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성 갑] 남한 확성기방송 듣고 북한 주민이 가장 놀랄 소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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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뉴스보다 새로운 정보가 더 빨리 모이는 인터넷 소통공간 SNS. 지금 한국의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소식은 과연 무엇일까요? 한국인들이 관심 갖고 있는 남북한의 뉴스를 분석해 보는 <화제성 갑> 안녕하세요, 저는 이예진이고요.

김금혁:안녕하세요? 저는 평양 출신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입니다.

이예진: 지난 21일, 북한이 또다시 대남 오물풍선을 살포하자 한국 군은 모든 전선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시행하기 시작했습니다. 강대강의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대북 확성기 방송을 들은 북한 군인들은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오늘의 주요 소식입니다.

김금혁:북한은 지난 21일 오전 또다시 대남 오물풍선을 살포했습니다. 22일 경기북부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오전 9시부터 이날 오전 5시까지 대남 오물 풍선 관련 112신고는 총 157건이 접수됐으며, 이 중 112건이 군 당국에 인계됐습니다. 현재까지 풍선 낙하물로 인한 인명 피해나 재산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이 남쪽으로 오물 풍선을 살포한 것은 지난 5월 말부터 이날까지 9번째입니다. 북한의 끊임없는 오물 풍선 살포에 대응해 한국 군은 21일 오후 1시부터 전방 모든 전선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 전면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이예진: 네. 그 뒤로 24일 오전, 대북 확성기 방송에 대한 반발에서인지 오물풍선을 북한이 또 살포했죠. 북한 당국이 가장 경계하고 두려워하는 게 바로 대북 확성기 방송이다, 금혁 씨를 비롯한 대북 전문가들의 말인데요. 방송을 들은 군인들과 인근 주민들의 동요가 걱정되기 때문이겠죠. 그런데 이번에 본격적으로 틀기 시작한 자유의 소리 방송 내용을 보면 리일규 전 주쿠바 북한 대사관 참사관의 탈북 소식 등 북한 정권이 꺼릴 만한 소식들이 많더라고요.

김금혁:네 그렇습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국방부 산하 '자유의 소리'에서 내보낸 대북 확성기 방송 내용에는 "최근 다수의 북한 외교관이 탈출하고 있다" "북한 외교관은 '넥타이를 맨 꽃제비', 즉 양복만 입었지, 빈곤한 것은 꽃제비와 다름없으며 북한 정권을 위한 자금을 상납하며 노예처럼 생활했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넥타이를 맨 꽃제비'는 지난해 말 북한을 탈출한 리일규 전 쿠바 주재 참사가 자신의 처지를 빗대며 쓴 표현이죠.

이 밖에 대북 확성기 방송은 폭발로 사망 사고가 빈번한 북한군의 지뢰 매설 작업을 비판하고 한국 정부가 최근 ‘북한이탈주민의 날’을 제정했다는 소식도 전했습니다. 또 북한이탈주민 최초로 변호사, 회계사 등과 함께 8대 전문직으로 꼽히는 법무사 김옥순 씨를 소개하고, 트로트 가수 장윤정의 곡 ‘올래’를 내보내기도 했습니다.

과거 K팝 위주로 틀던 대북방송과는 아주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 특징이죠. 북한 사람들에게 보다 직접적인 정보를 전달하고 대한민국에서 잘 정착해 살아가고 있는 탈북민의 성공 스토리 등을 알게 하여 북한 군인들의 심리를 아주 강하고 자극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상당히 효과가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예진: 저희 방송도 마찬가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만, 이처럼 북한 내에서는 전혀 들을 수 없었던 다양한 소식들을 북한 주민들이 접하게 되면 많이 혼란스럽고 현재 상황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될 것 같은데요. 지금 대북 확성기로 북한 주민들이 들으면 가장 놀랄만한 소식을 금혁 씨가 꼽는다면 뭐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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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금혁:저는 한때는 동료였고 친구였던 탈북민들이 한국으로 건너가 인간답게 살며 자유인으로서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전해 들을 때 가장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탈북민 중에서 변호사도 나오고 회계사도 나옵니다. 그뿐 아니라 대학교 교수도 나왔고 굳이 꼭 전문직이 아니어도 사회의 각자 영역에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많은 탈북민들이 있죠. 그런 분들은 목숨을 걸고 탈출을 했고 자유를 얻었기에 지금처럼 살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그런 사실들을 보다 정확하게 있는 그대로 북한에 전달해도 저는 충분히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희망을 갖게 해주는 것이거든요. 자신들도 마찬가지로 자유를 얻게 된다면 먼저 탈북한 선배들처럼 행복하고 잘 살 수 있다는 진정한 희망 말입니다.

