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사진 결과, 요덕 수용소 수감자 일부 인근 탄광 이전 가능성
2018.02.26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요덕 정치범 수용소로 알려진 함경남도 요덕군의 ‘제15호 관리소’가 2014년부터 해체 작업을 해왔는데요. 수감시설과 일부 건물을 철거하면서 수감자들의 행방에도 관심이 쏠렸습니다. 최근 촬영된 위성사진에 따르면 수용소 내 수감시설이 해체됨과 동시에 인근 탄광 지역에 대규모 주거단지가 조성됐는데요. 여러 정황을 분석해보면 수감자들이 이곳으로 이전했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요덕 정치범 수용소에도 비슷한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18호 관리소’의 사례를 고려하면, 새 주거단지는 고원 탄광의 노동자를 위한 것으로 의심할 수 있습니다.”
‘15호 관리소’가 완전히 해체됐는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해체된 것으로 알려진 ‘14호 관리소’, ‘18호 관리소’가 다시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인데요. 미국 정부와 인권 단체가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운영을 심각한 인권 문제로 인식하는 만큼 정치범 수용소의 변화도 계속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 30곳 이상 주거시설 철거한 요덕 수용소, 수감자들은 어디에?
- 수용소에서 30km 떨어진 고원 탄광 인근에 대규모 주거단지 조성
- 해체된 것으로 알려진 18호 관리소 수감자도 탄광 지역으로 이전
- 15호 수감자도 고원 탄광 지역으로 이전했을 가능성 커
- 열악한 인권의 상징인 정치범 수용소, 변화도 계속 주목해야
탈북자 사이에서도 ‘지옥이 따로 없는 곳’으로 알려진 함경남도 요덕군의 ‘제15호 관리소’. 이른바 ‘요덕 정치범 수용소’는 이미 국제사회에 잘 알려져 있는데요.
미국의 상업위성이 촬영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요덕 정치범 수용소는 2014년부터 일부 건물과 시설이 철거되기 시작했고, 지난해까지 수감시설이나 경제활동 구역 등도 해체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수용소 내 최소 30곳에서 수감시설, 축산시설 등이 철거되면서 “제15호 관리소가 해체된 것이 아니냐?”라는 관심도 불러 왔는데요. 한편으로 “그렇다면 이곳에 있던 수감자들은 어디로 갔느냐?”라는 궁금증도 함께 제기됐습니다.
한 예로 지난해 9월에 촬영된 사진에 따르면 요덕 정치범 수용소 내 한 구역에서만 20개 가까운 수감시설과 수감자들이 관리하던 축산시설도 철거되면서 수감자들이 급격히 감소했을 것으로 관측됐는데요.
그렇다면 ‘제15호 관리소’는 완전히 폐쇄된 걸까요? 또 이곳의 수감자들은 어디로 갔을까요?
최근 촬영된 위성사진에 따르면 ‘제15호 관리소’에서 남쪽으로 약 30km 떨어진 평안남도 수동구역 인근에 새 주거단지가 조성됐습니다.
10여 개 지역에서 새 아파트와 주택 등이 지어졌는데,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주거단지가 고원 탄광 인근에 조성됐다는 겁니다.
위성사진을 분석한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산하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은 ‘제15호 관리소’에 있던 수감자들이 고원 탄광 지역으로 이전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특히 해체된 것으로 알려진 평안남도 북창의 ‘제18호 관리소’의 수감자들이 덕장 구역의 탄광으로 재배치된 사례가 있기 때문인데요. 당시 이곳에도 새 아파트와 시장 등이 들어섰습니다.
[Curtis Melvin] 요덕 정치범 수용소에도 비슷한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수용소 내 수감시설을 철거하고 다른 곳에 수감시설을 짓지 않는 것을 확인하면서 ‘수용소가 해체되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했지만, 수용소에서 멀지 않은 수동구역, 고원 탄광 인근에 주거지를 새로 조성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곳은 인구가 많지 않고, 고립된 지역인데요. ‘18호 관리소’의 사례를 고려하면, 새 주거단지는 고원 탄광의 노동자를 위한 것으로 의심할 수 있습니다.
멜빈 연구원은 요덕 수용소 내의 수감시설을 철거함과 동시에 수용소에서 멀지 않은 수동구역이라는 고립되고 낙후된 지역, 하지만 고원 탄광과 가까운 곳에 대규모 주거단지를 조성한 배경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Curtis Melvin] 이는 매우 흥미로운 추정이죠. ‘제15호 관리소의 수감자들은 모두 어디로 갔는가?’ 아마도 그들 중 일부가 이곳으로 이전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고, 인권단체가 계속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멜빈 연구원에 따르면 수동구역에 조성된 주거단지 인근에는 고원 탄광 외에도 다른 탄광이 더 있습니다. 하지만 탄광 주변에 이처럼 대규모 주거단지를 조성한 사례가 이번이 처음인 것도 요덕 수용소 수감자들의 행방과 관련이 있어 보입니다.
한편, 요덕 정치범 수용소는 대부분 수감시설이 철거됐음에도 완전한 해체는 아닌 것으로 풀이됩니다. 수용소 안에는 행정건물과 주거시설, 학교, 경비초소 등이 여전히 남아 있는데요.
북한은 평안남도 개천군의 ‘제14호 관리소’ 옆에 새 수용소를 조성했고, 해체된 것으로 알려진 평안남도 북창의 ‘제18호 관리소’도 부활시키면서 여전히 정치범 수용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제15호 관리소’도 체계와 운영의 변화를 주거나 수감자의 노동력을 더 효과적으로 사용하려는 시도를 모색했을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현재 북한에 6개의 정치범 수용소가 존재하고, 최소 12만 명이 수용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계속 정치범 수용소의 현황을 공개하면서 인권문제를 부각할 계획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요덕 정치범 수용소 출신 탈북자 정광일 씨도 정치범 수용소의 실상을 직접 전했는데요.
[정광일 씨] 정치범 수용소 수감자 출신이라는 것을 말했고, 정치범 수용소가 아직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말했고요. 물론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많이 거론했습니다.
이밖에도 국제 인권단체인 ‘엠네스티 인터내셔널’도 지난 22일, 전 세계 인권 상황을 담은 연례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최대 12만 명의 북한 주민이 정치범 수용소에서 강제노동과 고문 등의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등
미국 정부와 국제사회는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운영을 인권 유린의 매우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청취자 여러분,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은 오늘이 마지막 방송입니다. 저는 앞으로 새로운 심층 뉴스 프로그램인 뉴스 인뎁스에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그동안 라디오 세상을 애청해주신 청취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