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중국] 못 말리는 왕서방의 깜짝 상술

김명성-탈북민, 전 조선일보 기자
2024.07.18
[오늘의 중국] 못 말리는 왕서방의 깜짝 상술 18일 중국 온라인쇼핑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격 직후 주먹을 들고 있는 사진이 새겨진 티셔츠를 판매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 웹사이트 캡쳐

  • 중국 쇼핑몰 타오바오, 트럼프 총격 사건 3시간 만에 티셔츠 판매 시작
  • 중국 관영매체 트럼프 총격 비중 있게 보도... SNS에서 수억 조회수 기록
  • 중국 공산당 ‘3중전회나흘 일정으로 개막
  • 중국 2분기 성장률7%로 전망치 하락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의 중국> 진행에 김명성입니다.

 

왕서방은 중국 상인의 대명사처럼 쓰이는 말이죠. ‘왕서방은 남의 코도 베어 판다는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돈만 중시하는 중국인을 약간 비꼬면서도 뛰어난 상술은 인정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요. 최근 왕서방의 상술이 진가를 발휘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미국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선 후보가 집회 도중 총격을 받은 지 2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중국 전자상거래에서 총격 후 트럼프의 모습이 인쇄된 티셔츠를 판매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오늘의 첫 번째 소식으로 전합니다.

 

INS-유세 현장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3(현지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 버틀러에서 유세 도중 한 20대 남성으로부터 총격을 당했습니다. 다행히 총알은 귀를 스쳐 트럼프는 귀와 볼에 피를 묻힌 채 경호원들에 둘러 쌓여 유세장을 떠나면서도 오른손 주먹을 불끈 들어 올려 건재함을 과시했습니다. 트럼프의 뒤로 성조기가 휘날리는 이 사진은 세기의 사진으로 불리며 미국의 대통령 선거와 전 세계를 뒤흔드는 가운데, 이 순간을 가장 먼저 상품한 곳이 바로 중국입니다.

 

14(현지 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후 2시간도 채 되지 않아 중국 온라인에서 해당 사진이 인쇄된 기념 티셔츠를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한 판매자는 단 3시간 만에 중국과 미국 등에서 총 2,000장의 티셔츠를 판매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티셔츠엔총격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Shooting makes me stronger)’등의 문구가 새겨졌는데요, 전 세계 대부분 사건에 대한 정부가 입장을 표명하기도 전에 중국에선 티셔츠가 생산을 마치고 판매되고 있던 것입니다. 물론 사진 저작권 등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는 지적도 있지만 그 속도만은 놀랍니다. 해당 소식을 접한 인터넷 사용자들은이게 중국의 속도다”, “최고의 장사꾼이다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미국 대선과 관련한 기념품을 상품화한 건 이번만이 아닌데요, 중국의 전자상거래 상점 DHgate의 데이터에 따르면 1월 이후 미국 선거 관련 기념품 거래량은 매달 40% 이상 증가했고 3월엔 전월 대비 거래 증가율이 110%를 넘어섰다고 알려졌습니다.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피격 사건에 중국 상인들뿐만 아니라 중국 관영 매체들도 주요 뉴스로 다루면서 높은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은 관련 소식을 비중 있게 보도했고 중국 최대 SNS 사이트인 웨이보에서는 트럼프 저격 관련 검색 해시태그가 수억 건의 클릭을 기록하며 인기 검색어 1, 2위를 차지했습니다.

 

아마 이번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총격 사건을 두고 김정은 총비서도 가슴을 쓸어내렸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 총비서와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8년 세 차례의 만남을 통해 친분을 쌓았는데요, 이 과정에서 김 총비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아첨으로 가득 찬 구애의 편지를 25통이나 보내기도 했습니다. 편지 내용을 공개한 미국 밥 우드워드 기자는 김정은의 편지에는 아첨과 화려한 산문으로 가득 차 있었다고 자신의 저서에서 밝힌 바 있습니다. 싱가포르 회담 몇 달 뒤 트럼프가 지지자들의 집회에서 김 총비서와 사랑에 빠졌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최근 김정은 총비서가 삼지연에서 부실 공사 현장을 목격하고 격노했다는 보도가 실렸는데요, 대북 제재로 경제 자원을 제대로 공급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공사 부진의 책임을 간부들에 전가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16일 한국 언론들은 쿠바 주재 북한 대사관 리일규 정치 담당 참사가 가족과 함께 지난해 11월 대한민국으로 망명했다는 소식을 대서특필했습니다. 김 총비서의 무모한 핵개발이 초래한 경제난의 책임을 간부들에게 뒤집어씌워 처벌하니 민심이 떠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김 총비서가 비핵화의 초심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미국에서 어떤 대통령이 등장해도 제재해제는 어려우며 그로 인해 북한 경제는 점점 더 나락으로 빠져들고 탈북 행렬은 이어질 것입니다.

