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우리 생활] 젊은 북한 여성들 ‘직발머리’ 유행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24.11.29
[경제와 우리 생활] 젊은 북한 여성들 ‘직발머리’ 유행 북한의 대표적 섬유공장인 김정숙평양제사공장에서 여성근로자들이 머리를 손질하고 있다.
/ 연합뉴스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의 현실과 앞으로 미래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는 RFA 주간프 로그램 경제와 우리 생활 진행을 맡은 정영입니다. 오늘은 북한 젊은 여성들속에서 유행되는 직발 머리, 즉 스트레이트펌에 대해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과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연구위원님 안녕하십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네 안녕하세요.

 

기자: 요즘 북한 매체에 소개된 여성들을 보면 머리를 단정하고 예쁘게 하는 데 많은 관심이 많은 것 같은데요. 어떤 머리형태가 유행이 되고 있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 먼저 혹시 ‘직발’라는 것을 들어보셨습니까?

 

기자: 네 북한에서는 대학을 곧바로 가는 사람을 ‘직발생’이라고 하는데, 머리를 곧게 펴는 미용을 말하는 것 아닙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네 맞습니다. 북한 이탈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직발이라고 하는 데, 남한의 매직 펌 과도 같아요. 어떤 것을 말하는 가하면, 머리카락의 조직을 연화시킨 상태에서 매직 스트레이트용 기계를 이용해서 곧게 펴주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지요. 따라서 이 다리미 같은 매직 기계로 한번 더 곧게 머리카락을 처리하기 때문에 기존의 스트레이트 펌보다 더 매끄러운 머리 결을 연출할 수 있어서 매직 스트레이트 펌이라고 불리는데요

 

기자: 북한 주민들은 매직 펌이라고 하면 알아 들을까요? 매직이라고 하면 ‘마술’과 같다는 뜻이 아닙니까, 그러니까 머리칼을 마술처럼 곧게 편다는 말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면 북한에서는 이 매직펌을 가리켜 뭐라고 합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네 맞습니다.

 

기자: 북한에서 직발이라고 부르는 것은 오히려 남한 말보다 더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암튼 그만큼 멋있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는 것 같네요.

 

정은이 연구위원: , 남한 여성들 속에서는 한때 아주 화려한 헤어스타일이 더 유행을 선도하기도 했는데, 어느 순간 자연스러우면서도 깔끔한 헤어스타일을 연출하는 것이 유행이 되다보니 이에 맞추어서 매직 펌이 나온 것 같아요. 왜 남한말로 “꾸민 듯 안 꾸민 듯”, 줄여서 “꾸안꾸’ 뭐 이런 표현이 유행하고 있잖아요. 그만큼 자연스러운 스타일리시 한 모습에 사용이 되는데요. 이제는 복잡한 것보다는 더 자연스럽고, 개성을 존중하고, 또 편안함을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이 유행이다보니 그렇게 매직 펌이 유행인 것 같아요.

 

기자: 그럼 매직 펌은 남한에서는 언제부터 유행이었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한국에서는 매직 펌이, 이 직발이 2000년대 초반부터라고 볼 수 있는데요. 그때부터 편안한 트랜드가 유행이 되었던 것 같아요. 한번 하면 크게 관리하지 않아도 되고, 특히 직장인이나 학생들 사이에서는 청결하고 깔끔한 외모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매직 펌을 하면 그러한 인상을 줄 수 있고, 또 연애인들이 너도 나도 하니까 유행이 되었던 것 같아요. 제가 2000년대 초반까지 대학을 다녔는데, 졸업할 때 즈음 매직 펌이 유행이 되기 시작했던 같아요. 지금도 “신학기 준비는 매직 펌과 시작된다”고 할 정도로 그 유행이 사그러들지 않고 있고 오히려 더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데요. 그 만큼 동양인은 긴 생머리에 대한 로망이 강렬한 것 같아요. 물론 이제는 남한에서도 남자들도 많이 매직을 해요. 암튼 북한도 생머리에 대한 로망이 간절한가 봐요? 그렇다보니 북한에도 매직이 유행인 것 같습니다

 

기자: 1990년대 중반까지는 북한의 평양시 일부 여성들이 직발 머리를 했지만, 지방에는 생머리라는 것이 없었습니다. 머리 고대라는 것도 없었고, 미용실에서 자르는 수준이었는데, 2000년 이후 북한에도 직발머리 미용이 생긴 것 같습니다.

