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는 지금] 보고픈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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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 봄이 왔습니다. 5월 중순에 봄이란 말이 좀 어색하게 들리는데요. 이곳 캐나다는 4월말에서 5월 초까지 딱 일주일 벚꽃이 피는 봄 같은 계절이고 바로 여름이 시작됩니다. 그래서 5월은 캐나다 사람들에게 희망차고 설레는 달입니다.

특히 5월은 어머니에 대한 감사를 드리는 어머니의 날이 있어 더 따뜻하고 행복한 달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캐나다에서 맞는 어머니의 날에 대해서 전해드립니다.

지난 5월 14일은 이곳 캐나다에선, Mother’s day, 즉 어머니의 날이었는데요. 5월 둘째 주 일요일은 해마다 어머니의 날로 기념합니다.

어머니, 엄마는 동서양을 떠나서 인류에게 가장 따뜻한 말이죠. 보통 토론토에 사는 캐나다인들은 어머니의 날에 자식들은 카네이션을 가슴에 달아드리고 함께 식당에 가서 식사를 하고 주변공원이나 나이아가라 폭포로 하루 정도 짧은 여행을 다녀오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자녀들이 아침에 미리 식사를 준비해 어머니가 침대에서 내려오기 전에 가져다 드려 아침 식사를 대접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이는 자식들을 위해서 늘 부엌에서 식사 준비를 하는 어머니를 하루만이라도 편히 해드린다는 의미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요즘은 호텔, 혹은 고급식당에서 아침이나 점심을 어머니한테 대접하는 문화가 많이 퍼지고 있습니다. 어머니의 날에 빠지지 않은 것, 바로 카드인데요. 북한식으로 말하면 축하장에 키워주신 어머니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써넣습니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어머니에 대한 글을 써오기도 하고 꽃병을 굽거나 도화공작 등으로 직접 어머니께 드릴 선물을 만드는 수업을 하기도 합니다. 쵸콜렛, 꽃, 축하장을 어머니께 드리면서 온가족이 함께 저녘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 이보다 더 큰 행복한 순간이 가족에겐 없겠죠.

캐나다에 정착한지 이제 14년이 되는 탈북민 제니씨는 어머니의 날에 두 딸로부터 튤립꽃을 선물 받았습니다. 제니씨는 맏딸이 한살이 채 되기 전에 탈북했고 그후 한국에서 얻은 딸과 함께 이곳 캐나다에서 10년 넘게살면서 이제 그에게 생의 전부는 두 딸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는데요.

그렇게 자식들을 키운 보람이 있어 어머니의 날에 딸들이 주는 꽃도 받아보고 식당에서 딸들이 사주는 음식도 대접받으니 마음이 뿌듯합니다. 이제 캐나다에서 어머니의 날을 보내는 제니씨는 북녘의 엄마들을 생각하면 한숨이 나옵니다.

제니: 북한의 엄마들은 배 곯으면서도 자식들을 멕이고, 우리 엄마는 아마 거의 굶으며 살았을거야.

제니씨가 북한에 있을 때 강냉이 밥은 항상 어머니 몫이고 그것도 부족해 늘 굶었던 어머니의 모습이 떠올라 마음이 아프다고 합니다.

요즘은 수명도 길고 해서 이렇게 어머니의 날 가족이 모이면 캐나다에선 보통 3대 심지어 4대까지 모이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그래서 가족 행사때는 보통 10명은 훌쩍 넘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탈북민들에게는 제니씨처럼 10대, 20대의 자식들과 어머니가 모이는 경우가 최대 입니다. 탈북민들에게는 어머니가 북한에 있거나 일찍 돌아가신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캐나다의 탈북민들이 어머니의 날에 가장 하고 싶은 것은 바로 어머니가 살아계시는지 확인이라도 하고 싶고 살아계신다면 단 한번 통화라도 할 수 있으면 하는 것입니다.

진행 장소연,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