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고위층 숙청과 처형 (김근섭 부부장, 오봉산 관리소장)

워싱턴-전수일, 강철환 chuns@rfa.org
2019-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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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현영철 전 인민무력부장 공개처형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것과 같은 종류의 고사총.
북한이 현영철 전 인민무력부장 공개처형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것과 같은 종류의 고사총.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주 화요일 북조선 내부의 소식과 정보를 전해드리는 ‘북조선 인민통신’, 진행에 전수일입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사건, 사고, 동태, 동향에 관한 소식과 자료를 입수해 청취자 여러분에게 전달하고 설명할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와 이 시간 함께 합니다. 북한전략센터는 북한 내부의 민주화 확산사업과 한반도 통일전략을 연구하는 탈북자 단체입니다. 

전수일: 북한의 김정은이 집권을 전후해 지난 9년간 처형한 고위층 간부와 가족이 420명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전략센터가 다른 인권단체들과 협력해 북한의 현직 간부 및 고위탈북자, 일반탈북자 등을 대상으로 심층면접 및 서면으로 조사한 결과인데요, 명단에는 아버지 김정일의 넷째 부인 김옥, 고모부 장성택, 암살된 이복 형 김정남 등 친인척을 비롯해 인민무력부장 현영철, 인민군 총참모장 리영호, 내각부총리 김용진 등 김정은의 최 측근 참모 들과 핵심 세력 간부들 다수가 잔인하게 처형당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번 조사를 이끈 북한전략센터 강철환 대표와 숙청 처형당한 주요 인물들과 그 배경을 살펴 봅니다.
강대표님, 장성택과 그의 참모들과 가족들이 처형된 이듬해인 2014년에는 노동당 조직지도부 고위층 간부가 처형됐습니다.  바로 김근섭 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인데요, 그 내막은 어떤 것입니까?

강철환: 장성택과 그 일파에 대한 숙청 처형이 세 차례 걸쳐 처리되고 그 후유증이 가라앉을 무렵에 또 다른 대형 사건이 발생하게 됩니다. 단 한 번도 숙청돼 처형된 적이 없는 당 조직지도부 간부부에 핵심 부부장 김근섭이 그 인맥들과 함께 집단 처형된 사건입니다. 이 사건 역시 김원홍 전 국가보위성 부상이 주도한 사건입니다. 북한 보위성은 김씨 정권의 사냥개로 늘 토사구팽의 운명을 안고 살았습니다. 김병하 전 보위상이 김정일의 후계구도를 다지면서 많은 사람들을 숙청하고 나서 그 책임을 지고 자살하는 비극을 맞았습니다. 심화조 사건을 주도했던 보안성 정치국도 비슷한 운명을 맞았습니다. 사실 김정은은 김원홍의 수명을 장성택 사건을 처리한 뒤로 정하고 그를 제거할 명분을 찾고 있었습니다. 김원홍도 장성택 사건으로 많은 간부들을 죽이고 손에 피를 잔뜩 묻힌 상태여서 그 원한을 갚으려는 당 조직의 반격에 대비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김원홍은 좀 과도하게 일을 만들어서 김근섭 숙청의 빌미를 꾸민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에서 간부들의 행동은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서 종파분자가 될 수도 있고 충성분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김원홍은 황해도 지역에서 보위성 첩보라인을 통해 황해도당 간부들이 유곽을 만들어놓고 음란한 행위를 자주한다는 보고를 받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에 김근섭 당조직지도부 부부장이 연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조직지도부에서 간부 임명권을 가진 김근섭을 잡으려면 김정은이 동의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래서 김근섭과 그 일파들을 종파세력으로 만들어 김정은에게 보고하게 됩니다.

전. 그럼 김원홍이 김근섭과 그 일파들이 이른바 종파활동을 했다는 혐의 내용은 어떤 것입니까?

강. 김근섭은 중앙당, 지방당의 책임비서들을 임명하는 막강한 권력을 가진 자였습니다. 사실 여부를 떠나 그의 죄는 자신의 인맥들을 황해도 지역의 당 비서로 대거 임명해 황해도를 자기만의 왕국으로 만들었다는 죄를 뒤집어쓰게 됩니다.
황해도 지역의 주요 도시와 군의 책임비서들이 모두 김근섭을 추종하는 종파집단으로 만들어버립니다.
황해도 해주시당 책임비서, 황해남도 도당 조직비서, 황해남도 인민위원회 당비서, 청단군당 책임비서, 연안군당 책임비서 등 11명의 황해도 지역의 당 간부들이 대거 연루되게 됩니다.
문제의 발단은 김근섭이 황해도 지역으로 출장 나가면 이들 간부들이 유곽을 따로 만들어 미인들을 대거 영입해 김근섭에게 수청 들게 하면서 음란한 가무와 변태적 행위들을 하면서 반혁명적 행위를 했다고 몰아간 것입니다. 

