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한 빛, LED 손전등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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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 안녕하십니까? 이현주입니다. 한반도의 밤 풍경을 찍은 위성사진을 보면 평양을 제외한 북쪽은 검은색이고 남쪽은 골고루 불빛이 보입니다. 남북의 경제상황을 비교할 때 단골로 사용되는 사진이기도 한데요. 요즘 북쪽에서 나오신 분들 얘기를 들어보면 전기 사정이 조금 나아졌다기 보다 적은 전기를 사용해서도 돌릴 수 있는 기계가 늘어나 사람들이 그런 기계를 찾아쓰는 그런 상황이 된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탁상컴보다 전기가 적게 먹는 노트콤을 사용하는 것처럼 말이죠. 오늘 '돈주의 황금알' 주인공이 들고 온 물건도 그렇습니다. 적은 전기를 이용해 사용하는 물건이라 하는데요. 무엇일지 궁금하시죠? 얼른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최철남 : 안녕하세요.

진행자 : 만나서 반갑습니다. 먼저 청취자 여러분에게 자기 소개 부탁합니다.

최철남 : 제 이름은 최철남이라고 하고요. 올해 서른 살입니다. 고향은 함경북도 온성이고 한국엔 열아홉 살 때 왔습니다.

진행자 : 한국에 오신지 오래 돼셨네요.

최철남 : 지금은 동국대학교 경찰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현재는 직장에 다니고 있습니다.

진행자 : 그렇군요. 얼른 본론으로 들어가서요. 너무너무 궁금합니다. "세상에 빛이 돼는 사업이다." 사전에 제가 이렇게 소개를 받았는데요. 철남 씨가 가져온 물건, 판매하고 싶은 제품은 무엇인가요?

최철남 : 네. 제가 하고 싶은 일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도 여러분께 소개해 드리고 싶은 맘이 더 큰 물건입니다. 바로 랜턴, 손전등입니다. 이 손전등으로 장사를 하고 싶어요.

진행자 : 아, 손전등이요?

최철남 : 제가 이걸 해외유학 중에 봤습니다. 이 물건을 보자마자 북한에서 정말 필요한 물건이란 생각부터 들었거든요. 실제로 획기적 물건이 아닐까 싶습니다.

진행자 : 해외에서 보셨다고 했는데 그럼 해외에만 있는 물건인가요?

최철남 : 아니오. 저도 처음엔 외국 물건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까 한국에서 제조한 제품이더라고요.

진행자 : 대체 어떤 손전등인데요? 되게 궁금하네요.

최철남 : 휴대용 태양광 충전식 LED 손전등이고요. 태양열로 충전을 해서 쓰는 방식입니다. 손전등이라고 하면 크기가 어느 정도 클 것으로 생각하실 것 같은데요. 이 LED손전등은 지름이 13센티미터 높이가 11센티미터 정도 되는, 성인 손바닥을 쫙 벌렸을 때 정도 넓이의 둥그런 원통형 모양입니다.

진행자 : 납작한 통조림 모양 같아 보이네요. 그렇게 작습니까? 그런데 크기에 비해서 생각해보면 LED가 상당히 성능이 좋다고 하더라고요.

최철남 : 북쪽에도 중국에서 많은 물건들이 곧바로 수입이 되니까 이미 알고 계실 수도 있는데요. 오늘 제가 소개하는 손전등에 사용하는 LED 라는 것은 발광 다이오드라는 일종의 반도체 소자입니다. 전기가 흐르면 빛을 내는 성질을 이용해 전등으로 사용되는데요. 전기 효율이 일반 전등에 비해 월등히 좋아 원래 사용하던 전기의 90%까지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 크기가 엄청 작아요. 그래서 LED 가 사용된 등은 엄청 작고 얇습니다. 사실 남쪽에서도 LED전등으로 바꾸는 것을 국가에서 권유하고 있어요. 에너지 감소효과가 크니까요. 전기 절약 차원에서 말입니다.

최철남 : 그렇습니다. 그리고 큰 장점은 수명이 오래 간다는 것입니다. 특히 적은 양의 전기로 불을 밝힐 수 있기 때문에 태양광 충전기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제가 이 손전등을 사용한 공간이 한 10평 정도 됐는데 그 등을 켰을 때 전혀 불편함이 없이 환했고요. 대낮 같았습니다.

진행자 : 적은 량의 전기로 환하게 밝힐 수 있는 전등. 네. 그것 참 유용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태양열로 충전해 사용할 수 있는 전등이 어디서 파는 상품인가요? 철남 씨는 어디서 보셨어요?

최철남 : 당연히 남한에서 파는 물건이고요. 저는 이 손전등을 캠핑, 낚시, 등산 용품 파는 곳에서 봤습니다. 캠핑은 주로 숲에서 많이 하고 낚시는 바다나 강에서 하죠. 등산은 산으로 가니까 모두 전기가 잘 안 오는 곳이잖아요? 그런 곳에서 사용하라고 판매하더라고요.

