 것도 들여가게 되는 그런 또 새로운 변화들을 볼 수 가 있었습니다.
기자: 우리 말에 이런 것이 있지요. “싼게 비지떡이다”는 그런 말이 있지 않습니까? 북한의 사람들도 가짜 또는 싸구려 상품들을 가리켜 “하찌리”라고 부르는데, 이런 것을 쓰는 데 거부감이 크거든요. 북한의 내부 수요가 이렇게 고급스러운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아마 해외에서 물건, 자재를 들여가는 사람들도 질 좋은 물건들을 선택하게 되는 그런 결과로 이어졌던 것 같아요. 그러면 공장기업소나 사람들이 직접 중국에 나와서 상품을 구입했다 그런 말로도 풀이되는 겁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네 그래서 북중 접경 지역에 있는 대북 사업가들은 이런 얘기를 합니다. “우리는 이제 정말 할 일이 없어졌다” 이런 얘기들도 하거든요. 그만큼 북한 사람들이 중국에 나와서 직접 물건을 눈으로 사다 보니까 중국 사람들의 그런 사업할 수 있는 영역이 좀 좁아졌다고 할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이런 변화들이 중국인 대북 사업가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과거에는 이제 중국 사람들이 대북 무역하면 주로 어떤 물건들을 중국에서 사서 북한으로 내보내고 거기서 중간 마진을 얻는 그런 방식의 북중 무역 형태가 상당히 많았거든요. 그런데 이제 이렇게 변화가 되다 보니까 중국 사람들이 이런 부분에서 손을 떼야 되는 그런 상황들이 오게 된 거죠.
기자: 과거에는 북한 일반 주민들이 중국에 나올 수 없기 때문에 화교들이나중국 무역대방에게 물건을 부탁해서 구입해 갈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화교들의 역할도 많이 줄어들었을 것 같아요.
정은이 연구위원: 여전히 북한 화교들의 역할은 남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내부 주민들 혹은 무역 일꾼들이 중국에 직접 나가서 하다 보니까 과거에는 정말 가격이 얼마인지, 어떤 상품이 좋은지, 그리고 있는지 이런 것도 다 알 수 없기 때문에 전적으로 중국사람들에게 “상품 어떤 것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중국 사람들에게 믿고 맡길 수밖에 없는 이제 그런 구조였죠. 하지만 지금은 (중국 무역업자들을)인터뷰를 해보면 이제 북국 사람들 자체가 너무 많이 변했다. 이런 말들을 스스로 얘기를 하더라고요. 북한 사람들이 중국에 나와서 상품을 가지고 들어가는 비중이 높아졌고, 그래서 지금은 설비 팔아서는 돈 버는 생각을 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중국 사람들은 이렇게 얘기를 해요. 이런 걸 통해서 돈을 벌 수 있는 그런 시기는 지나지 않았는가. 기회가 상당히 중국인들에게 축소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기자: 사실 북한 사람들이 뭐 외국에 나오면 말도 안 통하고 또 게다가 정보도 어떻게 얻어야 될지 모를 것 같아요.
정은이 연구위원: 네, 당연히 우리 같은 경우도 외국에 한번 나와보면 어디가 어딘지 모르고 심지어 비즈니스라면 더욱더 모르겠죠. 북한과 같이 폐쇄된 국가 주민들이 외국에 나와서 상품을 산다고 한다면 굉장히 간단한 일이 아니겠죠. 그것도 본인들에게 딱 맞는 그런 상품들을 구입을 해서 찾아야 되는데 상당히 어려운 일이죠. 그런데 현재 변화를 보면 북한 사람들이 직접 중국 전역의 어떤 유명한 도매 시장이라든지 혹은 직접 공장에다 상품을 주문하여 구입하는 사례도 많아졌다고 하는데요. 대표적으로 보면 중국 최대의 도매시장 하면 ‘이우(義烏)시장’이라고 하는데 혹시 이유 시장에 대해서 들어 보셨나요?
기자: 예 저는 중국에 있을 때 들어보았는데요. 천을 대량으로 살 수 있는 그런 도매시장 아닙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네 맞습니다. 중국 사람들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북한 사람들이라면 아마 이우 시장에 대해 많이 들어봤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북중 국경지방에서도 굉장히 먼 곳인데요. 그러면 그곳까지 북한 사람들이 가서 상품을 구입했다는 말입니까? 그건 좀 불가능할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예 맞습니다. 저는 중국의 기술혁신의 혜택을 북한도 같이 누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에는 중국의 인터넷 통신 기술이 워낙 발달이 되어 있어서 어떤 특정한 상품조차도 정보나 가격이 아주 투명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인터넷에 다 공개가 되고, 또 인터넷이라는 이 특징이 정말 어떤 장벽 없이 누구나 쉽게 접근이 가능하잖아요. 자연스럽게 북한 사람들도 중국에 나와 있는 이상 인터넷을 통해서 본인들이 원하는 그런 상품이나 가격 정보에 쉽게 접근을 할 수 있겠죠. 과거에 중국 무역업자들만이 독점할 수 있었던 그런 정보나 통신 장벽들이 그냥 이 기술로 인해서 없어져버리는 거잖아요.
기자: 그렇죠 그런데 사실 이렇게 인터넷을 검색하자고 해도 중국어가 가능해야 되거든요. 그건 어떻게 해결합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네 북한도 보면 30대 이하 또는 30대 전후의 젊은 세대라면 적어도 컴퓨터는 사용할 수 있고, 또 가능할 수 있다고 생각이 들어요. 왜냐면 최근에 노동신문 뿐만 아니라 북한이탈 주민에 대한 인터뷰를 통해서도 학교에서 컴퓨터 교육도 시키고, 또 컴퓨터를 도시 가정들이라면 거의 다 가지고 있는 추세이거든요. 특히 중국에 또 적지 않은 무역 대표들이 나와 있잖아요. 바로 무역 대표들의 자녀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요.이들은 중국에 나오면 중국교육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요. 그러다 보면 중국 젊은 세대들의 추세를 이들이 따라갈 수밖에 없는 그런 구조 속에서 교육을 받는다고 할 수 있죠. 이들 무역 대표들 자녀들을 실제로 조사해보면 검색 작업들을 한다는 거죠. 그들 집에 컴퓨터가 있으니까 하루 종일 앉아서 이런 작업을 하는데 그러다 보면 당연히 상품 가격이나 정보들은 얼마든지 얻을 수 있는 거죠.
기자: 중국에는 ‘알리바바’라고 하는 인터넷 상거래 웹사이트가 있지 않습니까? 북한에서 나온 무역일꾼들 그리고 또 새세대들이 이런 중국의 인터넷 상거래망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또 북한에도 이런 것을 도입하려고 하는 그런 시도가 또 조만간 나올 것 같아요.
정은이 연구위원: 네 가능성이 없다고 볼 수 없지요.
기자: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정 연구위원: 네 감사합니다.
기자: 경제와 우리 생활 지금까지 도움 말씀에는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