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수절과 손전화

김연호-조지 워싱턴 대학교 한국학연구소 부소장
2021-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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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수절과 손전화 북한 각지의 간부들과 근로자들이 식수절(3월 2일·남한의 식목일)을 맞아 나무심기에 나섰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지난 2일 하루에 심은 나무만 백수십만 그루에 달한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의 주제는 ‘식수절과 손전화’입니다.

3월2일은 북한의 식수절입니다. 한국에서는 4월5일을 식목일로 기념하고 있는데요, 나무를 아끼고 잘 가꾸도록 권장한다는 취지는 같습니다.

특히 지난해에는 태풍과 큰물 피해가 많았기 때문에 북한 당국이 올해 식수절에 큰 의미를 둔 것으로 보입니다. 산에 나무가 많으면 비가 많이 내려도 나무들이 빗물을 붙잡아줘서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겁니다.

사실 북한의 산림 황폐화는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북한을 방문했던 사람들은 나무가 없는 민둥산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그런 민둥산의 모습이 사진과 비디오로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이런 북한의 산림 황폐화 실상이 통계치로 드러났습니다. 전 세계 산림의 벌목 현황을 조사하는 '글로벌 포레스트 워치'라는 단체가 발표한 자료인데요, 지난 2001년부터 2019년까지, 그러니까 19년동안 북한에서 약 23만 헥타르의 산림이 사라졌다는 겁니다. 이 면적은 축구장 33만 개에 맞먹습니다. 엄청난 규모의 나무가 북한에서 없어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목재를 생산하거나 경작지를 만들기 위해서, 땔감을 구하기 위해서, 이런 여러 이유가 있었겠죠. 특히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절에 이런 벌목이 심해서 산림 황폐화는 걷잡을 수 없었습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집권 초에 산림복구와 보호 사업을 강조했습니다. 산림 황폐화의 피해가 심각하다는 걸 인식한 거죠. 그래서 북한의 벌목 면적은 꾸준히 줄었습니다. 그런데 웬일인지2019년에 다시 급증한 걸로 나타났습니다. 주로 양강도와 자강도, 함경남도에서 벌목이 집중적으로 이뤄졌습니다.

산림을 복구하고 잘 가꾸기 위해서는 5년, 10년을 내다보는 장기적인 계 획과 함께 체계적인 조사와 관리가 필요하겠죠. 여기에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관련 정보를 수집해서 관리해야하는데요, 요즘에는 지능형 손전화 덕분에 작업이 아주 편해졌습니다. 한국에서 아주 편리한 손전화 앱이 개발됐는데요, 산림에 관한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산에서 수집한 정보를 사무실로 돌아와서 문서로 정리할 필요없이 현장에서 바로 정보를 입력하면 됩니다. 이 정보는 실시간으로 데이터베이스에 들어가서 필요한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습니다. 산림조사를 나가려면 종이 야장, 위성항법시스템 기계, 방위계, 지적도, 설계도서, 법령정보, 소유자 정보, 이런 게 모두 필요한데, 이걸 지능형 손전화 앱 하나에 모두 담았습니다. 위성지도로도 알 수 없는 현장의 상황을 알기 위해서는 소형무인기, 드론을 띄워보내서 사진을 촬영합니다. 조림현장, 산불재해 같은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습니다.

산불 피해를 줄이는데도 이동통신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산불현장 지휘차에는 재난안전통신망 단말기를 장착하는데요, 영상통화와 위성항법장치로 현장 영상을 실시간 상황실로 전송하면서 체계적인 산불진압 작전을 벌이는 겁니다. 산불진압 전문인력에게는 특별한 지능형 손전화가 지급됩니다. 산불 신고를 접수하면 곧바로 현장으로 가는 길을 안내하는 기능이 탑재돼 있어서 산불 위치를 신속정확하게 확인해서 출동할 수 있습니다.

요즘 코로나 사태로 밖에 나가지 못 하고 집에서 텔레비젼과 손전화만 들여다보며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건강이 나빠지고 정신적으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고 합니다. 이럴 땐 산이나 숲으로 나가서 바람을 쐬고 오면 큰 도움이 되겠죠. 실제로 그런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하네요. 북한에서도 식수절에 동원된 사람들이 고생스럽기는 했지만 한편으로는 오랜만에 이동제한 조치를 걱정하지 않고 들놀이 나가는 기분을 느꼈다고 합니다. 산과 숲은 사람에게 참 좋은 일을 합니다. 보호하고 가꿀 충분한 이유가 있는 거죠.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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