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들여다 보기 ] 깊어가는 북-중 불화

북한 핵 문제를 둘러싼 북, 중간의 불화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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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중 국경지역에서 중국 휴대전화 사용자 단속에 나섰던 국가안전보위부 지도원 2명이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고 일본 차를 폐기하라는 당국의 지시에도 일본 차가 인기가 여전히 높습니다.

자세한 소식 정영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정영 기자 안녕하세요?

정영:

네, 안녕하세요.

MC:

북한의 핵실험 이후 국제 사회는 유엔 안보리 차원의 결의안을 통과시켜 북한의 이런 도발에 제동 걸고 있습니다. 그런 이런 대북 결의가 제 구실을 할 수 있느냐는 아니냐는 사실 중국의 태도에 달렸다고 볼 수 있고 그래서 국제 사회도 중국의 동정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요즘 북-중간의 불화가 곳곳에 눈에 띈다고 하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표현되고 있습니까?

정영:

북한의 그러한 표현은 지난 27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나타났는데요, 북한은 구체적으로 중국을 거명하며 나쁘다고 지적하지 않았지만, 풍기는 뉘앙스는 중국에 상당한 불만을 품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외무성 대변인은 6자회담 참가를 거부하면서 6자 회담이 파탄된 원인이 “다름 아닌 6자회담 참가국들이 앞장에 서서 우리의 위성발사에 대해서만 차별적으로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끌고 가 규탄하고 반공화국 제제를 실동에 옮기는 적대행위를 감행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중국이 6자회담 의장국이니 북한이 말하는 ‘6자회담 참가국들’에 속하는 것이고, 더욱이 중국과 러시아 등 국가들이 대북제재에 동참한 것을 겨냥해 “적대행위를 감행했다” 고 비난 수위를 높였습니다.

그리고 북한은 “우리를 무장해제시키고 아무것도 못하게 하여 나중에는 저들이 주는 빵부스러기로 근근이 연명하게 하자는 것이 6자회담을 노리는 다른 참가국들의 속심”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부분에서도 지금 6자회담 복귀를 강하게 주문하는 중국을 향해 쓴 소리를 한 것으로 풀이해볼 수 있습니다.

MC :

이런 북한의 불만은 중국의 유엔 대북 제재 결의에 찬성표를 던진 것이 원인인가요?

정영: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국이 자신들의 핵보유를 인정하지 않고 유엔 대북제재 결의에 참가한 것에 대해 아주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북한의 핵보유에 대해 원칙적으로 반대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이 핵실험을 진행한 다음 발효된 유엔 대북제재결의 1874호에 유엔 상임이사국으로서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그리고 대북제재의 하나로 중국은 얼마 전에 북한으로 밀반입되던 미사일 부품으로 보이는 전략물자를 단둥세관에서 회수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도 보이고 있습니다.

MC:

중국은 한국전쟁 때 많은 군대를 보내 지원을 해주지 않았습니까, 혈맹관계로 불려왔는데요.

정영:

그렇습니다. 북-중 관계는 북한이 1940년대 후반 모택동과 장개석이 국내 전을 할 때 모택동이 이끄는 중국인민지원군을 도와주었고, 대신 중국은 한국전쟁 때 근 100만 명의 군대를 지원해주면서 혈맹관계를 유지해왔습니다.

이에 대한 감사로 북한은 매해 휴전협정일인 7월 27일이 되면 중국에 감사를 표시하고 “중국 인민은 우수한 아들딸들을 조선전선에 보내 피로써 우리를 도왔다”고 표현해왔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북-중 관계가 소원해서인지 조선전쟁 때 북한을 도와준 국가들에 중국을 포함해 사의를 표시했습니다.

MC:

앞으로 북-중 관계는 어떻게 전망할 수 있을까요?

정영:

앞으로 북, 중 관계의 전망을 확실히 예측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왜냐면 북한이 계속 핵보유를 주장하면서, 6자회담에 불참할 경우, 중국과의 관계는 계속 벌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핵무장을 하면 일본, 한국 등 주변국들의 핵 군비 경쟁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은 북한의 핵 보유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MC:

그렇군요. 그러니까 현재 북, 중 관계 개선은 북한의 6자회담에 복귀, 또 실제로 핵을 포기하느냐에 달렸다는 얘기군요.

휴대전화 단속원 2명 사고로 사망

MC:

다음 소식입니다. 함경북도 무산군에서 중국 휴대 전화를 쓰는 주민들을 단속하러 다니던 휴대 전화 탐지요원들이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이 들어와 있습니다. 어떤 사고를 당했다고 합니까?

정영:

무산군에 파견된 국가보위부 27국(휴대전화 단속 전문) 산하 2명의 보위원이 지난 7월 14일 저녁 11시경, 무산군 새골리와 화평리 등 일대를 오토바이를 타고 순찰하다가 쇠줄에 걸려 사고를 당했다고 남한의 대북인권단체인 ‘성공적인 통일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성통만사)‘이 최근 밝혔습니다.

