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모바일 북한’김연호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북한의 전자결제 체계 강성’입니다.
지난주 미국 사람들은 추수감사절 연휴를 지냈습니다. 남북한의 추석과 비슷한 명절입니다. 이날 온가족이 오랜만에 모여서 음식을 나누는 풍습은 미국 사람들이나 한민족이나 똑같습니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에 맞춰서 상점들이 물건을 아주 싸게 팝니다. 직접 상점에 가는 사람들도 많지만 요즘에는 집에서 지능형 손전화나 컴퓨터로 전자 상업 봉사 체계에 접속해서 싸게 나온 물건들을 삽니다. 물론 결제까지 모두 지능형 손전화나 컴퓨터로 끝낼 수 있습니다. 올해 추수감사절 다음날에만 미국에서 98억 달러 어치의 물건이 전자 상업 봉사 체계를 통해 팔렸다고 합니다.
북한도 전자결제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2015년부터 전자 상업 봉사 체계를 개발하고 여기에 맞게 전자결제 체계 ‘울림’을 도입했습니다. ‘울림 1.0’은 내화 현금카드인 전성카드에 연동됐는데, 2020년에 나온 ‘울림2.0’은 전성카드에 더해서 외화카드인 나래카드와 지방 무역 카드, 무역기관이 발급한 카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2차원 상품식별부호, QR코드 기능도 추가됐습니다. 개인정보를 울림 2.0에 등록하면 자기 돈자리에 맞는 상품식별부호가 생성돼서 이걸로 상점에서 전자결제 할 수 있는 거죠.
한국의 북한전문 매체 ‘데일리NK’에 따르면, 북한은 ‘강성’이라는 이름의 전자결제 체계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강성 2.0’까지 나왔는데, 중앙은행과 상업은행에서 개인과 기업소 명의로 발급된 카드를 등록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강성망 손전화 봉사체계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우대해 준다고 하는데요, 아마도 충전 수수료를 고령링크 가입자들 보다 덜 받나 봅니다.
전자지불 체계를 다양화 해서 일반 주민들을 국가가 관리 통제할 수 있는 전자금융체계로 끌어들이겠다는 의도로 읽힙니다. 고려링크 가입자들에게 강성망으로 옮길 이유를 하나 더 주는 것이기도 하겠죠. 북한 당국이 이동통신과 전자결제를 결합해서 여러 정책 목표를 달성하려는 것 같은데요, 고려링크를 몰아내고 강성망으로만 가겠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고려링크의 사업을 어떻게든 축소하겠다는 의지는 분명해 보입니다. 고려링크에 75% 지분을 갖고 있는 이집트 통신회사 오라스콤과 북한의 관계가 파탄났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강성 2.0 전자결제 체계는 이런 관계를 더 악화시키겠죠.
북한 관영매체에서 최근에 10대 우수기업의 하나로 선정된 삼흥경제정보기술사를 다루면서 전자결제를 강조한 사실도 눈에 띕니다. 삼흥경제정보기술사는 북한 경제의 수자화, 디지털화 실현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고 평가받았는데요, 종업원이 수십 명 밖에 안되는 작은 회사인데도 통합정보봉사체계 ‘나의 길동무’와 전자지불 체계 ‘삼흥전자지갑’같은 최우수 정보기술 제품을 개발했다고 소개됐습니다. 특히 ‘삼흥전자지갑’에 ‘짧은 기간 동안 수많은 단위들과 사람들이 가입했다’, 이렇게 전해졌는데요. ‘울림 2.0’과 ‘강성 2.0’에 더해 또다른 전자결제 체계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 기존 체계에 비해 어떤 점이 더 좋다는 건지 궁금합니다.
북한은 상업봉사 활동의 현대화를 목표로 전자상업을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핵심은 지능형 손전화로 상품을 검색해서 전자결제로 구매할 수 있는 체계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손전화 가입자들이 안심하고 은행에 큰 돈을 맡길 수 있어야겠죠. 북한이 중국의 모바일머니를 따라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만,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중국에서 불고 있는 전자상업봉사, 전자결제의 바람을 북한에서는 보기 어려울 겁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김소영,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