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회의

김연호-조지 워싱턴 대학교 한국학연구소 부소장
2020.05.25
virtual620.jpg 사진은 화상회의 시스템을 이용해 교육받는 아이들.
사진-연합뉴스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은 ‘화상회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면서 대면접촉을 가능한한 피하고, 대신에 전화나 이메일로 연락하는 모습이 흔해졌습니다. 대면접촉에서 발생할 수 있는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자는 거죠.

각종 회의도 사람들이 직접 만나는 대면회의 보다는 화상회의가 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저도 재택근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직장 동료들과 하던 회의를 화상으로 하고 있고, 한 달에 한 번씩 하던 워싱턴 전문가들과의 공부모임도 화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대학에 다니는 저희 아들은 봄학기에 일종의 화상회의라 할 수 있는 원격수업을 받았는데요, 친구들하고도 화상으로 만나서 안부를 묻고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각종 토론회도 이제는 화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청중을 모아놓고 사회자와 토론자들이 무대 위에 앉아서 진행하는 토론회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라지기 전까지는 한동안 보기 어려울 거 같습니다. 화상 토론회를 가리켜서 영어로 웨비나라고 부르는데요, 인터넷망을 의미하는 웹과 토론회를 의미하는 세미나를 합친 말입니다. 청중들은 화면으로 토론자들의 발표내용을 지켜보면서 문자로 질문을 보낼 수 있습니다.

화상회의가 널리 보급되면서 시간과 공간의 제약도 무너지고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에 있는 사람들이 각자 집에서 화상으로 편하게 만날 수 있는 겁니다. 두 나라의 시차가 13시간이나 되지만, 서로 시간만 제대로 조정하면 문제될 게 없습니다.

화상회의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전에 이미 활용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면회의를 할 수 없는 특별한 상황에서 많이 사용됐고, 일반인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저도 요즘 들어서 화상회의를 처음으로 접하게 됐는데요, 사용해 보니 별로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화상회의를 주최하는 측에서 알려준 사이트에 접속하면, 회의 참가자들의 얼굴이 한 화면에 바둑판처럼 뜹니다. 마치 한 공간에 모여 있는 것처럼, 서로 얼굴을 보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거죠. 물론 각자 가지고 있는 컴퓨터에 카메라와 마이크가 달려 있어야 합니다. 탁상 컴퓨터에는 웹켐이라는 장치를 설치해야 하지만, 노트형 컴퓨터와 판형 컴퓨터, 지능형 손전화에는 카메라와 마이크가 내장돼 있어서 그대로 사용하면 됩니다. 지능형 손전화는 화면이 작아서 화상회의를 하는데 불편함이 있기는 하지만, 집밖에서 일을 보다 화상회의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는 안성맞춤입니다.

북한도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로 화상회의를 전보다 더 활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 2월들어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하는 중앙당 부장급 회의가 대면회의에서 화상회의로 바뀌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들도 지난 3월부터 국가비상방역사업과 관련한 총화회의가 화상으로 진행됐다고 전했습니다. 중앙비상방역지휘부가 화상회의를 통해 각 지방에 방역사업의 방향을 제시하고, 방역 실태에 대해 보고받고 있다는 겁니다.

이 밖에도 농업성과 농업과학연구기관이 농업지도기관들과 농업생산단위들을 대상으로 ‘먼거리 영농기술 문답 봉사’를 하고 있는데, 여기에도 화상회의가 활용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에 열린 전국 대학 과학연구성과 전시회에서는 김일성종합대학에서 개발한 화상회의 체계 ‘락원’이 소개되기도 했는데요, 이미 북한 내부적으로 상당히 보급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전세계적으로 경제가 안 좋아졌지만, 화상회의 체계를 개발, 운영하고 있는 회사들은 오히려 매출이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매달 15달러 정도 회비를 받고 화상회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기본적인 기능만 있는 짧은 화상회의 서비스는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사람들이 화상회의에 익숙해지고 있는데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해결되더라도 이런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 같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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