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호의 모바일 북한] 수자경제와 이동통신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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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지난 주에 이어서‘수자경제와 이동통신’에 대해 좀더 알아보겠습니다.

조선중앙 TV에서 방영된‘수자경제와 이동통신’, 흥미있는 내용이 많습니다. 수자경제, 디지털경제는 정보통신망으로 연결된 경제활동을 의미합니다. 조선중앙 TV에서는 ‘수자화된 지식과 정보로 관리되는 경제’,‘정보통신기술과 정보망을 기본으로 해서 발전하는 경제’로 설명하더군요.

이동통신, 손전화의 도입이 이런 수자경제를 급속하게 발전시키고 있는데요,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게 정보통신망에 접속해서 경제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죠. 흥미로운 점은 ‘수자경제와 이동통신’프로그램에서는 3세대 이동통신을 과거형으로 묘사하고 있다는 겁니다. 두 시간짜리 영화를 내리적재할 때 3세대는 26시간이나 걸렸지만 4세대는 6분밖에 안 걸리고, 5세대는 불과 3.6초만에 끝난다는 설명을 하고 있는데요, 북한은 여전히 3세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4세대 이동통신이 출현하면서 자료통신이 원만하게 됐다는 설명은 하면서도 말입니다.

그리고 수자경제가 나타나면서 경제성장율이 세 자리 수까지도 가능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농업경제에서는 한 자리 수, 공업경제는 두 자리 수까지만 성장율을 올릴 수 있었는데, 수자경제에서는 과거에는 상상도 하지 못한 속도로 경제가 발전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건 좀 과장이 있어 보입니다. 북한이 수자경제와 이동통신망을 활용하면서 무한한 성장 잠재력을 갖게 됐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 것 같은데요, 현실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고 시청자들에게 희망만 주입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5세대 이동통신망에서는 지능도시, 지능공업, 지능생산이 가능하다는 설명도 시창자들을 먼 미래에서 이뤄질 수 있는 꿈의 세계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5세대 이동통신망이 이미 미국과 한국 등 여러 나라에서 실현되고 있다는 얘기는 쏙 빼고 있습니다. 5세대 이동통신망에서는 시속 500킬로미터로 달리는 고속열차에서도 막힘없이 손전화 통화가 가능합니다. 운전사 없이 움직이는 자율주행 자동차도 5세대 이동통신망에서 가능합니다.

이미 여러 나라에서 자율주행차에 대한 연구를 경쟁적으로 하고 있고 실험단계에 있습니다.

‘수자경제와 이동통신’ 프로그램에서는 수자화된 지식과 정보가 수자경제의 주요 재산이라고 설명합니다. 전통경제에서는 눈에 보이는 자금과 설비, 자원이 주요 재산이었다면, 수자경제에서는 사회경제 활동 과정에서 생산된 대량의 정보와 각종 지식, 이런 보이지 않는 재산이 중요하다는 거죠.

그러면서 농사에서 물관리를 예로 들었는데요, 물도랑에 있는 물의 양을 사물인터넷으로 조정하는 게 수자농업이고 수자화된 물관리라고 했습니다. 이걸 세계적으로 스마트팜, 그러니까 지능화된 농장이라고 부르는데요, 이미 여러 나라에서 실현되고 있습니다. 농장에 온도와 습도, 동체 감지기를 설치하고, 여기에서 수집한 대량의 실시간 생육 정보를 토대로 작물과 가축의 상태를 자동으로 관리합니다. 사람이 생육정보를 분석할 필요없이 인공지능 분석을 거쳐서 자동으로 관리되는 거죠.

수자경제에서는 조선중앙 TV에서 설명하듯이 사회경제 활동 과정에서 생산된 대량의 정보를 바탕으로 생산과 봉사가 가능합니다. 그런데 세계 여러 나라에서 지금 실현되고 있는 사례들을 얘기하지 않더군요. 예를 들어 우버라는 택시 회사는 자체적으로 택시를 보유하지 않고 대규모의 정보망만으로 택시 봉사를 합니다. 각자 차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이 회사에 등록해서 자기 이름과 사진, 자기 차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올립니다. 택시 이용자들은 개인정보와 신용카드 정보를 올리고 어디에서 어디로 가고 싶은지 정하면 가까운 거리에 있는 택시들이 지능형 손전화 화면에 뜹니다. 그 중에 마음에 드는 택시를 선택하면 이 택시가 몇 분만에 도착할지, 요금은 얼마인지도 나옵니다. 요금은 신용카드에서 자동으로 빠져나갑니다. 택시를 한 대도 갖고 있지 않으면서도 택시 회사를 운영할 수 있는 세상, 이게 바로 수자경제의 시대인 거죠.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박정우,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