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신무기 대백과] 북핵 ‘선’ 넘으면 가동될 한미 특수비밀작전

워싱턴-김진국 kimj@rfa.org
2023.12.31
[한반도 신무기 대백과] 북핵 ‘선’ 넘으면 가동될 한미 특수비밀작전 미군 제320 특수작전대대 소속 대원들이 북한의 신형 순항미사일 도발 다음 날인 지난 2021년 9월 13일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참수 작전’일환인 야간 침투 훈련을 하고 있다.
/주한미군특전사 페이스북

(진행자) 한반도의 군사 대치 상황의 현주소를 정확히 파악하면서 평화로 가는 길을 모색해 봅니다. 미국 워싱턴DC에서 전하는 '한반도 신무기 대백과' 진행에 김진국입니다. 한국의 '자주국방네트워크' 이일우 사무국장을 연결합니다.

 

희망의 2024? NO. 지구촌 곳곳의 비극은 계속된다.   

 

(진행자)  유럽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격화되고, 중동에서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이어 홍해 해상 교통로 위기 상황이 고조되며 혼란의 연속이었던 2023년이 가고, 2024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에는 혼란이 가라앉고 평화가 찾아오기를 바라는 것이 지구촌 많은 사람들의 소망일텐데, 올해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고요? 특히 미국의 책임이 크다고 주장하시는거죠?

 

(이일우)  손자병법을 보면, 백전백승보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선이라고 했습니다. 이 구절은 여러 부분 중에 모공(謀攻) 편에 등장하는데, 모공이란 말 그대로 계략으로 싸워 적이 싸울 수 없도록, 또는 싸울 의지를 갖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인데, 이것을 억제라고 합니다. 미국은 아주 오랫동안 이러한 억제 전략을 정말 잘 사용했고, 이로써 패권을 유지해 왔는데, 바이든 행정부는 이런 억제에 있어 미국 역사상 가장 소극적입니다.

 

2021년 가을부터 우크라이나 전쟁 위기가 불거졌지만, 미국은 소극적으로 대응했습니다. 결국 미국이 적극적으로 대응할 의지가 없을거라고 확신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결국 전쟁이 발발했습니다.

 

전쟁 발발 이후에도 미국은 러시아를 자극할 수 있다며 장거리 미사일, 전차, 전투기 공여 문제에서 극도로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고, 반격 작전을 준비하는 우크라이나를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우크라이나의 공세는 실패했고, 이 과정에서 미국과 서방세계는 막대한 양의 탄약을 소모해 전쟁 수행 능력이 크게 약화됐습니다.

 

독일의 경우 전쟁이 발발하면 이틀 정도의 탄약밖에 없다는 충격적인 보고서도 나왔습니다. NATO의 전쟁 수행 능력 자체가 크게 약화되자 지난 11월 말부터 독일 정보기관과 싱크탱크, 폴란드 정보기관과 외무부 등에서 러시아가 짧게는 36개월 내, 길게는 6~7년 내에 NATO를 전면 침공할 수 있다는 경고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진행자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도 미국 외교 정책의 실책이 드러났다고요?

 

(이일우) 이스라엘 전쟁과 홍해 사태 역시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2021 1월 초까지 중동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UAE를 중심으로 한 반() 이란 협력체가 출범하는 분위기였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직후 사우디에는 카슈끄지 사건을, 이스라엘에는 예루살렘 수도 불인정 통보를, UAE에는 F-35 판매 불가 통보를 던지며 중동 전체를 삽시간에 난장판으로 만들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 때 실패한 것으로 결론 난 포괄적공동행동계획 구상을 다시 들고 나와 시간만 끌다가 결국 이란이 핵무장을 거의 완성할 지경에 이르게 했고, 후티반군 테러단체 지정을 해제하고, 이 지역에 상시 배치하던 항모와 상륙함 전력을 빼내 해군력 공백 사태를 만듦으로써, 후티가 이란과 북한 등 외부에서 대량의 무기를 조달할 수 있게 만들어줬습니다.

 

후티가 사우디를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할 때, 사우디에서 패트리엇 포대를 빼버리면서 사우디와 돌이킬 수 없는 관계 악화 국면으로 접어들었고, 이로 인해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크게 약화됐을 때, 이란의 지원을 받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며 전쟁이 터졌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군의 지상군 탄약 재고가 크게 감소했다면, 이스라엘 전쟁을 통해 미군 항공탄약 재고가 크게 줄어들었고, 미국의 전쟁 수행 능력, 전행 수행 의지 모두 약화됐다는 점을 간파한 후티가 홍해 해상 교통로에 대한 무차별 공격을 감행하며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뱃길을 위협하기 시작했습니다.

