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조리사 (1)

서울-이승재 yis@rfa.org
2020-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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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서울 시내 한 산부인과의 신생아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산부인과의 신생아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여기는 서울 <즐거운 나의 일터> 진행에 이승재입니다. 매주 이 시간에는 점점 더 세분화되고 다양해지고 있는 남한 사회의 직업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전망 좋은 직업부터 탈북민들이 선호하는 직업 또 막 새롭게 생긴 직업까지 지금부터 여러분을 직업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즐거운 나의 일터>는 남북하나재단 취업지원센터 장인숙 선생과 함께합니다.

(인터뷰-탈북민): 평양에는 평양산원이 있지만 지방은 대부분 집에서 낳는 경우가 많죠. 병원은 설비가 열악하고 추워서 조산원이 집으로 옵니다. 보통 산후조리라면 부모들이 전적으로 책임지는 거고요. 딸이나 며느리가 출산할 때가 되면 미리미리 미역이나 쌀을 준비해서 잘 살면 한 달, 보름, 못 살면 일주일 정도 조리를 해 주죠. 특별한 회복의 비법은 없어요. 미역국에 꿀이나 계란 같은 재료 넣는 것? 미역국에 흰 쌀밥 먹는게 다예요.

이승재: 장인숙 선생님 안녕하세요.

장인숙: 네. 안녕하세요.

이승재: 북한에서 출산하시고 남한에 오신 탈북민의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남한도 아이 낳으면 한 달 이상 미역국을 먹는 것 같은데 똑같네요.

장인숙: 상처도 잘 아물고 피가 잘 돌라고, 여성들이 출산 후 미역국을 먹는데요. 이런 풍습은 삼국시대부터 지금까지 천여 년이 넘게 이어져 왔답니다. 정말 남북한이 같은 민족 맞는 것 같네요.

이승재: 그렇습니다. 오늘은 여성의 출산과 관련된 직업입니다. 바로 산후조리사. 청취자 분들도 어떤 일을 하는지 대강 상상을 하실 것 같아요. 20여년 전만 해도 아이 낳으면 지금 북한처럼, 친정어머니나 시어머니가 오셔서 산후조리를 도와주셨고 또 여성들은 아이가 어느정도 클 때까지 육아에 전념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장인숙: 맞아요. 그런데 요즘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먼저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많아졌어요. 지금 남한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60%나 됩니다. 여성들이, 엄마들이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줘야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아주 중요한 문제가 됐죠.

이승재: 선생님 일하시는 재단은 여성분들이 많다고 들었거든요. 출산하신 분들도 많을 텐데 분위기가 좀 어떤가요?

장인숙: 저희는 아이 낳는 동료들을 보면 대부분 15개월 정도 만나기가 어렵습니다. 출산하게 되면 일단 바로 3개월의 출산휴가가 주어지고요.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까지 3년간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거든요. 저희 재단의 경우 대부분 출산 직후 3개월 휴가와 1년의 육아휴직을 붙여서 사용하기 때문에 15개월은 만나기 어려운 거죠.

이승재: 줗네요. 선생님 직장은 육아휴직기간이 조금 긴 편이고, 보통은 한 아이당 출산휴가 3개월, 육아휴직 1년 정도 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많이 좋아졌어요. 과거에는 아이 가지면 은근히 그만둬야 되는 그런 부담? 그런 직장 분위기가 있었거든요.

장인숙: 그랬죠. 하지만 최근 이렇게 여성들이 출산 이후 휴직을 많이 한다는 건, 임신과 출산으로 인해서 직장을 그만두지 않아도 된다는, 사회적 분위기와 법적 보장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외에도… 사회적으로 다양한 보호장치가 있어요. 간단하게 예를 들면 임산부가 가장 힘든 시기, 임신초기와 만삭 때는 버스나 지하철에 사람 많은 출퇴근 시간을 피해서 다니도록, 2시간씩 단축근무도 가능합니다. 적게 한다고 로임이 줄지도 않으니 경제적인 부담도 없고요.

이승재: 많은 사람들이 아이 낳기 힘든 세상이다 이런 말씀들을 하십니다만, 이젠 남자도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세상이 왔습니다. 20년 전, 10년 전만해도 이런 세상을 상상하긴 쉽지 않았거든요.

장인숙: 네. 남자들의 출산휴가 증가와 육아휴직 지원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 최근 눈에 띄는 아주 큰 변화입니다. 남자들도 아내가 아이를 낳으면 이젠 10일간 쉴 수 있습니다.