전. 음란한 행태가 반혁명적인 것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이해가 잘 안됩니다.

강. 사실 김근섭 사건은 김원홍이 김정은에게 잘 보이기 위한 제물인 셈입니다. 북한 같은 체제에서 자신의 파벌을 만들어 관리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물론 김근섭이 자신들에게 뇌물을 많이 바치고 아는 인맥을 통해 당 비서로 임명할 수는 있습니다. 
김근섭이 아니더라도 간부부 부부장이 지방에 나가면 해당지역 당 간부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그를 접대하기 위해 별짓을 다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간부들이 김정일의 기쁨조 술파티처럼 비밀리에 놀아나는 것은 사실 큰 비밀도 아닙니다. 간부 층에서는 그런 것 하다가 걸린 자만 바보스럽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김근섭 정도의 술파티는 사실 웬만한 간부들은 물론, 보위성 간부들도 다 하는 행태인 것입니다. 다만 어떻게 엮어서 김정은에게 보고하는 가에 따라 그 사건이 달라집니다. 김원홍이 보고서에 황해도 안에서는 부하들이 김근섭을 왕과 같이 받들고 있다는 식으로 묘사하면 김정은을 충분히 진노케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지 않아도 김정은이 황해도 지역의 종파적 행위를 민감하게 생각하는 것은 이 지역이 태생적으로 반정부적 성향이 강한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해주의 경우 워낙 반동들이 많아 김씨 일가 지도자들의 거의 찾지 않을 정도로 믿을 수 없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6.25 전쟁 때 좌우 대립이 가장 극심했고, 공산당에게 죽은 가족 친지들이 워낙 많아 복수의 생각을 갖는 후대들이 어떤 보복을 할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김정일 시대에는 황해도와 함경도 사람들간 집단 이주 교환 방식으로 이 지역의 불안을 잠재우려는 시도까지 있었을 정도였습니다.

전. 그렇다면 김원홍은 김근섭과 황해도 지역의 간부들의 동향을 지속적으로 감시했을 것 같은데요.

강. 그렇습니다. 김근섭과 황해도 지역 간부들이 그 지역에서 술파티를 하는 행태를 자세하게 
조사하게 됩니다. 그 와중에 20대 초반의 숫처녀들을 선발해 김근섭에게 상납한 사건을 알게 됩니다. 또 술자리에서 변태적 행위를 한 것도 밝혀냅니다. 이러한 상황이 김정은에게 보고되면 난리 날 수밖에 없는 사건이었습니다. 김원홍에게 멀어져 가던 김정은이 이 사건을 보고받고 노발대발하며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들을 모조리 잡아들이고 고문하게 됩니다. 결국 이들은 김근섭에게 포섭된 종파분자로 엮여서 강건 군관학교에서 모조리 고사총 세례를 받게 됩니다. 

전. 2014년 김근섭 일파 처형 외에 있었던 다른 사건들도 소개해 주시죠.

강. 김정은의 집권초기 3대 사업이었던 미림승마장, 문수물놀이장, 마식령 스키장 건설이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서 미림승마장은 김정은이 가장 심혈을 기울인 건설이었습니다. 하루 밥세끼도 못 먹는 북한에서 승마로 인민생활을 높이겠다는 엉뚱한 발상을 하는 지도자에게 제대로 된 제안도 못하는 상황에서 미림 승마장 설계를 담당한 인민무력부 설계 실장이 고사총에 맞아 죽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김정은이 원하는 대로 하지 않았다는 죄로 단도직입적으로 처형을 당한 것입니다. 그 다음 사건은 오봉산 관리소(시체소각장) 소장이 처형당한 사건이었습니다. 은하수 관현악단 등 사건이 터지면서 젊은 여성들이 공개 또는 비밀 처형당하는 사건들이 많았는데 이 시체 소각장에 젊은 여성들의 시신이 대거 실려 들어오자 그 비밀을 외부에 누설하다가 적발된 것입니다.

전: 강 대표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내부 소식과 자료를 입수해 여러분께 전해드리는 '북조선 인민통신' 지금까지 탈북자단체 '북한전략센터'의 강철환 대표와 함께 했습니다. 다음 주 화요일, 같은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저는 전수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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