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쉬운 남북 경제생활: 미국 제품, 한미 가격차이 너무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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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기획 '알기 쉬운 남북경제생활' 이 시간에는 한국과 미국의 상품별 가격차이에 관해 장명화 기자가 함께 알아봅니다.

한국과 미국의 상품별 가격차이는 얼마나 될까요? 최근 한국과 미국의 FTA, 즉 자유무역협정의 정부간 협상이 타결된 이후, 미국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두 나라간 상품별 가격을 비교한 조사결과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거든요.

예컨대, 세계 곳곳에서 팔리는 리바이스라는 유명한 상표의 청바지. 한국의 판매가격을 100으로 가정할 때 미국에서는 36 수준입니다. 한국에서 한 벌 살 돈이면, 미국에서는 세 벌을 살 수 있다는 얘깁니다. 최근 보고서를 통해 8개 제품의 두나라간 가격 차이를 발표한 한국 소비자원의 나광식 책임연구원의 설명을 들어보시죠.

나광식: 우리나라에서 소득 100원가지고 물건을 산다면, 한국에서는 100원을 다 쓰지만, 미국에서는 예를 들면 소고기는 20원만 주면 된다는 거죠. 정말 미국이 싼 거죠. 그만큼 부자행세를 하면서 살수 있는 거죠. 생활도 윤택해지구요.

소고기의 경우에는 한국이 미국보다 무려 5배나 비싸다는 것이죠. 이 뿐 아니라, 나이키 운동화와 자동차의 경우도 각각, 미국에서의 가격이 한국의 56퍼센트, 63퍼센트로 거의 절반정도 싼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화장품과 텔레비전도 역시 한국에서 사는 것보다 미국에서 사면 더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 서울에 거주하는 30대 후반의 이윤희씨는 시댁이 미국에 있는 까닭에, 미국을 방문하게 되면서, 서울에서 팔리는 미국산 상품의 소매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싼 것을 알게 됐다고 합니다.

이윤희: 화장품 종류가 특히 차이가 많이 나던데요. 쉬운 예로 아기들 입술에 바르는 립밤같은 것 있죠? 조그만 스틱같은것을 제가 한번 미국에서 사왔는데, 그게 미국에서 3달러나 4달러밖에 안했거든요. 돌아와서 한국의 유기농매장을 갔더니만, 그게 거의 만원에 팔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와, 잘 사왔다' 하면서 무척 좋아했었어요.

한국돈 만원이면, 미국돈으로 11달러가량 됩니다. 한국에서 하나 살 돈이면, 미국에서는 3개나 4개를 살 수 있다는 애기입니다. 전문가들은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최종 타결돼, 미국산 수입품에 관세가 부과되지 않거나 관세가 인하돼서 한국시장에 들어갈 경우, 한국의 소비자들은 그만큼 이득을 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관세'란 다른 나라로부터 상품을 수입하는 나라가 수출국 상품에 매기는 세금을 말합니다.

하지만, 최종 소비자들이 낮은 상품 가격의 혜택을 누리려면 외국 수입업체와 독점계약을 맺어 지나치게 많은 이윤을 얻는 불공정한 관행부터 먼저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관세가 없어지거나 인하되면, 상품가격이 그만큼 낮아져서 소비자가 이득을 볼 수 있다는 것은 당연하지만 문제는 수입 업자들이 낮아진 관세만큼 상품 가격을 내릴것이냐는 데 있습니다. 한국 소비자원의 나광식 책임연구원은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나광식: 소비자한테는 실질적인 의미가 없는 거죠. 사실 소비자들이 높은 가격으로 살려고 한다면, 사업자들은 관세인하분만큼 자기 이윤으로 갖지, 소비자들한테 주려고 하지 않죠. 가격 인하를 시킬 이유가 없는 거죠. 문제는 관세를 철폐한 것이 경쟁촉진으로 이어져야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국내 소비자 여러분, 미국산 소비재가 이만큼 싸다, 많이 사세요" 그렇게 되면, 미국산 소비재가 시장에서 더 많이 팔리고, 그래야 국내산 상품의 생산자라던가, 또는 다른 나라에서 수입해오는 업자들이 가격을 낮출 경쟁심이 발동하는 겁니다. 그럼으로써, 가격이 인하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북한도 앞으로 시장개방이 이루어지면, 일부 부유한 사람들이나 사용할 수 있었던 제품들을 큰 돈 내지 않고 살 수 있게 될 날이 곧 오기를 바랍니다. 같은 제품을 놓고 싸게 파는 곳이 있다면 소비자들은 당연히 그쪽으로 달려가지 않겠습니까?

워싱턴- 장명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