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각광 받는 코미디 영화

워싱턴-이장균 leec@rfa.org
2019-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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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극한직업' 포스터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극한직업' 포스터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연합뉴스

지난 연말 외화 공세에 주춤했던 한국영화 새해 맞아 코미디 영화로 활기

-베트남, 일본, 대만, 인도네시아에서도 개봉 좋은 반응

-과거 신파형 희극에서 최근 코미디 영화는 오로지 웃기는 데만 초점

-희극영화는 제작비 적게 들어 수익률도 높아

-1월 이어 2월에도 코미디 영화들 계속 개봉 예정

(program title music)

이장균 : 여러분 안녕하세요, 김헌식의 열린 문화여행 이 시간 진행에 이장균입니다.

삶이 힘들고 지칠 때 위로가 되는 게 많습니다만 역시 누군가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고 미소 짓게 하고 웃음을 주는 게 큰 위로가 되죠. 그래서 희극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오래 함께 해온 게 아닐까 싶습니다.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대중문화의 한 형태가 코미디, 북한주민 여러분은 희극이라고 얘기하는 분야인데요, 올해 연초에 한국영화계에 이 희극, 코믹 장르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오늘 열린 문화여행은 이런 얘기로 함께 합니다. 오늘도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 김헌식 교수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김헌식 : 네, 안녕하십니까?

이장균 : 지난해 연말에 저희가 대중문화계 결산을 하면서 영화 얘기를 했었죠? 외화의 공세에 밀려서 한국영화가 좀 주춤했다는 얘기도 나눈 걸로 기억합니다만 올해 새해 들어서 의외로 코믹장르, 그러니까 희극물들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고요?

지난 연말 외화 공세에 주춤했던 한국영화 새해 맞아 코미디 영화로 활기

김헌식 : 그렇습니다.  선두 주자는 연초부터 꾸준히  1위를 지키고 있던 영화 ‘말모이’입니다.

(insert : 영화 ‘말모이’ 장면 audio)

‘말모이’라는 건 국어 사전을 얘기하거든요. 조선어학회에서 우리 말을 모아 가지고 우리 정신을 지키기 위해 노력을 했던 내용을 담은 작품인데 어떻게 보면 감동도 있지만 유해진이라는 배우를 중심으로 재미있는 내용들이 있기 때문에 코믹 쪽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거든요.

이미 일찍부터 손익분기점을 넘어서 성공작으로 평가를 받았습니다.

(insert : 영화 ‘내 안의 그 놈’ 장면 sound)

‘내안의 그놈’ 이라는 작품도 있습니다. 건달 출신의 40대의 기업인과 학교폭력 피해자인 10대 고교생의 몸이 바뀌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입니다.

10대 고교생은 굉장히 약한 몸인데 갑자기 강한 무술실력을 갖게 돼서 평소에 자신을 괴롭히던 이들을 혼내 모습이 관객들을 통쾌하게 만들고요, 거꾸로 건달출신의 기업인은 첫사랑을 찾기도 하고 그 동안 잊었던 삶의 진정한 모습들을 다시 찾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여러 가지 상황이 펼쳐지는 상황극이기 때문에 굉장히 재미있는 희극적 내용이 많이 포함돼서 장안의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습니다.

(insert : 영화 ‘극한직업’ 장면 sound)

또 영화 ‘극한직업’은 형사들이 마약범을 잡기 위해 위장 창업한 치킨집, 그러니까 통닭집이 맛집으로 소문나면서 벌어지는 얘기가 전개되면서 코믹한, 많은 웃음을 주고 있어서 연초에 말씀하신 것처럼 외화공세에 밀려서 주춤했던 한국영화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이장균 : 네, 새해 들어 많은 사람들이 이런 영화들을 보면서 웃음으로 한 해를 열어간다는 게 긍정적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이 영화들 가운데 ‘내 안의 그 놈’은 베트남, 일본 등에서 개봉을 했죠?

베트남, 일본, 대만, 인도네시아에서도 개봉 좋은 반응

김헌식 : 그렇습니다. 1월 18일 베트남에 있는 총 160개 극장 중 124개 극장에서 일제히 개봉을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베트남은 한국영화가 리메이크, 그러니까 재창작이 활발할 정도로 최근 한국 영화가 큰 인기를 끄는 시장이거든요.