 

정은이 연구위원: 북한도 보니, 한때 기존의 아줌마와 같은 파마머리가 없어졌다고 할 정도로 2000년대 중반부터 너도나도 앞을 다투어 머리를 곧게 펴는 ‘직발’ 이른바 매직 펌이 유행이었다고 해요. 결혼한 부인들도 직발을 하면 처녀처럼 보인다고 하여 직발의 인기는 지속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 한국에서는 매직 펌이 인기인데, 가격이 만만치 않을 것 같아요?

 

정은이 연구위원: 사실, 파마 중에서도 제일 비싼 펌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왜냐하면 한국에서는 인건비가 많이 비싸잖아요? 그런데 매직 펌은 일반 펌과 달라서 기계를 한번 더 사용해서 일일이 사람이 머리카락을 펴야 해요. 보기만 해도 너무 힘들어요. 이 작업이 한번 더 들어가기 때문에 일반 펌에 비해 매우 비싼데, 한번 하는데 100달러는 거뜬히 들고요. 시골 미장원에서도요. 또 머리 길이에 따라서 가격이 달라져요. 길면 더 비싸겠지요. 그래도 자신의 머리가 마법처럼 곱슬머리가 곧은 생머리처럼 펴진다면 투자를 마다하지 않지요. 그런데 제가 조사를 해 보니까 북한도 마찬가지더라구요.

 

기자: 남한 미용실에서 여성들이 한번 머리를 미용하는 데 100~150달러정도 비용이 든다고 하면 가격이 만만치 않는데, 북한에서는 가격이 어떤지 궁금하네요.

 

정은이 연구위원: , 북한에서도 매직펌 가격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북한 여성들은 매직펌을 하는데, 중국 돈 100, 200, 300원을 이런 정도인데 결코 아까워하지 않더라구요. 북한에서 쌀 가격을 생각하면, 그리고 일반 물가를 생각하면 매우 비싸지요. 역시 패션 사업이 북한에서도 발전가능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상당히 북한도 중국으로부터 많은 자본주의 요소들이 들어오면서 이런 곳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기자: 북한 미용실에서 여성 한명이 머리를 하는데, 중국 돈 100~200위안 정도라고 하면 달러로는 20~40달러 수준인데, 북한에서는 쌀 가격을 보면 1달러 이하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20~40달러 수준이면 북한 내부에서도 매직펌이 비싼편인데, 남한이나 미국에 비하면 가격이 그래도 싸지요. 이 방송을 듣는 북한 미용사들이 통일이 되면 돈을 많이 벌러 남한이나많 미국으로 오겠다는 생각을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남한에서 미용으로 성공하자면 그만큼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해야 하겠지요?

 

정은이 연구위원: 그렇지요. 남한에서 내가 아는 미용사 분들만하더라도 세미나를 열심히 다닌다 든지, 좋은 퍼머나 염색 약들이 무엇이 있는지, 수시로 시시각각 정보를 엄청 수집하고, 항상 미용사들은 자기개발을 많이 하더라구요. 그렇지 않으면 헤어 분야가 워낙에 유행에 민감하고 경쟁이 심하니까요. 그리고 잘 아시겠지만, 미용 학원들도 너무 많구요. 미용실도 한집 건너 하나 있다고 할 정도로 너무나 많구요. 또 요즘에는 전국 대형 체인들이 생겨나면서 개인의 작은 미용실들이 타격을 입고 있지요. 미용산업은 남한에서는 하나의 큰 산업이지요. 지난번에도 말씀을 드렸듯이 이러한 수요에 응할 수 있는 미장원이 생겨났지요. 그리구 투자도 많이 하구요. 고객 유치를 위해서 엄청 열심히 인 거지요. 북한도 아마 미용산업이 향후에는 가장 핫하고 인기있고, 유행에 민감하고 경쟁이 심한 산업이 될 것같습니다. 바꿔 말하면 이제는 북한도 개성의 시대가 오지 않는가 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기자: 네 오늘은 여기까지 듣고 다음시간에 또다른 새로운 내용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오늘 수고 하셨습니다.

 

정은이 연구위원: 네 고맙습니다.

 

경제와 우리 생활 지금까지 도움 말씀에는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편집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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