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간부들에게] 인민대중제일주의의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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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금쯤 당 간부 여러분은 금년도 사업을 결속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특히 내각에서는 금년도 경제 생산과 건설 목표가 미달인지 초과수행인지를 놓고 희비가 엇갈릴 것입니다. 노동신문은 “우리의 희망찬 생활과 후대들의 밝은 앞날을 위해 어려움 속에서도 뜨거운 사랑과 혜택 속에 인민의 꿈과 행복이 날로 커져만 가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폐부로 절감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김정은도 “인민이 사회의 진정한 주인으로 되고 있으며 사회의 모든 것이 인민을 위하여 복무하는, 참다운 인민의 나라로 되고 있다”고 했는데, 정말 북한 인민들이 “붉은 기 조국의 품을 떠나 살 곳이 없다”고 느끼고 사회주의 애국심을 발휘하고 있는지요?

당보 기사 대로 인민의 꿈이 실현되고 후대의 희망이 머물고 있다면 그 징표는 바로 금년도 12가지 경제 생산과 경제건설의 성과로 입증될 것인데 과연 금년도 경제 성과가 이를 입증하고 있습니까?

당 간부 여러분! 8차 당대회의 경제 노선이 생산과 건설보다 부문별 현황 파악과 정비, 발전이라고 하더라도 지속적인 경제성장 없이는 여러분 당이 제시한 사회주의의 건설은 불가능할 것인데, 어찌하여 국내 경제 건설과 생산에도 부족한 귀중한 인력 수십만의 근로자를 외화벌이 노동자로 외국에 보냈습니까?

오늘 현재도 중국의 각 지방, 의류생산 공장과 건설 현장에서, 또는 식당 노동자로 수만 명이 일하고 있지 않습니까? 러시아의 경우는 또 어떠합니까? 시베리아 벌목장에서, 또 연해주에서 도시건설 노동자로 수만 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외화벌이에 땀 흘리고 있지 않나요?

이 뿐입니까? 중동, 아프리카 열사 지역에서 피땀 흘려 일하는 외화벌이 근로자는 또 몇 천 명입니까? 이들이 벌어들인 임금을 갈취해서 김정은을 비롯한 여러분 당 수뇌부의 호화 생활이 보장되고, 체제 수호를 위한 핵미사일 개발이 가능한 것이 아닙니까? 이런 김씨 세습 왕조 수호를 위해 피땀 흘리며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무슨 꿈이 이루어지고 있습니까?

당 간부 여러분! 도대체 여러분 당이 말하는 ‘주체의 우리식 사회주의’란 어떤 사회주의입니까? 봉건적 세습 왕조도 과연 사회주의입니까? 사회주의라는 것을 인류 앞에 선보인 국가는 구 소련을 비롯한 동유럽사회주의 국가였으나 여러분도 잘 알고 있는 대로 인민대중의 공산당에 대한 불신 그리고 사회주의 경제체제의 모순 누적으로 지금부터 30여 년 전인 1990년대에 붕괴되었습니다. 그런대로 사회주의 수호를 명분으로 생존하고 있는 쿠바, 중국과 베트남은 과감한 체제 개혁과 대외개방으로 자본주의 시장경제 원리를 도입했고 그리하여 공산당 1당 독재 하에서 나마 수정주의적 사회주의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당이 채택한 우리식 사회주의의 정체는 어떤 것입니까? 여러분 당은 여전히 공산주의를 지향하면서, 능력에 따라 일하고 노동의 양과 질에 따라 분배 받는 사회가 사회주의라고 주장합니다. 솔직하게 얘기합시다. 여러분 당은 과연 근로대중이 능력에 따라 일하고 노동의 양과 질에 따라 분배 받는 사회주의를 건설하고 있습니까? 당 간부 여러분 자신이 이런 주장 자체가 거짓이며 인민대중을 속이는 선전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까? 왜 3만 4천여 명이 남한으로 탈북해 왔습니까? 뿐만 아니라 미국과 영국, 캐나다 등 서방 자유민주주의국가로 망명한 탈북민들이 수천 명이고 오늘 현재 탈북을 시도하다 중국 공안당국에 체포되어 수용소에 수감된 탈북민이 2천여 명이라고 하는데 이들의 탈북 이유가 무엇입니까? 한마디로 거짓 사회주의 사회 건설, 김씨 일가 및 당 수뇌부의 특권계급화, 그리고 인민대중에 대한 피도 눈물도 없는 갈취 때문이 아닙니까?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 자신도 선전선동부가 제시한 구호와 선전선동 방식을 보면서 낯 뜨거운 창피함을 느끼지 않습니까? “위대한 수령님이 채워주시고 위대한 장군님이 빛내어주신 주체의 조국, 경애하는 총비서(김정은)의 현명한 영도 하에 인민의 행복이 끝없이 꽃피어 나가는 사회주의제도를 떠나 어찌 우리 모두의 존엄 높은 삶과 미래에 대해 생각할 수 있으랴...” 이런 말을 천연덕스럽게 내뱉는 걸 보면서, 또 무릎까지 덮는 가죽 외투에 검은색 안경을 끼고 주석단에 등장한 김정은과 그 딸 주애를 보면서 당 간부 여러분은 과연 저런 작태가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실현한다는, 겸손하고 인민을 두려워하는 지도자의 모습이라고 생각했습니까?

오늘날 김정은이 인민 앞에 보이는 저런 행동이야 말로 세계 그 어떤 국가에서도 볼 수 없는 독재자의 모습이고 사이비 종교집단이나 깡패조직의 우두머리 행동이라 할 것입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여러분 당보와 조선중앙통신의 듣기 거북한 선전문구들입니다. 고층살림집을 배당 받는 노동자의 기쁨을 “이 세상 어디에서도 평범한 노동자가 이런 희한한 살림집의 주인이 된 현실을 찾아볼 수 있을까? 총비서(김정은)의 각별한 온정에 행복과 영광의 절정에서 보람찬 삶을 누리고 있는 우리 노동계급” 운운한 이런 선전문구들, 듣도보도 못한 개인숭배 기사가 거리낌 없이 노동신문 기사로 등장하는 오늘의 북한사회를 외부 세계가 어떻게 평가할지 당 간부 여러분은 생각해봅니까?

외국에 나와 있는 수십만의 외화벌이 근로자들은 북한인민의 고통이 어디에서 기원 되고 있는지 충분히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기회가 있는 대로 탈북을 결행하는 것입니다. 미래의 꿈은 고사하고 오늘의 처참한 삶에 지친 인민대중의 심정을 당 간부 여러분은 직시해야 합니다. 북한 인민대중의 고통을 덜어주는 길은 너무나 명백합니다. 김정은의 무모한 핵미사일 개발을 중단시키는 것입니다. 그래야 자력갱생의 무거운 짐에서 벗어나 경제 정상화가 가능합니다. 군비경쟁 대상으로 규정하기에는 너무나 큰 미국이고 일본이며 한국임을 알아야 합니다. 핵미사일 개발의 중단, 체제 개혁과 대외개방의 길만이 인민대중의 편안한 삶을 보장하는 길임을 강조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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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이예진,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