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대북제재 완화 없이 남북경제교류는 불가능하다

강인덕· 전 통일부장관
2018-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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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73차 유엔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73차 유엔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 - AP

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금년에 들어와서 남북관계뿐만 아니라 북한과 미국, 북한과 중국, 북한과 러시아, 최근에는 북한과 일본과의 비공식 접촉까지 진행되고 있습니다. 좋은 일입니다. 김정은이 최고지도자로 취임한 이후 5년간 이렇다 할 외국과의 관계진전이 없었는데, 금년 들어서 북한의 대외관계가 활발하게 전개된 것은 좋은 일입니다.

이처럼 북한의 대외관계가 활발하게 전개된 이유가 어디에 있었는가? 그것은 바로 핵·미사일 폐기와 관련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만약 여러분 당이 핵·미사일 개발의 중단, 나아가 폐기에 대한 의지를 밝히지 않았다면 금년처럼 대외관계가 열리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만큼 여러분 당의 대외관계는 바로 이 핵과 미사일 문제와 연계돼 있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핵·미사일 문제에서 이렇다 할 진전이 없으면 여러분 당의 대외 관계는 당장 닫혀 버릴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런 관점에서 보면 남북관계의 진전 여부, 남북 간의 협력 여부도 이 핵·미사일 문제와 연계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4월과 9월 남북간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판문점선언’이나 ‘평양선언’ 모두가 바로 이 핵·미사일 문제와 연계되어 있습니다.

혹시나 여러분 당은 핵·미사일 문제와는 별도로 우리 민족끼리의 문제로 남북협력문제를 진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특히 남북경제협력 문제를 핵·미사일 문제와 분리시켜서 진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남한의 문재인 대통령도 당초에는 남북관계 개선 문제를 최우선 순위로 결정하고 있었습니다. 때문에 4월 판문점선언이나 9월 평양선언 모두 첫머리에 남북관계의 군사적 적대관계 해소와 실질적인 전쟁위험 제거문제를 제기하면서도 핵·미사일 문제는 언급하지 않고 뒷부분으로 미루어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남북간의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을 위한 동서 해안의 도로, 철도의 연결, 개성공단, 금강산관광의 정상화, 서해와 동해의 관광특구 개발협력, 산림녹화 협력 등을 제기했습니다. 그리고 선언문 맨 뒷부분에 “남북은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 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을 만들기 위해 함께 협력하자”고 언급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처럼 핵·미사일 문제와 남북간의 경제, 사회, 문화, 이산가족 등 인도적 문제를 분리하여 추진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지난 6~7개월 동안 전력했습니다. 문재인정부의 이러한 노력은 앞으로도 전개될 것입니다. 여러분도 잘 알고 있는 대로 지난 4월의 판문점선언 발표 후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성공업단지내에 세웠고 2018년 아시아경기대회 공동참가, 8·15이산가족 상봉, 지상, 해상, 공중 등 모든 공간에서 적대행위나 우발적 충돌방지를 위한 남북 군 당국간의 통신망의 구성 또는 휴전선내 초소의 철수, 판문점의 비무장화, 나아가 경기도의 초청으로 아시아·태평양 평화위원회 이종혁 대표단 등이 남한에 왔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남북 쌍방이 우리민족끼리의 구호 하에 상당한 접촉과 왕래, 협력이 진행되고 있는 듯이 보입니다.

그런데 이런 남북간 접촉과 왕래가 실제적인 남북간의 평화와 경제협력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가? 특히 여러분 당이 간절히 바라고 있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를 비롯한 미국, EU, 중국, 일본 등 여러 국가가 여러분 당에게 가하고 있는 제재와 압력완화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가? 유감스럽고 안타까운 일이나 이렇다 할 성과가 없습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제재결의를 완화시키자는 말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이나 EU, 일본은 제재강화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CVID, 완전하고 투명한 검증, 불가역적 핵 폐기에 진전이 없는 대북제재의 완화는 있을 수 없다는 공동 합의를 선언했습니다.

지난 10 21 51개국 정상이 참가한 ASEM회의, 유럽·아시아정상회의 또 11 15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아세안 10개국 정상회의, 이 최대의 국제회의는 한결같이 대북제재를 계속해야 한다고 결의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11 15일 유엔총회 제3위원회는 북한의 인권문제를 또다시 제기하고 “여러분 당의 수령인 김정은을 국제사법재판소에 회부하라! 북한의 정치범수용소 폐기 문제는 전혀 변화되지 않았고 북한근로자에 대한 노동당의 착취는 그 유례가 없을 정도로 가혹하다”고 지적하면서 핵·미사일 폐기 문제보다 더 중요하게 북한주민의 인권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이 제3위원회 북한인권결의안을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김정은을 비롯한 여러분 당의 최고위 간부들이 해외에 나오면 당장 체포되어 국제사법재판소에서 ‘반인류범죄죄’로 재판받아야 합니다.

당 간부 여러분! 4월과 9월의 남북정상회담선언, 그리고 6월의 미북정상회담 선언이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이 선언에 의해 남북간의 관계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는 듯이 보이는데도, 왜 절실히 요구되는 북한에 대한 경제, 외교, 제재와 압력은 조금도 완화되지 않았는가?

그 이유는 바로 여러분 당이 핵·미사일개발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처럼 약속을 어기고 뒤에서 숨어서 핵·미사일 개발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뿐만 아니라 중국, 러시아 등도 미국이 제시한 은폐 증거를 시인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 숨기려 해도 숨길 수 없도록 명백한 증거가 포착되었기 때문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우리민족끼리’의 한계가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문재인정부가 열심히 미국, EU, 일본을 설득하며 북한에 대한 제재완화를 간청해도 관련 국가는 들으려 하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남한 문재인 정권마저 친북정부로 규탄하는 일부 국가의 언론이 나올 정도입니다. 얼마 전 미국의 여러분 당에 대한 전문연구기관인 국제전략연구소는 한국정부가 여러분 당을 옹호하는 거짓 외교를 전개한다고 비난까지 하고 나섰습니다. 이런 판국에서 과연 지금까지 남북간에 합의한 특히 4월과 9월의 선언에서 언급한 항목들을 실천할 수 있을까요? 여러분 당이 전력을 경주하고 있는 경제정상화노력에 우리가 협력하려 해도 협력할 수 없는 형편입니다. 이 점을 여러분 당 간부들도 명백히 알아야 합니다. 비핵화에 대한 의미 있는 진전 없이는 우리 민족끼리는 한낮 구호에 그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명백한 폐기 의지를 표명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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