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성 갑] 자폭정신으로 세뇌된 북한군의 최후
2025.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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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뉴스보다 새로운 정보가 더 빨리 모이는 인터넷 소통공간 SNS. 지금 한국의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소식은 과연 무엇일까요? 한국인들이 관심 갖고 있는 남북한의 뉴스를 분석해 보는 <화제성 갑> 안녕하세요, 저는 이예진이고요.
김금혁: 안녕하세요? 저는 평양 출신 시사평론가 김금혁입니다.
기자: 최근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생포되면서 직접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북한 당국과 러시아가 이들을 어떻게 취급하고 있는지도 알 수 있었는데요. 앞으로 늘어날 포로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오늘의 주요 소식입니다.
김금혁: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생포한 북한군 1명에 대한 영상을 인터넷사회관계망에 잇따라 올렸습니다. 해당 영상들을 보면 지난 11일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에서 생포된 북한군 2명 중 1명으로, 20세 소총수인 병사는 한국인 통역을 거쳐 우크라이나 조사관의 질문을 듣고 답했습니다. 북한군 병사는 자신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싸운다는 것도 몰랐으며, 지휘관의 지시에 따라 훈련을 실전처럼 해보는 것으로만 알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병사는 또 우크라이나군을 생포했을 때 종이에 ‘집’과 ‘총’을 그려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한 뒤, 집을 고르면 보내주고 총을 고르면 죽이라고 교육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기자: 첫 번째 공개된 영상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건 포로가 된 2명의 북한군 중 한 명이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냐는 질문에 ‘우크라이나 사람들 좋냐, 여기 살고 싶다’라고 말했다가 뭔가 심경이 복잡해졌는지 ‘집에 가라고 하면 가고, 아니면 여기 남겠다’고 고쳐 말하는 병사의 대답이었습니다. 금혁 씨도 영상들을 보셨을 텐데, 지금 이 병사의 심경, 어떤 것으로 보이십니까?
김금혁: 저도 영상들을 쭉 보면서 참 복잡한 마음이 들었는데요. 안타까움이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현재 부상당한 채로 포로가 된 병사들은 매우 혼란스러울 것입니다. 본인이 처한 상황에 대한 인식이 아직은 완벽하지 않다는 느낌도 받았고요. 부상의 정도도 심각해서 일단은 치료를 먼저 다 받는 게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앞서 병사가 서술했듯이, 북한은 러시아 전선으로 파병한 병사들에게 더욱 사상교육을 엄격하게 하면서 특히 포로가 되는 상황을 무조건 피하도록 교육을 한 것으로 파악이 되죠. 그러다 보니 많은 북한군 병사들이 위기 상황에서 자폭을 통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행위들을 서슴없이 해왔고 많은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금 생존한 이 병사들은 무언의 압박을 받고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일반적 상식의 기준에서 볼 때 전혀 죽을 이유가 없는 병사들이고 포로가 된다고 해서 자폭을 하라고 요구하는 북한이 너무나도 비정상적이지만 이 병사들은 모두 세뇌되어 있었고, 그런 북한의 집요한 세뇌에서 벗어난 지 얼마 안 된 시점이다 보니 자신들의 생존에 대한 다양한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 더 이들의 심적인 안정을 위해 필요한 조치들을 좀 취할 필요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를테면 정밀한 심리상담을 통해 북한의 세뇌에서 벗어나도록 도울 필요가 있겠죠.
기자: 이들이 세뇌되어 있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지난 14일, 교도통신은 우크라이나전에 파병된 북한군 병사들이 자기 얼굴 부근에서 수류탄을 터뜨려 자폭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죠. 총알이 떨어지거나 부상 당해 도망할 수 없게 될 때 수류탄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가 20명 가까이 된다고 전했는데요. 북한 군인들이 자기 목숨을 스스로 끊을 수 있을 정도로 세뇌되어 있다고 볼 수 있는 겁니까?
김금혁: 북한 입장에선 전혀 이상하지 않은 명령입니다. 북한은 병사들뿐만 아니라 심지어 어린 중고등학교 학생들까지도 총폭탄정신, 자폭정신을 가르치고 있거든요. 즉 언제 어디서든 김씨 일가를 위해 죽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고, 그런 상황이 왔을 때 ‘기쁘게 죽어라’라고 교육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번 사건을 통해 이런 북한의 매우 비상식적이고 전근대적인 세뇌 교육의 진면모가 다시금 드러난 것 같아요.
