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칭찬합니다] 북한 요리 장인의 꿈(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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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예진입니다.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좀처럼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때, 내 뜻대로 아무 것도 이루어지지 않을 때, 결국은 그래서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을 때가 혹시 있으셨나요? 그럴 때 누군가 단지 손 내밀어주는 것만으로 인생이 바뀌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모든 게 낯설고 서툰 탈북민들의 손을 잡아주고 등을 토닥여준 사람들과 그들로 인해 빛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탈북민들의 이야기, <당신을 칭찬합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유귀열 요리연구가: 7년 전에 이명애라는 북한 요리 연구가를 한번 만났어요. 음식을 먹으면 뭔가 개운하면서도 몸이 좋아지는 듯한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하는 음식을 하더라고요. 얼마나 착한지 뭐가 있으면 가져가라고 막 그렇게 불러가지고 다 나눠주고,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좋고, 말도 잘하고, 음식도 잘하고, 어디 하나 나무랄 데가 없는 이명애 씨입니다.

이지요: 오늘의 주인공은 어떤 분일지… <당신을 칭찬합니다> 오늘의 주인공은요. 요리에 대한 진심이 마구마구 샘솟는 그런 분이라고 합니다. 빨리 만나러 가보시죠.

한국의 유명한 한식 요리 연구가로 방송에서 다양한 요리법을 선보이고 있는 유귀열 씨가 오늘의 칭찬 주인공을 소개해줬는데요. 북한에서 온 요리 연구가라면 요리하는 곳으로 가야겠죠?

이지요: 어 맛있는 향기가 나는 것 같은데요. 이거 여기인 것 같아요. 여기서 냄새가 음식이 가득한 그런 냄새가 나거든요. 어머 안녕하세요. 제가 이명애 명인님을 찾아왔거든요.

이명애: 맞아요. 제가 이명애입니다.

이지요: 아니 뭔가 맛있는 요리를 잔뜩 만들고 계시는데 어머 잠깐만 이거는 도시락 아닌가요?

이명애: 네. 도시락이에요. 도시락. 남북한에서 맛있는 걸 골라서 지금 도시락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지요: 남과 북의 음식이 합쳐진 도시락이에요?

이명애: 맛있는 거 골라서 담는다. 김치나 장아찌 같은 것만 딱, 북한에서 제일 맛있는 것만 도시락에 담고… 그냥 남북한 통틀어서 한식이라고 보면 돼요.

이지요: 그러면 이명애 표 도시락은 어떤 게 다를까요?

이명애: 엄선된 것들만 골라서 담으니까 나는 아무튼 이 도시락에 내 마음을 담는다고 생각하고 하거든요.

이지요: 어머 도시락에 마음을 담는다~ 정성이… 이거 혹시 도시락이 완성이 되면 저도 혹시 먹어볼 수 있나요?

이명애: 드려야지요.

이지요: 완성이 되니까 이게 색깔부터 알록달록해요. 그러면 일단 먹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와~청취자 여러분께 직접 보여드리지 못해 아쉬운데요. 이명애 표 도시락에는 각종 나물과 김치, 두부, 깻잎전, 노랑, 분홍, 쑥색의 3색만두, 달콤짭짤해 보이는 불고기까지! 10가지 반찬으로 꽉 채워져 있는데요. 밥 안 먹어도 배 부를 것만 같습니다. 지요 씨가 너무 부럽네요.

이지요: 뭐니뭐니 해도 고기죠. 향이 일단 너무 좋다. 그리고 저 기대됐던 게 이게 북한식 김치인 거잖아요. 김치도 명인이시고. 식감이 진짜 맛있어. 이게 무예요? 소리 들리시죠. 아삭아삭하면서 뭔가 쫄깃한 느낌도 있고.

이명애: 김치는 확실히 시원하고 맛있다 이러더라고요.

이지요: 맛있다!

이명애: 맛을 책임지지 못하는 도시락은 난 팔 수가 없고요. 컨디션이 안 좋거나 이렇게 할 땐 내가 주문을 안 받아요. 잘할 수 있을 자신이 없을 때는 내가 못 받고요.

북한에서 식당을 운영했던 이명애 씨의 어머니, 그 손맛이 남달라 장사도 잘됐다고 하는데요. 어려서부터 어깨 너머로 어머니의 요리 솜씨를 배웠던 이명애 씨는 2010년 탈북해 2011년 한국에 정착한 뒤로 각종 요리대회에 출전해 북한 요리를 선보이며 북한 전통 음식 알리기에 앞장서 왔습니다. 특히 명애 씨는 한국에 제대로 북한 요리를 알리기 위해 음식 명인 인증 시험에 세 번의 고배를 마시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했는데요. 2016년, 마침내 북한 전통 음식 명인 대열에 오르는 영광도 안았죠.

이지요: 원래부터 요리를 하셨던 거세요?

이명애: 북한에서 많이 했고 여기 와서는 사실 힘들어서 노래를 안 하려고 그랬어요. 인지고기밥이나 두부밥이나 이거는 고난의 행군 때 북한이 정말 힘들 때 고난의 행군 시기가 있었잖아요. 우리가 그 시기에 사람들이 살려고 만들어진 길거리 음식이거든요. 근데 그게 마치 북한의 전통 음식처럼 방송에 비춰지는 게 난 처음에 마음이 아프다 못해 '왜 이러지 저걸 누군가 이렇게 바꿔 놓을 수 없을까' 내가 그 다음부터 일년에 두 번씩 세계요리대회에, 봄과 가을에 하는 거는 꼭꼭 나갔어요. 그때 큰 대회 나가서 한번 내가 입상을 하고 보니까 '북한 요리가 이래?' 이렇게 북한 요리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그 궁금증이 이렇게 많아지고, 그때 엄청 많은 사람들이 내 요리에 호기심이 있었거든요. 그런 과정을 통해서 북한 음식을 내가 알릴 수 있는 기회가 굉장히 많았고, 명인 칭호도 받고, 또 이런 도시락 사업도 하고, 사람들한테 이렇게 요리도 가르치는 일 하고… 뿌듯해요. 잘한 것 같아요.

이지요: 어머 잠깐 누가 이렇게 우르르…안녕하세요?

이명애 요리 연구가와 진지한 얘기를 나누던 중 갑자기 들이닥친 사람들. 곧 이명애의 요리교실이 시작된다고 하는데요. 요리교실에서 다 같이 배워 볼 요리는 이명애 씨가 한국에도 널리 알리고 싶은 북한의 전통 요리라고 합니다. 과연 어떤 음식일까요? 그리고 요리를 배우러 와서 여전히 시끌벅적한 수강생들의 정체는 과연 뭘까요? <당신을 칭찬합니다> 다음 시간에 맛있는 소식으로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