MC:

남쪽에서는 좀 생소한 이야긴데요. 사람이 쇠줄에 걸려 넘어지는 일도 있습니까,

정영:

예, 이들 2명의 보위원은 오토바이를 타고 순찰했었는데, 산 비탈길에서 도로를 가로 질러 설치된 쇠밧줄에 걸려 넘어졌다고 합니다. 이런 방법은 북한에서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강탈하기 위해 흔히 쓰는 방법인데 이날 보위원들이 걸려 넘어져 크게 상했다는 것입니다.

MC:

소설책이나 그림책에서나 볼 법한 그런 이야긴데요, 북한에서는 이런 방법을 어떻게 되어 사용하게 됐습니까,


정영:

예, 이 방법은 지난 한국전쟁 때 소년 빨치산들이 적들을 사로잡으려고 나무와 나무 사이에 쇠밧줄을 건너 매고 매복했다는데서 유래하고 있습니다. 이런 쇠줄을 설치하는 곳은 주로 산 비탈길에 설치하는데 쇠줄을 자전거를 탄 사람의 목에 걸리게 높이를 조절해 설치합니다. 그러면 비탈길로 급속도로 내려가던 오토바이에 탄 사람이 걸려 넘어지게 됩니다. 이번에 보위원들도 이 쇠줄에 걸려 넘어졌는데 크게 상해 무산군 인민병원에 실려 갔지만, 생사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MC:

보위원이라면 북한에서 권력이 강한 사람들인데, 그들을 상하게 했으니 단속도 심해졌겠는데요.

정영:

사고가 발생하자, 다음날인 15일 아침에 무산군 보위부는 전체 보위원들과 보안원들을 동원해 수사를 벌였다고 합니다. 우선 보위부에서는 휴대 전화 단속에 불만을 품은 사람들의 의도적인 소행으로 보고 우선 휴대 전화를 쓰다가 걸린 사람들을 조사했다고 합니다. 한편, 휴대 전화를 사용하다 걸려 교화 간 사람이 있는 가족들도 조사대상에 올랐다고 합니다.

새골리와 화평리에서는 이 사건 때문에 15일 저녁에 인민반회의를 소집하고 야간에 밖에 외출한 사람이 없는지를 조사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곳 주민들은 걸려서 넘어진 보위원들이 중국 휴대 전화를 쓰던 사람들을 잡으려고 악착하게 놀았기 때문에 “하늘의 벌을 받은 것”이라고 수군거린다고 합니다.

일본차 인기 여전

MC:

사실 남쪽에 있는 가족과의 연결을 위해서 뿐 아니라 장사를 위해서도 휴대 전화가 꼭 필요한 실정이라면서요. 단속과 사용하겠다는 주민들 사이에서 이런 사고를 앞으로 끓이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음 소식입니다. 일본 자동차를 없애라고 북한 당국이 지시를 내렸지만 이런 상황에도 일본 차는 인기가 여전한가 보네요.


정영:

그렇습니다. “일본 자동차는 보기도 싫다.”는 김정일 위원장의 지시가 내려지고 나서 북한에서는 2007년경부터 핸들이 오른쪽에 달린 일본 화물 자동차를 2년 내에 모두 폐기하라는 지시가 내려진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 자동차가 연료소비가 적고, 여전히 질이 좋아 북한 내부에서 인기가 여전히 높다고 합니다.


MC:

가격은 어느 정도라고 하나요?


정영:

우선 일본제 버스가 중국 버스보다 거의 두 배가량 가격이 높습니다. 현재 평성, 남포 등 지방에서는 45인승 중고 중국 버스는 미화 5천 달려 하는 데 비해 일본 중고 버스는 미화 8~9천 달러가량 한다고 합니다. 중국 차량은 연유를 많이 소비하기 때문에 기름 값이 비싼 북한에서는 장사가 안 된다는 것입니다.

MC:

원유가 생산되지 않는 북한에서 기름 값 때문에 고생이겠군요.


정영:

현재 북한에서는 휘발유 1kg당 4,300원, 디젤유는 1kg당 2,800원가량 한다고 합니다. 킬로미터 당 연유 소비가 적어야 장거리 운행을 하는데 운임을 절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현재 북한의 큰 도시를 중심으로 개인 버스들이 운행되고 있는데 신의주에서 평양까지, 신의주에서 평성, 순천까지 운행되는 데, 가격은 일반 기차비용보다 10배가량 비싸다고 합니다.

MC:

그렇군요. 북한에서 원유 가격이 워낙 비싸니 버스 값이 올라갈 수밖에 없겠군요. 국가가 운영하는 기차가격과 개인이 운영하는 버스의 가격만 놓고 봐도 북한의 교통상황이 얼마나 열악한지 이해할 것 같습니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북한 들여다보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이현주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