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뉴스보다 새로운 정보가 더 빨리 모이는 인터넷 소통공간 SNS. 지금 한국의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소식은 과연 무엇일까요? 한국인들이 관심 갖고 있는 남북한의 뉴스를 분석해 보는 [화제성 갑] 안녕하세요, 저는 이예진이고요.
김금혁:안녕하세요? 저는 평양 출신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입니다.
이예진: 북한과 러시아의 협력이 눈에 띄게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북러 간 여객열차가 다시 운행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오늘의 첫 번째 소식입니다.
김금혁:올레그 코제먀코 러시아 연해주 주지사는 지난 1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SNS에 러시아 극동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와 북한 나선시 간 여객 철도 운행이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코제먀코 연해주 주지사는 이에 대한 세부 내용을 신창일 나선시 인민위원장과 회담한 자리에서 논의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신 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나선시 인민위원회 대표단은 지난 12일 연해주 방문을 위해 열차로 떠났습니다.
이예진: 나선시 인민위원장을 만났다는 얘기는 북한 나선에서 러시아 하산을 잇는 노선을 완전 개통하겠다는 얘기겠군요.
김금혁: 네. 그렇습니다. 나선시는 중국·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경제특구'로 과거 북한 내에서 외국인 왕래가 잦은 지역 중 하나였습니다. 나선 바로 맞은편에는 러시아의 국경도시 하산이 있죠. 북한에서 러시아로 들어가는 길은 모두 하산을 거쳐야만 합니다.
나선-하산 노선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여객, 화물 열차 모두 운행 중단됐다가 2022년 11월부터 화물 열차 운행은 재개됐습니다. 2010년대 초까지만 해도 이를 현대화하는 공사가 진행되기도 했었죠. 북한 나선에서 러시아 하산 역까지 54km에 철도가 깔려 있고, 블라디보스토크로 가려면 하산에서 내려 러시아 열차로 갈아타야 합니다. 북러 철도가 공식적으로 다시 연결되면서 북러 간의 밀접한 관계는 앞으로 더욱 깊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이예진: 북러간 여객열차 운행 재개는 결국 북한의 해외 노동자 파견의 수단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인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김금혁: 동의합니다. 이번 철도 개통이 갖는 의미는 여객열차의 원활한 운송을 위한 준비작업이었다는 데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화물운송은 재개되었지만 여객운송은 여전히 막혀 있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러다 이번 조치로 인해 이제 러시아와 북한을 오고가는 여객열차까지 아무런 제한 없이 다닐 수 있게 된 것이죠.
러시아는 현재 시베리아 지역에 대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연해주 지역과 사람의 손길이 잘 닿지 않는 최북단이나 최동단 지역에 대한 개발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는데 이곳을 개발할 수 있는 인력은 부족합니다. 해당 지역의 풍부한 산림자원이나 광물자원, 또 그 지역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노동력이 필요한데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치르면서 많은 인력들이 전쟁에 차출되었고 미개발 지역은 러시아인들도 가기를 꺼려하는 곳들이라 마땅한 인력은 결국 북한 노동자들밖에 없는 것이죠. 최근 러시아와 북한이 급격하게 가까워지면서 이러한 예측은 곧 사실이 될 것입니다.
북한 정권 입장에서 해외 노동자 파견은 달러를 현금으로 벌어들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외화벌이 수단 중 하나였습니다. 그것이 대북제재에 가로막히면서 중동이나 동남아, 중국 등에 파견 나가 있는 많은 인력들이 북한으로 철수해야 했죠. 유명한 북한의 축구선수 한광성도 결국 유엔 재재 때문에 해외 명문구단에서 뛰지 못하고 북한으로 돌아가야만 했던 것 아닙니까. 특히 부유한 중동국가들에 파견나갔던 노동자들이 벌어들이는 외화는 상당한 양이었다고 하죠.
이걸 못하게 되니 북한 입장에서는 한동안 정말 답답했을 것입니다. 이제 새로운 상대가 나타난 것이죠. 러시아는 유엔 제재 따위 신경 쓰지 않는 나라이다 보니 중동만큼 돈을 많이 받진 못하더라도 안정적으로 달러를 수급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예진: 북한과 러시아는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정상회담 이후 군사 부문뿐 아니라 경제와 문화, 교육 등 다양한 부문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데요. 이번엔 과학 기술 협력에도 나서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단순한 과학 기술 협력이 아닌 것 같은데요. 오늘의 두 번째 소식입니다.
