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문화의 논리 윤리 심리

워싱턴-이현기 leeh@rfa.org
2020-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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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서울본부 주최로 열린 2019 서울평양시민마라톤대회에서 4.27km 걷기에 참가한 시민들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스타트하고 있다.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서울본부 주최로 열린 2019 서울평양시민마라톤대회에서 4.27km 걷기에 참가한 시민들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스타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일문화산책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남겨준 전통문화가 광복 이후 남과 북으로 나뉘어져 지금도 생성돼 오는 서울문화 평양문화의 단면들을 살펴봅니다.

통일문화 산책, 이제 오늘 이 시간으로써 5년 3개월에 걸쳐 진행됐던 방송을 끝냅니다. 소감이 어떠신지요?

임채욱 선생: 네, 5년 넘는 시간은 짧은 시간은 아니겠지요. 통일문화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청취자 여러분과 함께 산책해 왔습니다만 이제 그 마지막 지점에 이르렀군요.

여기에서 떠오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19세기 프랑스 역사학자 미슈레(1798~1874)인데, 그는 자기나라 프랑스의 역사를 쓰기 시작해서 40 몇 년에 걸쳐서 하루도 쉬지 않고 펜을 들어 71세에 끝을 봅니다. 추운 겨울날 아침에도 글을 쓰면서 조국 프랑스 사랑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이야기 나온 김에 또 한 사람 말해 볼까요? 뉴욕타임스 주필 제임스 레스턴은 50년간의 언론인 생활을 끝내면서 낸 그의 책 <Dead line>에서 하루도 마감시간에 쫓기지 않고 기사를 쓴 일이 없다고 했습니다. 다른 나라 사람 예를 들어서 좀 미안하지만, 우리나라에도 자기 이름으로 수십 년간 칼럼을 쓴 언론인이 있었지요. 이런 사람들의 고통과 열정에 비하면 저야 Teaser와 대화하듯이 5년 정도 가벼운 산책만 한 셈이지요.

선생님은 80이 넘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지난 시간 말씀했듯이 통일문화를 마무리하는 시간으로 통일문화의 논리, 윤리, 심리를 정리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임채욱 선생: 통일문화는 남북한이 함께 하나의 문화공동체를 형성하자는 것입니다. 그래서 통일문화는 통일과 관계해서 가치 있는 내용이라면 모두를 포용합니다. 지금 남북한은 혈연이 같고 언어가 같지만 문화가 다릅니다. 밑바닥에 깔린 전통문화는 어느 정도 같은데도 겉으로 드러나는 표층문화는 각기의 이념대로 색채가 다르게 나타납니다. 이걸 어떻게 공통적인 것으로 만들 수 있느냐 하는 것이 통일문화의 목표일 텐데 그것이 통일이전에 형성되던 통일이후에 되던 간에 어떻든 돼야 할 큰 과제이지요.

이 과제를 추진하는데 필요한 어떤 조건 같은 것. 즉 통일문화의 조건이 논리적인 면, 윤리적인 면, 심리적인 면으로 다 다르겠지요? 먼저 통일문화의 논리를 짚어주시죠.

임채욱 선생: 남북한이 서로를 있는 그대로 보고 그 안에서 차이를 확인해야 합니다. 북한사회에도 좋은 점이 많습니다. 남쪽에서 잃어버린 전통적인 미덕도 가진 부분이 있을 테고 분단후 새로 창조한 좋은 문화내용도 많을 것입니다. 한국사회도 북한에 없는 문화가 많습니다. 서로 배우기로 한다면 좋은 결과를 가져옵니다. 지난번에도 잠간 언급했듯이 서로 이해하고 공감하고 하는 부분이 넓어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걸 문화변용이라 합니다만 남북한 간에 문화변용현상이 광범하게 벌어지는 것이 좋습니다.

이제 통일문화를 형성할 논리를 정리하면 첫째로 남북한의 이질성 극복과 동질화 노력, 둘째 전통문화의 계승과 새로운 민족문화 창조노력, 셋째, 민족공동체 형성의 수단으로 작용되도록 하는 노력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다음으로 통일문화의 윤리를 말한다면 어떤 것이 되겠습니까?

