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략자산배치, 중국에 대북압력 효과”

워싱턴-변창섭 pyonc@rfa.org
2017-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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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F-35B 스텔스 전투기와 B-1B 전략폭격기, 한국 공군 F-15K 전투기가 한반도에서 모의 폭격훈련을 하고 있다.
미국의 F-35B 스텔스 전투기와 B-1B 전략폭격기, 한국 공군 F-15K 전투기가 한반도에서 모의 폭격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기자: 북한이 직면한 총체적인 문제점을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와 함께 살펴보는 ‘북한, 이게 문제지요’ 시간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이 시간에서도 북한의 핵도발에 따른 남한 내 전술핵 재배치 문제, 그리고 갈수록 엄격해지고 있는 중국의 대북제재 문제 등에 관해 살펴봅니다. 요즘 남한의 일부 보수 인사들 사이에선 지금처럼 한국이 북한의 '핵인질'이 된 상황에서 자체적으로 핵무장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는데 어떻게 봅니까?

란코프: 솔직히 말하면, 저는 스스로를 보수파 인사라고 특별히 생각하지 않지만 북한과의 교류 협력을 지지합니다. 그럼에도 저는 지금 말씀하신 보수파 인사들과 거의 같은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북한이 이미 핵무기를 개발했기 때문에, 남한은 핵 인질이 되었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1950년에 북한은 무력 통일을 위해서 남한을 공격한 적이 있었습니다. 흥미롭게도, 얼마 전에 러시아 정부는 북한이 당시에 남침 계획을 세우고, 남한을 침공하는 과정에 관한 소련 극비 자료를 많이 공개했습니다. 지금 핵을 가진 북한은 다시 무력통일을 시도할 가능성이 생겼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다시 한 번 남한을 침공할 때, 미국은 핵을 가진 북한의 위협에 남한을 방어할 의지가 있을 지 알 수 없게 되었습니다. 바꾸어 말해서, 북한은 핵개발을 시작할 때 억제수단으로 개발했지만, 현 단계에서 북한의 핵무기는 억제수단보다 침략수단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남한도 절대억제수단인 핵무기를 개발할 필요성이 생겼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 그렇다면 남한이 과연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을까요?

란코프: 국제 정세를 보면 남한은 정말로 핵을 개발할 필요성이 있음에도 핵을 개발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기본 이유는 남한이 무역의존도가 매우 높은 민주국가이기 때문입니다. 남한이 핵개발을 시작하면 국제사회의 제재가 불가피합니다. 특히 중국은 매우 강경한 보복조치를 할 것입니다. 국제 제재 때문에 남한의 경제도 큰 타격을 받을 것입니다. 그러나 남한은 민주 국가입니다. 고난의 행군 시기에 50만 명 이상의 굶어죽을 때도 북한 지도부는 핵개발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남한은 민주국가이기 때문에 경제가 엉망인 채 핵개발을 할 수조차 없습니다. 남한 사람들은 국제 제재가 초래할 경제의 어려움에 대한 불만 때문에, 핵개발을 시도하는 정부에 반대할 것이고 선거에서 핵개발을 지지하는 후보를 낙선시킬 것입니다. 이것이 민주주의 체제인 남한의 현실입니다. 바꾸어 말해서, 순수한 군사 전략적 입장에서 보면 남한은 핵개발을 할 필요가 있지만, 정치 상황 때문에 핵개발이 불가능합니다.

기자: 지금 북한 핵문제를 놓고 한반도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를 이루고 있습니다.그래서 한국은 한반도 주변에 올 연말부터 미군의 전략무기 자산을 순환배치하는 걸 확대하기로 했다고 미국 측과 합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미군 전략자산의 순환배치가 확대될 경우 북한에 어떤 억지 효과가 있을까요?

란코프: 제가 보니까, 전략자산의 순환 배치도, 전술핵도 둘 다 상징적인 성격을 띄고 있습니다. 전략 자산의 순환배치는 미국이 대북 억지전력을 강화시킬 수 있지만, 결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진 못 합니다. 뿐만 아니라, 순환배치는 중국과 러시아의 많은 짜증을 불러오고 결국 북한이 이용할 수 있는 국제사회의 갈등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다른 입장에서 보면, 전략자산의 순환배치는 중국에 대해 대북 압력을 더 가하도록 만들 수도 있습니다. 어떤 결과가 있을 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전략자산 배치가 가져올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입니다.

기자: 북한에도 핵이 있고, 만일 한국마저 전술핵이 배치된다면 한반도는 말 그대로 핵전쟁고로 변할 가능성도 있겠군요? 그 경우 한반도 비핵화는 완전히 불가능하다고 봐야죠?

란코프: 제가 보니까, 현 단계에서 한반도에서 핵전쟁이 발발할 가능성도 거의 없고, 비핵화도 불가능한 일입니다. 핵전쟁이 생길 수 없는 이유는, 양측 모두 전쟁으로 얻을 게 없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핵전쟁에서 이길 수 없고, 핵전쟁이 터지면 북한 지도부와 고급, 중급간부 대부분은 물론이고, 일반 백성들도 거의 다 죽을 것입니다. 미국과 남한은 핵전쟁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지만, 얻을 것이 별로 없습니다. 반면 그들이 핵전쟁에 따른 손실은 매우 심각할 것입니다. 비핵화가 불가능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북조선은 체제 유지를 위해서, 체제 생존을 위해서 핵개발을 필요조건으로 생각할 이유가 많습니다. 북한 입장에서 보면 핵무기는 억제수단 뿐만 아니라, 협박외교의 기본 수단입니다. 그들은 핵을 포기할 수 없고, 비핵화 협상에도 나오지 않을 겁니다.

기자: 최근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북한과 2~3개 대화창구를 열어놓고 북한 측 대화 의중을 타진하고 있다는 말을 했는데, 현재로선 북한이 비핵화 대회엔 관심이 없다고 봐야죠?

란코프: 그렇습니다. 북한 입장에서 보면 비핵화는 하지 말아야 하는 겁니다. 그 경우 체제유지가 어렵거나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근거가 없는 게 아닙니다.

기자: 그렇다면 북한은 어떤 형태의 협상에 나올 수 있을까요?

란코프: 제가 보니까 거의 유일한 타협은 핵동결입니다. 즉 핵실험,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 대신 국제사회는 대북지원, 정치적 군사적 양보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단계에선 북한도, 미국도 별 관심이 없습니다. 이런 타협은 몇년 후엔 가능할지 모르지만 현 단게에선 가능하지 않습니다.

기자: 북한이 핵탑재가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성공적으로 완수할 때까진 협상에 나서지 않는다는 뜻인가요?

란코프: 그렇습니다. 탄도미사일을 완성한다음에야 관심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제가 보니까 2~3년 간 아무런 큰 변화가 없을 겁니다. 비핵화가 불가능하지만 조금 노력한다면 북핵 문제 관리는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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