진행자 : 그걸 딱 보고 이거다 했군요. 북쪽에서도 유용하겠다라는 생각이 드셨나요?(웃음)

최철남 : 네. 저도 이 랜턴을 보자마자 '와~ 저거 북한에서 쓰면 정말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왜냐면 저도 어렸을 때, 현재도 북한은 똑같지만요. 전기가 안 들어와서 고생할 때 많았거든요. 심지어 밖에 나가서 달빛에 공부한 적도 있어요.

진행자 : 누가보면 공부 굉장히 열심히 한 분 같아요. (웃음)

최철남 : 네 그런 것은 아니고요. (웃음) 그 공부란 게 혁명역사 같은 거 말입니다. 떨어지면 안 되잖아요 생활 총화 시간에 창피당하고 말이죠. 북한은 현재도 평양이나 일반 사적지를 제외하곤 시골 같은 데서는 전기 구경하기 힘들다고 알고 있어요. 아직도 기름을 쓰는 호롱불을 켜는 곳도 있잖아요. 해만 지면 집 밖은 깜깜해요. 가로등도 없고 말입니다. 그래서 이 손전등을 보자마 북한이 떠올랐어요. 사실 이 전등으로 사업을 해보겠다는 생각보다 북한 주민들한테 정말 필요할 것 같아서 정보를 전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진행자 : 그런데요. 이렇게 좋아도 비싸면 소용 없을 것 같습니다. 현재 이 제품은 남한에서 얼마 정도에 팔리나요?

최철남 : 한국 돈으로 만원 정도 합니다. 그러니까 10달러도 정도 되는데요. 기능과 쓰임새를 생각하면 또 거의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단 걸 감안하면 그리 비싼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 10달러. 정말 그 값어치를 하는 지 기능을 일단 좀 알아봐야겠습니다.

최철남 : 가장 좋은 점은 휴대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어디를 가나 갖고 다닐 수 있으니까요. 특히 북한 시골길은 정말 깜깜해서 나다니기 무섭고 위험하기도 한데요. 물론 시내도 마찬가지입니다. 평양을 제외하고는 시내에도 가로등이 거의 없어요. 그러나 이 손전등은 가운데 손잡이가 달려 있어서 갖고 다니기 편리합니다. 특히 무게가 엄청 가볍습니다. 약 50그람 정도 밖에 나가지 않아요.

진행자 : 50그람이요? 되게 가볍네요. 여성분들도 가지고 다니기가 쉬울텐데요. 무엇으로 만들어졌나요?

최철남 : 플라스틱 같은 걸로 만들어졌는데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안 쓸 때는 부피를 작게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습니다.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필요할 땐 꺼내면 되지요.

진행자 : 우리가 기존에 쓰던 전등은 둥근 형태였는데 LED는 새끼 손톱만한 크기라서 접는 형태가 가능하겠네요.

최철남 : 그렇죠. 그리고 남한에서 지금 팔리는 상품은 쓸 때는 공기 주입구에 공기를 불어 넣어서 펴서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비닐 종류여서 찢어질 염려가 있지만 제가 직접 해봤는데 생각보다 튼튼합니다.

진행자 : 접었다 폈다 할 수 있어서 부피가 작다, 50그람 정도로 아주 가볍다, 그래서 어디든 갖고 다니기 편하다, 누가 만들었는지 참 맞춤형으로 잘 만들었습니다.

최철남 : 북한은 도둑이 많은데요. 논에서 볏단을 지킬 때 사용해도 좋을 것 같고 가족끼리 모여서 놀 때도 밤을 밝혀줄 것 같습니다.

진행자 : 도란도란 얘기하며 밝히는 밤, 불 밝혀주는 작은 전등 참 좋은 그림이네요. 사람이 만들어낸 발명품 가운데 인간의 생활을 가장 편하고 윤택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이 전기 같습니다. 그러나 전기를 만드는데 자연을 망치며 발전소를 짓거나 석유를 쓰는 것도 한계가 있죠? 그래서 사람들은 이런 아주 적은 전기로 지금의 생활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그 연구를 통해 LED등 같은 것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최철남 : 그리고 이 전등은 앞에서 설명했듯이 태양광으로 켜집니다.

진행자 : 네 그게 중요한 거죠. 참 세상은 빨리 바뀌고 좋은 물건도 많이 나오네요. 태양광 얘기를 좀 더 하고 싶은데요 그렇지만 시간이 다 됐습니다. 다음 시간에 이어서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최철남 씨 다음에 다시 한 번 만나서 얘기 이어나가도록 하죠.

최철남 : 네, 좋습니다.

진행자 : 그럼 다음 시간에 또 만나요.

최철남 : 네,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진행자 : 저도 여기서 인사드리겠습니다. LED와 같이 밝고 희망적인 얘기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 저는 이현주였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남북 청년들이 함께 하는 인권단체 '나우'가 제작하고, RFA 자유아시아방송이 기술 지원하는 방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