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예진입니다.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좀처럼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때, 내 뜻대로 아무 것도 이루어지지 않을 때, 결국은 그래서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을 때가 혹시 있으셨나요? 그럴 때 누군가 단지 손 내밀어주는 것만으로 인생이 바뀌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모든 게 낯설고 서툰 탈북민들의 손을 잡아주고 등을 토닥여준 사람들과 그들로 인해 빛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탈북민들의 이야기, <당신을 칭찬합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정은심: 오늘은 좀 어떠세요, 어르신?
강사헌(90세): 하루에 두 알 먹거든요. 그런데 3알을 먹을 때는 이제 설사를 해버리고…
정은심: 알겠어요, 어르신. 제가 참고하고 있을게요.
이지요: 우리 정은심 원장님 보시기에 어떠세요?
강사헌: 좋아서 왔죠.
이지요: 오 어떤 점이 좋으세요?
강사헌: 따뜻하니까.
이지요: 따뜻해요?
강사헌: 사탕 하나라도 이렇게 물려준 것처럼 그렇게 하니까 좋죠.
이지요: 정은심 원장이 평상시에 어머니한테 잘 해드리냐고요.
이경욱(86세): 잘 해주세요. 나뿐이 아니라 다, 할머니들한테 다.
이지요: 다 잘해줘요?
이경욱: 한 명 차별없이 잘해요.
90세 강사헌 어르신도, 86세 이경욱 어르신도 입이 마르게 칭찬하는 칭찬 주인공 정은심 씨. 은심 씨는 올해 39세로, 단국대 간호학과를 졸업해 요양시설에서 경력을 쌓아 2021년 지금의 다온 요양원을 설립했는데요. 간호사로 일하다가 어르신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좋아 이른 나이에 요양원을 운영할 결심을 했다고 합니다. 24명의 요양원 어르신들 모두 늘 웃으며 살갑게 대하는 은심 씨를 딸처럼, 손녀딸처럼 여기고 있었는데요. 은심 씨가 요양원을 운영하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고 하네요.
정은심: 북에서 오신 분들 중에 이제 무연고자인 분들, 그리고 이제 연세가 어중간하게 드셔서 그분들이 와서 일하시기도 그렇고, 공부하시기도 그렇고, 자녀들은 없고, 어디가 아파서 만약에 몸져누웠다 그러면 그분들을 돌봐주고 하는 이런 게 있다는 걸 일단 당사자들이 잘 몰라요. 그렇게 쓸쓸하게 외롭게 가시면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되죠. 그런 분들을 제가 어떻게 하면 품을까, 모실까?
그렇게 탈북민 어르신들을 함께 모실 생각으로 요양원을 운영하고 있는 은심 씨, 정말 칭찬 받아 마땅하네요. 방금 전까지 어르신들에게 간식을 먹이던 은심 씨, 나갈 채비를 하는 것 같은데요. 또 어디를 가시는 거죠?
정은심: 예. 수고하세요.
이지요: 아니 지금 어르신 모시고 어디 가시는 거예요?
정은심: 어르신들께서 가끔씩 감기 기운이 있으셔서 힘들어 하시면 바로바로 모시고 병원에 다녀오기도 합니다. 날씨가 왜 이렇게 따뜻한지~ 이금순 어르신 좋죠?
이금순: 내가 호강이네.
이지요: 그러면 한 달에 이렇게 외부 병원에 가는 일은 몇 번이나 있어요?
정은심: 아마도 저희 주변 요양원들 중에 저희 요양원이 병원을 제일 많이 가지 않나 싶어요. 대략 우리 배 간호사님, 한 달 치면 한 그래도 한 20번은 되지 않나?
배 간호사: 맞아요.
정은심: 골다공증 주사 맞으러 또 가거든요. 3개월에 한 번씩, 얼마 전에 다녀오셨죠?
이지요: 그럼 진료 잘 받고 오세요. 저는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하나라도 더 챙기려고 하는 마음이 아 진짜 진심인 게 너무 드러나요.
면역력 약한 어르신들이 제 때에 병원에 가는 건 아주 중요한 일이죠. 이 또한 세심하게 어르신들을 잘 돌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인데요. 은심 씨의 세심함은 또 다른 데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병원에 다녀오자 마자 어르신들 먹기 편하게 딸기 꼭지를 따고 있는 은심 씨, 옆에서 칭찬 배달부 지요 씨도 열심히 돕고 있는데요.
이지요: 아니 이게 삼시 세끼 챙기고 또 이렇게 간식까지 챙기시는 거네요.
정은심: 맞아요. 어르신들 때 되어서 잘 드려야지 안 그러면은 배 고프시면 소리 지르시기 때문에 아기들처럼 잘 살펴야 됩니다.
이지요: 맛있게 드세요.
정은심: 우리 김성재 어르신도 여기 있어요.
이지요: 엄마가 좀 아프셔서 이렇게 요양병원에도 계시고 이렇게 아프셔서 힘드실 때는 이렇게 떠서 먹여드리고 했는데 저희 엄마 생각나고 하네요.
그래서 나섰습니다. 노래 실력 뛰어난 지요 씨가 어르신들을 위해서 깜짝 노래 선물을 한 보따리 풀었는데요.
(이지요 노래)
요즘 한국에서 유행하는 트롯 노래부터 어르신들 취향에 맞는 옛 노래들까지. 어르신들도 어깨를 들썩이며 좋아하시네요.
이지요: 우리 정은심 원장님뿐이다~우리 정은심 원장님께 칭찬의 꽃다발~
정은심: 우리 어르신들 한 분 한 분 더 제 부모처럼 제 할머니 할아버지처럼 알뜰 살뜰히 살피고 한 분, 한 분의 마음과 생각을 제가 더 가까이서 듣는 사람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지요: 당신을 칭찬합니다.
하루 종일 정은심 원장님의 사랑으로, 미소로, 흥으로 가득했던 다온 요양원. 새해를 맞아 어르신들 모두 은심 씨와 함께 오래오래 건강하게 지내셨으면 좋겠네요. <당신을 칭찬합니다> 다음 시간에 새로운 칭찬 주인공과 함께 찾아오겠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