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통일 인성이 필요할 때”

서울-노재완 nohjw@rfa.org
2014-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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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사)행복한통일로의 주최로 열린 제3회 청소년 통일스피치대회에서 한 참가 학생이 통일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 7월 (사)행복한통일로의 주최로 열린 제3회 청소년 통일스피치대회에서 한 참가 학생이 통일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행복한통일로 제공

MC: 여러분 안녕하세요. <통일로 가는길>의 노재완입니다. 그동안 한국에서는 통일에 대한 다양한 담론이 있었지만, 통일을 위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준비는 부족했습니다.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통일은 기회가 아니라 위기, 더 나아가 재앙이 될 수 있어 잘 준비된 통일이 절실합니다. 오늘은 북한인권운동가이자 최근에는 통일운동가로 더 많이 활동하고 있는 사단법인 ‘행복한통일로’의 도희윤 대표를 모시고 그동안의 활동과 앞으로의 통일 비전을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대표님, 안녕하세요?

도희윤: 네, 안녕하세요.

기자: ‘행복한 통일로’는 통일교육 차원에서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캠프를 많이 진행했습니다. 그동안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소개 바랍니다.

도희윤: 네,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죠. 우선 연평도 포격 1주기를 맞아 이뤄졌던 현장 탐방이 있고요. 이것은 우리 학생들이 말로만 들었던 연평도 포격 사건을 직접 눈으로 보고 느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볼 수 있고요. 또 북한을 제대로 알자는 차원에서 통일골든벨 행사도 했습니다. 이 밖에도 각종 통일 관련 행사가 있었는데요. 그 중에서도 독일 통일의 현장을 보고 발표하는 스피치 대회가 가장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기자: 독일 통일의 현장을 학생들과 함께 해마다 탐방하고 돌아오시는데요. 독일을 다녀온 뒤 학생들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도희윤: 사실 독일이 먼 나라가 아닙니까. 비행기를 타고 11시간, 둘러서 가면 14시간 이상 걸리는 먼 거리인데요. 가기 전에 학생들이 여러 가지로 공부하고 그렇지만 실제로 큰 의미를 두기보다는 그저 예전의 파독 간호사 이야기 정도만 알고 갑니다. 그런데 막상 독일에 가서 옛 베를린 장벽 등을 보면서 눈빛이 달라집니다. 특히 라이프치히에 있는 니콜라이성당에서 10명의 사람이 모여 기도회를 하면서 독일 통일의 시발점이 됐다는 얘기를 듣고 놀라워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현장에서 바로 한반도 통일을 위해서 학생들이 기도하기도 했습니다. 1주일간의 짧은 시간이지만,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학생들이 독일 통일과 관련해 많은 것을 느끼게 되죠.

기자: 독일 통일을 통해서 먼저 배워야 할 게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도희윤: 물론 학생들이 현장을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태도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흔히 주인과 나그네라고 하지 않습니까. 나그네는 말 그대로 손님이죠. 그런데 독일에 가서 통일의 현장을 보면 여러 곳에서 독일 국민의 숨결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거기에는 주인 정신이 깃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한테 통일은 이렇게 누가 가져다주는 게 아니라 내가 주인이고 주인공이라는 마음으로 이뤄내는 것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게 바로 교육이고 배움입니다.

기자: 요즘 한국의 아이들이 통일 문제에 관심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그런 점에서 이런 주인 정신을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도희윤: 네, 그렇습니다. 주인 의식이 없으면 무슨 일을 해도 건성건성 하게 되고, 하는 일도 재미가 없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결국 관심도 떨어지게 되겠죠. 주인 의식만 있다면 통일을 하는 데 있어 절반은 이미 성공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자: 행복한통일로에서 하는 통일교육이 다른 단체와 비교해서 특별한 점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도희윤: 통일교육을 하는 단체마다 각자 역할이 있고, 강조하는 부분이 다 다릅니다. 그런 점에서 저희 단체가 가진 차별화라고 한다면 체험을 통해 학생들 스스로 느끼게 하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연평도 포격 현장을 간다든지 북한인권 뉴스를 만들어서 학생들이 직접 시민들에게 배포하는 그런 것들이 이에 해당된다고 봅니다. 그리고 스피치 대회도 있겠죠. 이처럼 학생들이 직접 참여해서 느낄 수 있는 그런 교육이 저희가 진행하는 통일교육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자: 북한 주민의 인권 증진과 함께 탈북자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지원사업도 전개하고 있는데요. 이것 역시 통일을 준비하는 중요한 부분이겠죠?

도희윤: 그렇습니다. 북한 인권 문제라든지 탈북자 정착과 탈북 난민 문제 등은 모두 우리의 통일문제와 관계가 있는 것입니다. 사실 통일되면 이런 문제가 한꺼번에 해결될 수 있습니다. 물론 통일 과정에서 어려운 부분이 있고 그렇지만, 이건 우리가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인성 부분입니다. 왜냐하면 통일을 위해선 자신을 희생해야 하거든요.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 내가 조금 더 희생하고 헌신해야 이룰 수 있습니다. 이것을 우리 국민이나 한국에 온 탈북자, 그리고 정부가 생각하지 않으면 통일은 정말 행복이 아니라 지옥이 될 수가 있습니다.

기자: 통일에 대비해 기금을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이 부분 어떻게 보시는지요?

도희윤: 저희 행복한통일로에서는 통일 기금 조성 문제를 지난 2009년부터 다뤄왔습니다. 기금은 국가가 만들 수도 있고, 기업이 만드는 기금도 있지만, 저희가 가장 바라는 기금은 바로 국민기금입니다. 모든 국민이 통일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죠. 마치 아이들이 한푼 한푼 돼지저금통에 쌓아가는 그런 느낌으로 국민이 모두 통일의 주인공이 되는 겁니다. 국민이 참여하지 않고 국가와 기업으로만 통일 기금을 조성한다면 사실 큰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대신 국민 기금의 형식으로 이것이 확산돼 나간다면 그 자체가 통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통일 재원 마련을 위한 방법으로 국민기금 말씀하셨는데, 지금 사회적으로 잘 논의되고 있습니까?

도희윤: 저희가 이런 부분들을 제기하고 나서 주무부처인 통일부와 국민기금 조성 전략 차원에서 논의를 많이 했었습니다. 논의 과정에서 나온 게 바로 이명박 정권 시절의 ‘통일항아리’였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약간 흐지부지해졌는데요. 이것이 박근혜 정부로 바뀌면서 지금은 통일준비위원회에서 다시 여러 가지 안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핵심은 역시 국민의 참여입니다. 어떤 안이 나오더라도 국민이 얼마나 자발적으로 참여하는가에 따라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끝으로 통일을 위해 한국 국민과 정부가 무엇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도희윤: 네, 거듭 말씀드리지만 우리 국민이나 탈북자 모든 분이 무엇보다 가져야 할 것이 통일에 맞는 인성을 갖추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인성은 조금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내 것을 나누고 헌신하는 그런 자세와 태도입니다. 그런 가운데 2천만 북한 동포들을 껴안을 수 있게 되는 겁니다. 그리고 우리가 나그네, 그러니까 지나가는 손님이 아니라, 주인이라는 생각을 했을 때 비로소 우리 앞에 통일이 다가오는 것이고, 그것이 바로 우리 국민과 정부가 가져야 준비적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통일로 가는길>, 오늘은 사단법인 ‘행복한통일로’의 도희윤 대표를 만나봤습니다. 바쁘실 텐데 이렇게 자리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도희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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