저는 그런 희망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북한 정권 입장에서 본다면 가장 최악의 상황이 되겠죠. 모두가 진실을 알아버리고 북한의 독재와 경제 실패에 대해 알게 된다면 철옹성 같던 권력도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습니다.

이예진: 한국 군당국은 북한의 최근 8차례 오물 풍선 살포에 대해 참을 만큼 참았다는 입장이고요. 그래서 그동안 가동하지 않았던 이동식을 포함해 40개 가량의 대북 확성기를 전부 동원해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제한다는 계획입니다. 그럼에도 북한이 확성기 타격 등 다른 형태 도발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김금혁:현재의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고 있는 국면 아닙니까. 우리 당국도 이젠 더 이상 참지 않겠다는 입장이고 북한은 또 그에 따른 대응을 하겠죠. 다만 저는 북한이 현재 무력을 동원하여 대북 방송을 억제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봅니다. 만약 북한이 도발을 일으키고 상황을 악화시킨다면 대북 방송은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고요. 둘째로 현재 북한에게 필요한 것은 시간입니다. 러시아를 통해 부족한 식량과 생필품을 구입하고 또 무기 수출을 강화하는 것이 북한에게는 가장 중요한 핵심 이익일 텐데요. 그런 상황에서 군사적 도발로 나서는 것은 한반도의 상황을 악화시켜 북한에 대한 감시와 무력을 통한 억제를 더욱 강화하는 결과만을 갖고 오기에 현재 북한이 내릴 수 있는 적절한 조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위협은 할 수 있을지 몰라도 큰 군사적 도발로 이어질 이유가 없는 거죠. 또한 당장 미국 대선이 눈 앞에 있고, 북한은 표정 관리는 하고 있지만 속내는 복잡합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을 원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상황은 좀더 복잡하거든요.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정은은 친구 사이처럼 보여도 결국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하노이 협상 결렬과 같은 실패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김정은은 보다 신중하게 미국 대선을 지켜볼 가능성이 있죠. 그렇기에 도발은 될수록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예진: 24일에는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 입구에서 시민단체 겨레하나와 접경지 주민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대북방송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남한이나 북한의 접경 주민들은 아무래도 더 불안할 텐데요. 대북 확성기 관련 뉴스를 본 인터넷 이용자들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김금혁: 다양한 반응이 있었는데요. 대부분 북한을 비판하거나 어쩌면 국민의 피해로 이어질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조용히 평화롭게 살고 싶다!” “확성기 듣는다고 몇 십년 간 세뇌가 되어 있는데 동요가 될까?” “진작부터 했어야 했다!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다!” “저번처럼 확성기에 총 쏘면 어쩌냐. 정은이가 이 상황에 그냥 가만히 있을까? 국지전이라도 일어날 것 같다. 그럼 그 다음은?” “세상에서 제일 쉬운 게 적과 강대강으로 대치하는 거다. 전쟁은 힘센 나라가 이기는 게 아니다. 더 잃을게 적은 나라가 이기는 거다. 막상 전쟁 나봐라. 힘 있고 돈 있는 것들은 이미 전쟁 발발 되기도 전에 해외로 튀고 힘 없는 국민들만 나라 지키겠다며 총칼 들고 싸운다”

북한의 오물 풍선에 대해 이제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그들의 그런 행위가 결코 북한에게 이롭지 않으며 오히려 한국으로 하여금 대북 억제력, 대북 강화를 위한 군사력 증강 등에 명분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만약 북한이 더 나아가 선을 넘는 도발을 한다면 현재 북한과 대치 상태를 이어가고 있는 한국 보수 정부에게는 큰 명분을 가져다 주는 것이거든요. 결과적으로 북한이 현재의 상황을 강대강으로 계속 몰고간다면 손해를 보는 것은 북한이고, 이득을 보는 것은 한국입니다. 결국 국지전으로 가지 못할 것이라면 북한은 군사적 도발을 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고 안정적인 조치라고 충고하고 싶습니다.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화제성 갑, 진행에 이예진, 평양 출신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