김금혁:리충길 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대표단이 지난 13일 항공편으로 평양을 출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습니다. 통신은 이들이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진행되는 북러 정부 간 무역, 경제 및 과학기술 협조위원회 과학기술분과위원회 제8차 회의에 참석한다고 전했습니다. 주 북한 러시아 대사관은 이번 북러 과학기술분과위원회 회의를 통해 의정서가 채택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예진: 과학기술은 유엔의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제재 결의를 통해 북한과의 협력을 금지한 분야지만 이번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있는데요.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얻고자 하는 과학기술은 아무래도 우주 기술 개발일까요?
김금혁: 우주 기술을 중점에 두겠지만 보다 넓은 범위에서 교류를 확대하려는 것 같습니다. 러시아대사관이 밝힌 바에 따르면 북한 과학기술 분야 대표단은 주요 과학기술 연구중심 대표들과 해당 분야 전문가들, 외교관들로 구성됐다고 하죠.
이번 북러 과학기술분과위원회 회의를 통해 "과학기술, 기초연구, 법규범 기초 실현 등 분야에서의 앞으로의 쌍무 협조 발전에 관해 이룩된 합의들이 반영되게 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쉽게 말해 현재 러시아가 갖고 있는 다양한 과학기술 분야에서의 성과에 대해 북한이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죠.
마체고라 대사는 의정서에 담길 수 있는 행사로 올해 9월 평양에서 과학대회를 조직하는 방안을 북한 대표단에 언급했습니다. 지난해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 1주년을 기념하는 차원이라는데요. 우주기술 분야가 가장 중점적으로 논의될 전망입니다.
이예진: 지난 14일에는 김정은 총비서가 전술미사일 무기체계 생산 현황을 점검했는데요. 이는 러시아 등 대외 무기 수출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손을 잡고 급변하고 있는 북한 정세, 지금의 형국이 내부 경제에, 북한 주민들에게 도움이 될 지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판단하십니까?
김금혁: 네. 정확히 보셨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달 들어 연일 군수 부문을 현지지도하며 무기체계 개발 현황을 챙기고 있죠. 지난 10일 240㎜ 방사포 무기체계를 파악하고 유도 기능을 갖춘 방사포탄의 시험사격 참관을 시작으로 11∼12일에는 제2경제위원회 산하 중요 국방공업기업소들을현지지도하면서 방사포를 싣는 차량을 직접 시운전하고 새로 개발한 저격 무기도시험 사격했습니다. 마치 제품의 성능을 본인이 직접 광고하는 듯한 모양이죠.
이 과정에서 나온 김정은 발언에 '미제'나 '남조선' 같은 한·미를 향한 자극적인 표현은 포함되지 않음에 따라북한제 무기의 큰손인 러시아를 향한 방위산업 판매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지금까지 북한이 러시아로 넘겼다고 알려진 무기는 122㎜·152㎜·240㎜ 포탄, KN-23과 KN-24 단거리탄도미사일입니다. 지난 14일 공개된 미사일은 포병 전력과 단거리 탄도미사일 사이의 무기체계 미국의 에이태큼스 미사일에 해당하는데, 북한이 이들 수출 품목을 늘리려는 시도로도 풀이됩니다. 전술핵 탑재가가능하다고 했던 만큼 서방을 향한 '핵 위협'의 일환으로도 해석됩니다.
북한은 현재 러우 전쟁을 치르고 있는 러시아를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변호하면서 러시아에 모든 것을 집중하는 친러 외교를 펼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들의 무기도 팔고 러시아를 중심으로 하는 반미 국가 진영에서 자신의 자리를 굳건히 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이런 태도가 북한이 현재 처해 있는 실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해 줄 지는 미지수입니다. 무기를 판 돈은 북한 주민들의 식량난을 해결하는 것이 아닌 또 다른 더 센 무기를 개발하기 위한 자금으로 쓰이고 있고, 김씨 일가의 사치와 향략을 위한 돈으로 쓰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죠. 김여정의 명품백이나 김주애의 명품 코트는 그 가격만 수천 달러, 수만 달러에 이르는 제품들입니다. 이런 돈들이 다 어디서 나왔겠습니까.
전략적으로도 저는 북한이 잘못된 선택을 내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러시아와 급격하게 가까워지는 행태는 결국 중국의 심기를 건드릴 수밖에 없고 이것은 북한에게 향후 어떤 압박으로 다가갈 지 아무도 모르는 것입니다. 또한 러우 전쟁이 종결되고 나면 북한이 생산해놓은 그 많은 무기들은 다 쓸모가 없게 되죠. 즉 잉여품이 되는 것입니다. 러시아도 북한의 무기가 더 이상 필요치 않게 되면 그때 가면 북한은 러시아에게 그렇게 중요한 국가는 아닐 수도 있습니다. 뭐든 한쪽에 몰빵하는 것은 항상 조심해야 하는 법이죠.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화제성 갑, 진행에 이예진, 평양 출신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