 

우크라이나와 중동 사태로 미국과 NATO가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2024년이 시작됐습니다. 올해는 대만 총통 선거, 미국의 대선이 있는 해입니다. 미국 내부적으로는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 추락과 이로 인한 레임덕,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출마 시도와 이로 인해 벌어질 혼란이 예고돼 있고, 미국 밖으로는 미국이 포기할 수 없는 유럽과 중동 양쪽에서의 전쟁과 혼란이 계속될 전망입니다.

 

유럽과 중동에서 그랬던 것처럼 바이든 대통령은 집권 직후부터 전임 정부 때 추진되던 대만 군사 지원 계획 대부분을 취소하거나, 축소해 대만의 대중국 전쟁 억제 능력을 크게 약화시킨 상태입니다. 미국이 유럽과 중동에서 힘을 소진한 사이, 대만에서 일이 터지면, 미국은 이에 대응할 여력이 없습니다. 대만에서 사건이 터진다면 당연히 북한도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할 것이고, 어떤 형태로든 중국의 대미 전쟁에 기여하려 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한국도 올해 큰 위기에 빨려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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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모습. /연합

 

미사일 발사 수단 갖춘 북, 이젠 핵탄두 500기 확보에 올인

 

(진행자북한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할 것이라는 말, 상당히 섬뜩하게 느껴집니다. 지난 연말, 북한이 핵 A2/AD(Anti-Access/Area Denial, 반접근 지역거부)를 준비하는 것 같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는데, 최근 북한에서 이상 징후가 포착 됐습니다. 지난 1년 동안 미사일이라는 ‘투발 수단’ 분야에서 엄청난 발전을 이룬 북한이 이제는 핵탄두 숫자를 크게 늘리려 하고 있다고요?

 

(이일우)  평안북도 영변에 있는 원자력 연구단지에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북한 원자로’라고 부르는 5Mw급 흑연감속로 옆에 새로 건설된 실험용 경수로, ELWR이 들어서 있습니다. 가동된 적이 없었던 원자로 인데, 최근 위성사진을 통해 북한이 이 원자로 초기 가동 단계에 들어갔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이 원자로는 30Mw급 출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IAEA에 따르면, 2023 10월 중순부터 이 원자로 냉각 시스템에서 많은 양의 배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식별되고 있습니다. 이는 원자로 냉각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 즉 원자로가 시운전 단계에 들어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가압경수로의 경우 핵연료를 장전하고 시운전에 들어간 시점부터 운전을 마치고 연료봉을 인출 하기까지 대략 12~18개월 정도 소요됩니다. , 2023 10월부터 시운전이 시작됐다는 것은 2024년 연말 또는 2025년 중순에 대량의 폐연료봉 인출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실험용 원자로에 얼마나 많은 연료봉이 장전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연구원에 따르면, 15~20kg 정도의 플루토늄 추출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것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5Mw 흑연감속로 대비 3~4배 수준이고, 기폭장치와 반사재 설계 기술 수준에 따라 4~5개의 핵탄두 제조가 가능한 양입니다.

 

북한의 원자로 가동은 그 자체로도 핵물질 생산을 위한 공정이지만, 원자로 가동을 통해 생산되는 전기 역시 핵물질 생산 증가의 촉매가 될 수 있습니다. 북한은 플루토늄 외에도 고농축 우라늄을 이용한 핵탄두를 제조하고 있는데, 우라늄 농축을 위해 대량의 원심분리기를 돌리고 있습니다. 원심 분리기를 돌리려면 대량의 전기가 필요한데, 북한이 희천댐을 비롯해 평안도, 자강도 일대 작은 지류천에까지 수력발전기를 설치해 전력을 생산하고, 중국과 나눠쓰던 수풍댐 전력을 전부 가져다 쓰는데도 만성적인 전력난에 시달리는 이유는 평안도와 자강도 일대 지하에 숨겨져 있는 대규모 우라늄 농축 시설 때문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여기에 시험용 원자로에서 생산되는 전기까지 더해지면 북한의 우라늄 농축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입니다.

 

2023 10월 말 미국 랜드연구소와 한국 아산정책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핵탄두 보유 숫자는 최소 180, 비슷한 시기 한국 일간지가 군 당국을 인용해 보도한 북한 핵탄두 보유 추정치는 220기에 달합니다.