특히 이번 쿠르스크 전선에 북한군을 파병한 북한은 만약 이들이 포로가 되어 북한군의 실태가 폭로되고 북한의 내부 사정들이 속속 외부세계에 알려지는 것에 대해 큰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러시아 파병 자체를 인정 안 하고 있는 상황에서 포로들이 마음을 바꿔 북한 정권에 대한 비판적인 언사들을 쏟아내게 된다면 북한은 정말 곤란해지지 않겠습니까. 북한 주민들이 이런 사건의 내막을 알게 되는 것도 시간 문제가 되겠죠. 지금 당장 일면에 드러난 문제들만 봐도 북한군의 무전술, 총알받이 전술이 비판을 받고 있고, 병사들에게 무조건적 개죽음을 강요하는 군국주의적 명령이라든가, 최소한의 보호 장비도 없이 무조건적인 돌격만 강조하는 무능 같은 것들이죠.
세계 최고라고 선전하던 북한군이 이런 매우 몰상식한 수준밖에 안 되는 오합지졸이라는 것이 북한 내부에 전해진다면 북한은 정말 크게 흔들릴 것입니다. 그렇기에 북한은 이런 사실들을 숨기기 위해 포로가 생기면 안 되는 것이고, 포로가 될 경우 죽으라고 강요하는 것입니다. 정말 비인간적이고, 비인도적인 명령이죠.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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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북한 당국에 포로 교환을 제안한 가운데,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우크라이나에 생포된 북한 병사는 한국에서 새 삶을 사는 것이 최선이라는 분석을 제기했습니다. 여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금혁: 당연한 말입니다. 일단 이 두 명의 병사가 북한으로 돌아갈 경우 이들의 생사는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자결하라는 북한의 명령을 어긴 것이고 북한의 내부 사정에 대해 진술을 했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 이들은 배신자죠. 용납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 국제 사회가 우크라이나를 설득할 필요가 있습니다. 평생 독재국가에서 어떠한 자유도 없이 자그마한 인권도 짓밟힌 채 살아온 두 청년에게 자유 세상에서 살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물론 그들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겠죠.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한다면 어쩔 수 없이 돌려 보내야 합니다. 하지만 일종의 세뇌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그저 두려움만으로 돌아가는 것을 선택한다면 시간을 두고 충분히 그들을 설득할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북한과 한국 중 어느 곳이 더 살기 좋고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곳인지는 의문의 여지가 없지 않습니까.
꼭 한국이 아니어도 됩니다. 한국행을 결정할 경우 남아 있는 가족들이 피해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한다면 한국이 아닌 제 3국으로 망명을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들에게 새롭게 살 수 있는, 존엄있는 인간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제네바 협약 위반 아니냐’라고 주장하시는 분들도 봤는데, 만약 이 두 포로가 자유롭게 살기를 선택한다면, 그것 역시 지켜줘야 하는 인류애적 행동이고, 제네바 협약보다 우선할 수 있다고 봅니다. 중요한 것은 자유 의지의 발현이고 그 전에 충분히 그들에게 많은 선택지를 제공할 필요는 있습니다.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쿠르스크 전투는 점점 치열해지고 있고요. 전장에 투입되는 북한군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이고, 이로 인한 포로 발생도 늘겠죠. 앞으로 어떤 일들이 더 일어나게 될까요?
김금혁: 트럼프 대통령이 이제 일주일 뒤면 집권을 하죠. 그러나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의 상황이 곧 끝날 것이라고 보진 않습니다. 쿠르스크가 여전히 우크라이나의 통제에 있는 한 러시아는 전쟁을 끝낼 수 없기 때문이죠. 또한 북한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더 길어져야 자신들이 필요한 만큼 러시아를 붙잡아 둘 수 있기 때문에 더 강력하게 전쟁에 개입할 여지가 있습니다. 현재 먼저 파병된 12000명의 북한 병사들은 그 중 4000명 이상이 죽거나 다친 상황 아닙니까. 전체적인 전투력이 급감했다고 봐야겠죠.
앞으로의 추가 파병은 어쩌면 필수라고 봐야겠습니다. 북한은 분명 많은 인명 손실을 감수하면서 상당한 전투 경험을 쌓고 있습니다. 특히 현대전 경험, 드론 경험은 무시하지 못할 중요한 자산이 되겠죠. 그렇기 때문에 북한은 더 많은 부대를 파견하여 전쟁 경험을 축적하고, 그를 바탕으로 한국과 미국에 대한 협박의 강도를 높여나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쉽게 끝날 전쟁이 아닌 이유입니다.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화제성 갑, 진행에 이예진, 평양 출신 시사평론가 김금혁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