이승재: 그렇습니다. ‘아이 돌보는 일이 여성의 몫이다’라는 생각은 이제 시대에 뒤떨어진 사고가 됐습니다. 바깥일 하고 아이 키우고… 남성이 더 힘들어졌다고 볼 수도 있지만 또 그만큼 여성들도 바깥일을 하는 세상이고요. 남자들에게도 사랑하는 자녀의 커가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본다는 건 큰 축복이니까요.

장인숙: 그렇습니다.

이승재: 자, 그러면 오늘의 직업 산후조리사 얘기를 한번 해보죠. 저도 대강 아는데 정말 하는 일이 많은 분들이에요.

장인숙: 산후조리사는 출산 후 산모의 회복을 도와주고 건강과 질병 예방을 도와주는 전문가를 말합니다. 말씀하신대로 하는 일이 정말 많은데요. 첫 번째는 산모의 몸을 돌보는 일입니다. 산모가 몸을 잘 회복할 수 있도록 영양가 있는 식단을 제공합니다. 또 많은 여성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이, 산후 마사지래요. 마사지를 잘 하면 출산으로 뭉친 근육을 잘 풀어주고 뼈가 잘 붙을 수 있죠. 마사지는 모유도 잘 나오게 합니다.

이승재: 네.

장인숙: 두 번째는 산모가 해야 할 일을 돕는 건데요. 산모 대신 집안의 일들… 예를 들어 빨래, 청소 혹은 다른 아이가 있다면 그 아이를 돌보는 일도 도와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것은 아기 돌봄 노하우를 제공하는 일입니다. 모유수유하는 방법도 가르쳐주고 신생아 목욕법, 건강관리법도 알려주고요.

이승재: 지금까지만 들어도 정말 어려운 일들입니다. 사실 초산의 경우는 정말 아무것도 모를 수 있어요. 제가 아는 분은 아기가 태어나면 당연히 모유가 나오는 건 줄 알았는데 모유가 안 나와서 당황하셨대요. 한겨울에 아기 분유 사러 막 뛰어나가기도 하셨다고 그러더라고요.

장인숙: 그럴 때 산후조리사가 있으면 산모가 확실하게 안정감을 갖게 됩니다. 여성들은 출산 과정에서 신체조직이 손상되기도 하고 출산 후 호르몬 이상으로 우울증을 겪기도 하기 때문에 이때 잘 관리하지 않으면 그 후유증이 평생 간다고 합니다.

이승재: 맞아요. 옛날에 관리를 잘 못하셔서 평생 무릎이 시큰거리거나 치아가 손상됐다는 어르신들 얘기 많이 듣죠. 요즘 젊은 산모들은 산후조리 전문가에게 전문적인 도움을 받게 되어 건강이 좋아지는 분위기라 다행입니다. 자 그런데요. 산후조리사들이 일하는 곳이 다양하지만 그 중 하나가 산후조리원이거든요. 제 주변의 아이 낳는 분들은 여기 꼭 가시는 것 같아요. 보통 아이 낳으면 병원에 2~3일 있다가 퇴원하는데 바로 집으로 안 가고 여기 산후조리원에 갑니다.

장인숙: 맞아요. 한국은 아기가 출생한 지 스물하루째 되는 날까지 외부인의 출입을 삼가며 지키는 풍습이 있습니다. 이 기간은 산모가 몸을 회복하는 기간이기도 하고요. 요즘은 이 기간에 여성들이 태어난 아이와 함께 산후조리원에서 돌봄을 받는 겁니다.

이승재: 저도 산후조리원 가보니까 좋더라고요. 산모들은 따뜻한 곳에서 푹 쉬며 몸에 좋은 음식 먹을 수 있고 아기들은 엄마와 분리해서 산후조리사들이 다 먹이고 입히고 씻기고 합니다. 보통 2~3주 씩 있는데 하루에 150~200달러? 여기서 일하시는 산후조리사들 정말 전문적이었어요. 의사, 간호사 같은 느낌도 들고. 비싸다는 느낌은 좀 있지만 그만큼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세심하게 챙겨주더라고요.

장인숙: 산후조리원이란 가정에서 하던 산후조리 방법을 상업적으로 대체하는 시설인데요. 2000년전까지 산후조리원은 그 수가 무척 적어서 알음알음 찾아가는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웬만한 도시에서 산후조리원을 쉽게 찾을 수 있고요. 현재로는 약 40%이상의 산모가 출산 이후 산후조리원을 이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승재: 네. 산후조리사의 전문성이라던가 산후조리원에 대해서도… 할 얘기가 산더미인데 벌써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너무 아쉬운데요. 다음주에 산후조리사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는 시간 갖겠습니다. 구체적인 정보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러분 다음 이 시간에도 꼭 만나 뵙기를 바랍니다. 지금까지 <여기는 서울> 진행에 이승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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