 

#### 프로모 ####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중국 2분기 GDP가 지난해 동기 대비 4.7% 증가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시장 전망치 5.1%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입니다. 중국 경제는 지난해 3분기 4.9%, 4분기 5.2%와 올해 1분기 5.3%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오다 올해 2분기에 다시 둔화세로 돌아섰습니다.

 

경제전문가들은 부동산 침체와 일자리 불안정에 따른 약한 소비 심리 그리고 줄어든 정부 지출이 성장률을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여기에 아직까지는 수출 실적으로 버티고 있지만 중국 때리기에 능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다시 당선될 가능성이 커져 하반기 회복세도 장담하기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이 때문에 15일부터 나흘 일정으로 개막한 중국 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 줄여서 3중전회에서 앞으로의 경제 정책 운용 방향을 제시해야 할 중국 지도부의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5년 임기 내 모두 일곱 차례 열리는 전체회의 중 세 번째인 3중전회는 그간 개혁·개방과 경제 정책 청사진을 선보이는 행사로 중국 안팎의 이목을 끌어왔습니다.

 

1970년대 말 개혁·개방 이후 관례대로라면 20 3중전회는 지난해 가을 열렸어야 했지만 최근 정치적 관례가 잇따라 깨져온 흐름 속에 실제 개최는 반년 넘게 늦은 올해 7월로 밀렸습니다.

 

이번 3중전회는 코로나19 봉쇄 해제 이후에도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고용난 등 중국 경제가 좀처럼 회복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열리는 것이어서 중국 당국이 내놓을 대응책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입니다.

 

현재로서 중국 당국이 이번 3중전회에서 단기 처방에 해당하는 부동산 경기 활성화 등 대규모 부양책보다 개혁개방을 촉진해 외국 자본을 유치하는 등 중장기 전략을 취할 것이란 견해가 우세합니다.

 

이태환 전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의 분석입니다.

 

INS- “여러 가지 경제적인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해 갈 획기적인 정책이라기보다는 중장기적으로 성장 동력을 끌어내고 어떻게 경제를 개혁해 나가고 바꿔나가고 또 새롭게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냐가 관심의 대상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인위적으로 양적 완화라든가 굉장히 대량의 무슨 지원을 통한 것이라기보다는 성장 전략을 중심으로 해서 특히 개혁·개방을 더 가속화할 수 있게 그런 전략으로 나가면서 외국 자본을 더 많이 끌어들일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취할 가능성이 더 많고...”

 

또 최근 강조돼 온 첨단 산업 주도신품질 생산력이나 인공지능(AI) 육성 정책인 ‘AI+’ 등을 성장 동력으로 강조하면서 국가 차원의 집중 지원·육성 의지를 천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이 밖에도 강력한 반부패 사정으로 지난해 실각한 리상푸 전 국방부장 등 군부 인사들의 후속 조치와 중국식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의 상징적 인사로 비슷한 시기 낙마한 친강 전 외교부장의 거취 문제가 다뤄질 가능성도 큽니다.

 

통상 3중전회를 비롯한 중앙위원회 회의는 비공개로, 회의 마지막 날 공식 문건으로 결론이 발표됩니다.

 

이렇게 경제문제 해결을 위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고민이 깊어지는 가운데 러시아와 밀착하며 대한민국을 주적으로 돌리고 주변 정세를 긴장시키는 북한 김정은 총비서의 행태가 중국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지난 15일 북중 우호조약 체결 63주년 행사에 양국 모두 급이 낮은 인사를 파견한 것은 썰렁한 북중 관계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으로 평가됩니다.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김명성이었습니다.

 

오디오 자료:로이터

정리,제작:이현주

에디터:양성원

웹편집:한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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