특히 코미디, 희극영화에 대한 수요가 높아 ‘내 안의 그 놈' 역시 많은 사랑을 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내 안의 그 놈'은 또한 일본, 대만, 인도네시아에 이미 판매돼 개봉을 준비 중입니다. 그래서 아시아 지역 전체에서 ‘내 안의 그 놈’이라는 영화가 각광을 받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insert 영화 ‘내 안의 그 놈’ 장면 sound / program ID)

이장균 : 베트남은 최근 베트남 축구팀 박항서 감독 때문에 한국과 관련해서는 뭐든지 다 가져가도 환영

받을 것 같아요.

김헌식 : 맞습니다.

이장균 : 예전 희극영화들과 지금 만들어지는 희극영화, 즉 코미디 영화들이 만드는 과정이 좀 달라졌다고 하는데 어떻게 달라졌나요?

과거 신파형 희극에서 최근 코미디 영화는 오로지 웃기는 데만 초점

김헌식 : 네, 그 동안의 한국 코미디영화들은 앞에서 웃기고, 뒤에서 울리는 이른바 신파형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웃김과 감동을 같이 줄려고 했다는 거죠. 그런 면에서 완전히 작정하고 웃기려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지금의 한국의 희극영화들은 오로지 웃기는 데만 초점을 맞춥니다. 억지로 감동을 주려고 하거나 눈물을 짜내려고 하지 않는 거죠.  그래서 앞서 말씀 드린. ‘내 안의 그놈’ 도 1년이나 걸려 웃기는 데만 초점을 맞춰 편집을 했다고 합니다.

두 번째 특징은 대규모 관찰을 통해서 어디서 웃음이 터지는지 관객 반응을 확인하고 그에 맞춘 편집 과정을 거쳐 철저히 웃음에만 집중해 만들었기 때문에 영화가 재미있어진 게 아니냐 하는 거죠.

또한 최근 코미디 영화는 소재가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조직폭력배라든지 스탠딩 코미디 이런 것들이 많았었는데 지금은 다양하게 희극상황을 연출하고 있기 때문에 소재 면에서 많이 달라지고 있다고 보겠습니다.

이장균 : 네, 이런 희극영화들은 제작비도 적게 들기 때문에 수익률도 높을 수 있다고 하더군요?

희극영화는 제작비 적게 들어 수익률도 높아

김헌식 : 네 그렇습니다. 코미디영화는 사실 사람들이 등장해서 재미있는 내용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제작비가 적게 듭니다.

지난해 개봉한 '완벽한 타인'은 529만명이 관람을 했는데요,  순 제작비 38억원이 들었습니다, 마케팅 비용을 포함한 총 제작비가 58억원으로 보통 영화의 평균제작비보다 20억원 가량이 적었는데요, . 손익분기점 180만명을 넘어서며 지난해 한국영화 제작비 대비 최고 수입을 올렸습니다.

이 영화는 한달 만에 찍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장소도 한 곳에서만 찍었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화제가 됐고요  '내안의 그놈' 같은 경우는 총 제작비가 45억원으로 이 작품도 일찌감치 손익분기점을 넘어서서 많은 수익을 남겼고 앞서 말씀 드렸듯이 해외까지 판매가 됐기 때문에 100억, 150억 들여서 대형영화를 만드는 것 보다는 잘 만든 희극영화 한 편이 열 블록버스터, 즉 대형흥행작 못지 않다 라고 말씀 드릴 수 있겠습니다.

이장균 : 그렇군요. 웬만한 영화제작비가 평균 60억원, 미화로 5천만 달러 정도가 드는데 희극영화는 3,4천만 달러 정도만 들이고도 크게 흥행에 성공하는 작품들이 많다는 얘기가 되겠네요.

북한에도 북한텔레비전 방송을 통해 드라마나 영화가 방영되고 있는데요, 혁명적인 대서사시 같은 가극도 있지만 가정, 직장 생활을 다룬 내용도 있더라고요. 가정이나 직장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얘기를 담고 있는데 보면 상당히 희극적 요소가 많아요.