임채욱 선생: 통일문화를 이루는 바탕에는 배달의 얼이 깔리고 아리랑 정서가 넘쳐흐르는 모습이 넘쳐났으면 합니다. 이것이 통일문화의 윤리가 돼야 합니다.

배달의 얼이라면 홍익인간정신을 말하는 것인가요?

임채욱 선생: 그렇습니다. 홍익인간은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한다는 뜻이지만 넓게 보면 사람이 사는 이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니 홍익인간정신은 한 지역, 한 나라에서 끝나지 않고 널리 인류 전체가 다 같이 영화를 누리자는 뜻입니다. 홍익인간정신은 단군이 세운 고조선의 국가이념이었고 이후 우리나라 왕조시대에도 맥맥히 전해 진 이념이었지요. 1945년 광복 후 남쪽에서는 정부가 수립되기 전부터 교육이념으로 홍익인간정신을 받아들였습니다. 북한에서도 1990년대에 와서 단군존재를 인정하면서 홍익인간정신을 인정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고 홍익인간정신이 한반도 안에서만 유용한 편협한 민족정신은 아닙니다. 인류전체의 이익을 위한 정신이기에 그것은 통일문화가 형성될 때 당연히 받아들일 정신문화입니다.

아리랑정서는 어떤 내용이 될까요?

임채욱 선생: 아리랑의 의미와 기원에 대해서는 수많은 설이 있습니다만 아리랑은 민족의 가락이고 선율입니다. 민족의 애환을 담고 간직한 숨결이고 맥박입니다. 아리랑은 삼팔선을 넘나들었고 휴전선을 넘나들고 있는 통일의 노래입니다. 아리랑은 이미 세계에 널리 알려진 가락입니다. 아리랑에는 평화의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아리랑정서로 인류평화의 꽃을 피우자는 뜻이 아주 진하게 다가옵니다. 그러니 아리랑정서는 통일문화 형성을 앞장서서 이끌 것입니다.

다음으로 통일문화의 심리는 어떤 것입니까?

임채욱 선생: 통일된 남북한에는 지역 간 불평등이 없어야 합니다. 지난번에도 언급했듯이 못사는 이북내기, 잘난 체 하는 이남 것들 같은 비난소리가 없어지도록 돼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불평등 구조가 해결돼야 합니다. 계층 간 다툼이 생기는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사회정책적 배려가 세심해야 되겠습니다. 분배구조가 공정하게 실현되고 복지가 확대되도록 해야겠습니다.

지금 말씀하신 것은 결국 통일된 나라의, 통일된 나라에 의한, 통일된 나라를 위한 문화가 돼야 함을 강조하는 것이군요.

임채욱 선생: 그렇습니다. 통일문화는 마땅히 통일한국의, 통일한국에 의한, 통일한국을 위한 문화라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통일문화에는 통일과 관련되는 논리, 윤리, 심리가 망라되어야지요.

남북한 배달겨레가 주체가 돼서 통일아리랑 나라를 세우는 그날이 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때는 우리겨레 모두가 통일문화를 합창하게 되겠지요. 이 합창은 남북한 어느 한쪽만의 노력만이 아니라 공동의 노력이 기울려져야 할 큰 과제이기에 함께 부를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어느 일방의 능력이 부치면 힘 있는 쪽이 당기면서 이끌어야지요. 이게 잘 안 되면 자기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쪽부터라도 먼저 시작해야 할 일입니다. 남북한 동포가 다 함께 큰 목소리로 통일문화를 합창하는 그날이 오겠지요.

이제 이 방송을 마치게 됩니다. 그간 5년 3개월 동안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임채욱 선생: 제가 바라기는 앞으로는 산책이 아니라 발걸음을 더 빨리하고 필요하면 뜀박질이라도 하면서 달릴 일이 벌어졌으면 합니다. 그간 청취해 주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통일문화산책 함께 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기획과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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