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을 서독에 풀어주가서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원
2020-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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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BM_parade_b 북한이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미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했다. 신형 ICBM은 화성-15형보다 미사일 길이가 길어지고 직경도 굵어졌다. 바퀴 22개가 달린 이동식발사대(TEL)가 신형 ICBM을 싣고 등장했다.
/연합뉴스

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오늘도 옛 공산권의 유머를 몇 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비행기 납치’

동독의 국내선 항공기가 공중납치를 당했다. 납치범은 서독의 수도인 본 근교의 쾰른-본 국제공항으로 목적지를 강제 변경시켰다. 비행기는 일단 공항 활주로에 착륙까지는 했고, 동독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2시간 넘게 비상대책회의를 거친 끝에 납치범과의 협상에 응했다. 납치범은 두 자녀를 둔 기혼자였고, 요구한 항목은 다음과 같았다.

1. 자신이 옛날에 주문했던 트라반트 자동차를 당장 배송할 것. 주문한 지 벌써 14년이 지났음.

2. 자신의 가족에게 침실 3칸 있는 아파트를 제공할 것.

3. 올해 휴가를 보낼 수 있도록 발트 해 근처의 숙박시설을 제공할 것.

중앙위원회는 아까보다 더 많은 시간 동안 토의했다. 슈타지 국장인 에리히 밀케는 그 요구를 들어주면 선례가 될 것이니 들어주지 말라고 충고했고, 중앙위원회는 납치범에게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인지 물어보기로 결정했다. 납치범의 대답은 이러했다.

‘그러면 1시간이 지날 때마다 인질을 2명씩 풀어줄 테다!’

비행기 납치범이 요구조건이 관철될 때까지 인질을 2명씩 풀어준다는 게 정말 웃기죠? 동독주민들을 서독에서 살게 하겠다고 공산당 정부를 협박한 것입니다.

‘호네커와 돼지’

(독일공산당 비서) 에리히 호네커가 자동차를 타고 농업생산협동조합으로 가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길에서 돼지가 한 마리 튀어나왔고, 운전수가 미처 속도를 줄이지 못해 돼지를 치어 죽이고 말았다. 화가 난 호네커는 돼지 주인에게 사과하라고 운전수를 농장으로 보냈다.

1시간 뒤, 운전수는 잔뜩 취해 술 냄새를 풍기며 돌아왔다. 호네커가 물었다.

어떻게 된 거야?

운전수의 대답.

저는 그냥 가서 ‘나 호네커 서기장 운전수인데, 아까 그 돼지 쳐 죽였소!’라고 했어요.

이 유머도 추가 설명이 필요합니다. 즉, 돼지 주인은 자기가 부리는 돼지가 아닌 운전수가 모시는 돼지를 죽였다고 알아들은 것입니다. 그래서 농장주가 기뻐한 나머지 운전사를 술과 음식으로 대접한 거라네요. 그리나 정작 호네커는 그리 뚱뚱한 편이 아니었죠. 또 독일어에서 돼지라는 schwein은 한국어에서 개와 비슷한 의미로 온갖 비속어로 쓰인답니다.

다음은 동독의 국민차였던 트라반트에 대한 유머입니다. 열악한 사회주의 공업수준을 비판한 것이죠.

질문. 왜 트라반트 자동차에는 히터가 뒤쪽에 붙어있을까? 답. 차를 밀다 보면 손이 시리니까.

질문. 트라반트가 최대 속력을 낼 때는 언제일까? 답. 견인될 때.

질문. 트라반트 1대를 만드는 데 기술자 몇 명이 필요할까? 답. 2명. 1명은 접고 다른 1명은 풀로 붙인다.

질문. 트라반트의 가격을 2배로 높이는 방법은? 답. 기름을 가득 채운다.

그런데 같은 사회주의 국가인 북한의 며칠 전 괴물 ICBM 이동식발사차량 성능은 트라반트보다 좋을까요, 나쁠까요?

‘대동강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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