마치 1960, 70년대에 이리 저리 넘어지고 하는 그런 코미디를 연상케 하는 그런 장면들을 보면서 옛날 생각이 났습니다만 지난 시간에 저희가 동요 이야기를 하면서 ‘상어가족’이라는 동요가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게 된 데는 우리 동요의 뿌리가 영향을 주었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만 최근의 우리 코미디 영화들도 결국 뿌리는 예전의 희극배우들의 노고가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북한 주민 여러분도 공감할 수 있는 남한의 옛 시절 코미디 한 부분을 들어보고 또 얘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insert : 코미디 프로그램 ‘재판소에서 왔습니다’ 한 장면 / 구봉서, 배삼룡)

이장균 :  전쟁 이후 1950년대, 60년대..70년대도 마찬가지지만 서민들 생활이 많이 힘들지 않았습니까? 전쟁의 폐허 속에서 새로 일으켜 세우기 위해서 참 어려운 생활을 했습니다만 그런 힘들 시절에 격려가 돼주고 위로가 돼주고 삶의 즐거움을 주었던 것이 이런 코미디 물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희극 분위기의 코미디 영화들이 새해 1월부터 계속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만 2월에도 이런 코미디 영화들이 계속 나올 거라고요?

1월 이어 2월에도 코미디 영화들 계속 개봉 예정

김헌식 :  그렇습니다. 2월 13일 개봉하는 ‘어쩌다, 결혼’은 각자 다른 목적으로 행복해지기 위해 두 남녀가 가짜 결혼을 하는 이야기입니다. 재산을 물려받기 위해 결혼해야 하는 항공사 회장도 나오고요 또 가족의 결혼 압박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나만의 인생을 찾으려는 전직 육상선수의 얘기도 펼쳐집니다.

또 2월14일 개봉하는 ‘기묘한 가족’은 실험실에서 나온 좀비 그러니까 인간의 모습을 한 괴물이 한적한 시골 마을 주유소에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좀비에 물리면 죽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회춘한다는 발상의 전환이 재미있다. 좀비에게 물리면 좀비가 되기는커녕 도리어 혈기왕성해진다는 기상천외한 설정이 흥미를 끕니다.

이장균 : 예전과 달리 억지로 웃기려  하는 게 아니고 그냥 마음껏 웃게 한다는 설정이라든가 소재 자체도 신선한, 색다른 소재들이 많이 등장하는 탄탄한 코미디 영화들이 등장을 하고 있습니다만 앞으로 이런 추세가 계속 될 것으로 보입니까?

김헌식 : 그렇습니다. 최근 코미디 영화의 인기는 고달픈 현실에 위로를 얻으려는 관객들이 많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고요, 특히 대작에 피로감을 느낀 관객들이 코미디를 찾는 경향도 있습니다.

또 그 동안 한국영화들이 때려 부수는 폭력적인 그리고 살인사건을 많이 다루는 그런 영화들이 많았던 게 사실인데요, 그런 것을 떠나 좀 화기애애하고 희망을 줄 수 있는 웃음의 영화들이 올 상반기에는 계속 각광을 받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장균 : 지난 해 판문점 정상회담 만찬에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도 우스개 소리를 해서 좌중을 웃긴 적이 있었죠? 냉면을 먹으면서…

김헌식 : 네, 멀리서 왔다면 안되갔구나.. 그런 얘기로..

이장균 : 북한의 최고지도자 주변은 굉장히 엄숙하고 때로는 살벌하기까지 한 그런 인상을 많이 주는 분위기였지만 그런 가벼운 농담을 보면 북한 분들도 웃음을 잃지 않는, 우리 남한 사람들과 별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다들 하셨을 것 같습니다.

(program title music)

이장균 : 새해 초에 우리에게 웃음을 주는 영화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새해 초 뿐만 아니라 일년 내내 모두가 함께 웃을 수 있는 그런 날들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옛말에도 일소일소 일노일노 이런 말이 있는데요, 한번 웃으면 한번 젊어지고 한번 화내면 한번 늙는다 이런 말이죠. 서양속담에도 웃음은 만병통치약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웃음은 모든 면에서 좋은 것 같습니다. 내 건강에도 좋고 또 웃음은 주변 사람에게 전염이 된다고 하죠, 그래서 또 좋은 것 같습니다.

다음 달 2월4일이 북한이나 남한 모두 가장 큰 명절인 설날입니다. 가족 친지들이 함께 모여 재미있는 영화얘기도 하면서 웃음 꽃을 피우는 화목한 자리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오늘 열린 문화여행은 새해 들어 희극영화, 코미디 영화들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얘기 나눠봤습니다. 오늘도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 김헌식 교수님 함께 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헌식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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