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호의 모바일 북한] 북한의 국가자료통신망과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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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은 북한의 국가자료통신망과 홈페이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지난달 북한에서 제36차 전국과학기술축전이 열렸는데요, 국가자료망 ‘아침’ 홈페이지를 통해서진행됐습니다. 전시회에 직접 갈 필요 없는 가상 전시회 방식이었던 거죠. 과학기술 성과자료들은 화상회의 방식으로 발표됐고, ‘아침’ 홈페이지에 올려졌습니다.

이번 축전은 제한된 단위들만 참가하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국가자료망에 접속하면 누구나 전시장을 컴퓨터로 열람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과학자, 기술자, 노동자, 농민, 이렇게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수만 명이나 이번 가상 전시관을 참관했다고 전했습니다. 기존의 심사 위주 방식에서 벗어나 학술토론회와 연구토론회, 기술강의 같은 다양한 형식을 도입해서 참가자들이 과학기술 성과들을 공유할 수 있게 했다고 합니다.

북한이 최근 들어서 이렇게 국가자료통신망을 통해서 가상 전람회 방식으로 하는 행사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이달 초 열린 5.21건축축전은 국가자료통신망 ‘주체건축’ 홈페이지에서, 지난달 열린 전국3대혁명소조 기술혁신전시회는 국가자료통신망 ‘자강력’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됐습니다. 3년만에 열렸던 지난해 전국과학기술축전도 역시 같은 방식이었습니다. 이 가상 전람회를 위해서 조선과학기술총연맹 중앙위원회는 가상참관체계 ‘아침’ 1.0을 별도로 개발해서 참관자들이 국가자료통신망에서 전자문서와 전자직관물, 동영상을 볼 수 있게 했습니다.

북한은 2021년부터 국가자료통신망을 통한 가상전람회와 가상전시회를 시작했습니다. 그해 10월에 전국정보화성과전람회와 전국나노기술부문 과학기술전시회가 비대면으로 열렸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행사를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바꾼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동안 꾸준히 구축해온 국가자료통신망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겁니다. 다만 코로나 사태 속에서 가상 행사 개최에 필요한 여러가지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시간이 걸린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2020년에는 행사 자체를 취소하고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건 전세계적인 추세였을 겁니다. 코로나 사태 와중에 대면행사를 개최할 엄두가 나지 않았을테니까요. 대면행사를 비대면행사로 얼마나 신속하게 전환할 수 있는가는 하부구조와 기술, 인력이 얼마나 준비돼 있었는지에 달려 있을 겁니다.

북한의 국가자료통신망에는 이 밖에도 여러가지 목적의 웹사이트가 다양한 이름으로 올라와 있습니다. 농업정보화연구소가 개발한 ‘황금벌’ 홈페이지에 가면 농업 과학기술자료를 검색, 열람할 수 있습니다. 조중국제상품전람회에 출품된 북한과 중국 회사들의 상품 자료들은 국제상품전람회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김일성종합대학의 ‘룡마’ 홈페이지에는 과학기술자료를 번역해주는 직결식 기계 번역 봉사체계가 있습니다.

북한이 국가자료통신망을 구축해서 과학기술 자료를 널리 보급하려는 의지가 강해 보입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만 연결된 망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전세계가 인터넷으로 연결돼서 수많은 과학기술 정보와 자료가 공유되고, 외국어 자료들은 인공지능으로 작동되는 번역기로 간편하게 열람할 수 있는 세상이 이미 와 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박정우,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