 

당시 랜드연구소와 아산연구원은 북한이 2030년대까지 300~500기까지 핵탄두를 늘릴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엄청난 양의 핵탄두를 가지려는 이유는 이전에 소개했던 핵 A2/AD 구현을 위한 것으로, 남한과 일본, 괌은 물론, 한반도 주변에 전개되는 미군 전략 자산들에 대해 요격될 핵미사일 숫자까지 고려해 넉넉하게 대량 핵공격을 퍼붓기 위한 것입니다. 그야말로 2024년은 북한 핵 폭주의 원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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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일 당시 박정환 육군참모총장이 적지종심특수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특수임무여단을 방문, 특수작전 훈련계획을 보고 받고 있다. /사진출처: 한국 육군

넘으면 참수작전나설 한미연합군의 가공할 위력

 

(진행자미국의 억제력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핵 폭주에 나선다는 것은 대단히 우려스러운 일입니다. 한국 국방장관이 최근 북한의 이러한 도발 확대 움직임에 참수작전이라는 용어를 다시 꺼냈는데, 한미연합 전력이 작전에 나선다면 북한 수뇌부의 간담이 서늘할 수준이라고요?

 

(이일우)  참수작전이라는 용어는 과거 박근혜 정부 당시 만들어졌음. 북한의 핵능력이 고도화되는 상황 에서 한국이 이를 막을 능력도, 응징 보복의 개념으로 억제할 능력도 없다보니 핵무기 그 자체를 막기보다는 핵무기 발사 버튼을 누르는 북한 지도부를 제거한다는 개념을 고안한 것입니다.

 

사실 참수작전이라는 워딩은 한국이 아니라 미국이 사용해야 하는 용어였습니다. 미국은 참수작전을 실행할 수 있는 여러 능력을 가지고 있고, 과거 유사 작전을 여러 번 성공시켰거나 시도해본 경험도 있습니다.

 

미국은 여러 수단으로 참수작전을 현실화할 수 있지만, 평양이라는 요새화된 도시에 침투해 최고 수준의 경호를 받는 김정은과 북한 지도부를 특수부대로 제거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참수작전이 결정된다면 두 가지 방법이 가장 유력합니다.

 

특수작전1: 잠수함에 의한 참수작전

 

2023 12월 말 기준으로 한반도 인근에는 오하이오급 전략원잠 ‘켄터키’가 초계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해당 잠수함에는 20발의 트라이던트 D5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들어가는데, 이 미사일에는 90~475kt 급 핵탄두 8발 탑재가 기본이지만, 일부 미사일에는 5~7kt급으로 위력이 약화된 저위력 핵탄두 W76-2가 들어있습니다. 이 핵탄두는 실전용 핵무기로 유사시 적의 벙커나 특정 거점을 초토화시키는 용도로 사용되는데, 동해상 고위도 지역, 북한의 대공 레이더 사각지대에서 발사하면, 북한이 미사일 접근을 알아차리기도 전에 평양 노동당사와 김정은 관저 일대를 초토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 방법은 중국이나 러시아가 자신들에 대한 미사일 공격으로 오해해 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고, 중러 두 국가가 북한에 조기경보를 제공해줄 수도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낮습니다.

 

가능성 큰 특수작전2: F-35로 전술핵무기 투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F-35 전투기를 이용해 B61-12 전술핵무기를 투발하는 것입니다. 동북아시아 지역에는 알래스카나 미 본토 주둔 F-35A 전투기들이 수시로 배치되고, 2024년 상반기에는 일본 이와쿠니 해병항공기지에 미 해군 F-35C 전투기가 배치될 예정입니다. 이들은 모두 내부 무장창에 B61-12를 장착할 수 있고, 높은 수준의 스텔스 능력과 강력한 전자전 능력으로 북한의 밀집 방공망 사이를 헤집고 들어가서 김정은 관저 위에 핵폭탄을 떨구고 급선회해 5분 안에 북한 영공을 탈출할 수 있습니다. B61-12 역시 저위력 핵무기로 0.3~50kt까지 위력 설정이 가능하고, 지하 시설에 대한 파괴력이 대단히 우수하기 때문에 일단 미국이 사용을 결심하면 북한이 이를 미리 알아채기도, 피하기도 어렵습니다.

 

문제는 사용 의지입니다. 앞서 여러 차례 강조한 바와 같이 제아무리 천하무적의 무기를 손에 쥐어 주어도 그것을 사용할 의지가 없다면 그 힘은 없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지난 30년 동안 미국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은 그 힘을 사용할 의지가 없었고, 북한도 미국이 그 힘을 사용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잘 알았기 때문입니다. 케네디 대통령은 대서양에서 소련과 일전을 벌일 각오로 달려들어 세계대전을 막았습니다. 북한 문제든 중국 문제든 미국이 그런 의지를 가지고 달려들지 않으면, 세계 질서 유지, 패권 유지는 어려울 것입니다.

 

(진행자) 한국의 자주 국방 네트워크 이일우 사무국장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미국 워싱턴 RFA 김진국입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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