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환경이다-26] '세계 차 없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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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북한도 예외는 아닙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세계 차 없는 날'을 들여다봅니다.

(자동차 빠르게 지나가는 소리)

자동차는 현대 사회에선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입니다. 365일 밤낮 가리지 않고 달리는 전천후 이동수단이기 때문입니다. 최신 통계에 따르면, 2002년 현재 전 세계적으로 5억 9천만대의 승용차가 운행되고 있습니다. 2006년 생산된 전 세계 자동차와 경트럭은 약 6천5백만 대 규모입니다. 자동차 수는 지금 이 순간에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현재 세계적으로 매 20년마다 두 배씩 증가하고 있고, 이런 비율로 증가할 경우 50년 후에는 자동차가 사람보다 많아질지도 모른다고 환경 운동가들은 경고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자동차가 기존의 교통 시설이나 사회 공간이 담을 수 있는 용량의 한계를 넘어섬에 따라 인간의 생활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이 커지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도시 중심부에서는 도로 교통이 일산화탄소와 납 배출에 있어서 90~95%의 책임이 있고, 이산화질소와 탄화수소, 입자상 물질의 60~70%를 내뿜고 있습니다. 이들 오염은 보행자들과 도로 주변의 주민, 도로 주변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심각한 건강 피해를 미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지구촌 곳곳에서는 자동차 위주의 교통 문화로 인한 대기오염과 교통 혼잡의 심각성을 깨닫고, 자동차 이용을 줄여나가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런 노력의 일환이 바로 해마다 9월 22일이 되면 열리는 '세계 차 없는 날(World Car-Free Day)' 행사입니다. '차 없는 날'을 후원하는 국제적인 비영리단체인 '월드 카프리 네트워크'의 북미 담당 책임자인 엘리노어 블루 씨의 말, 들어보시죠.

엘리노어 블루

: World Car-Free Day has been going on for almost 20 years...


(더빙)

'세계 차 없는 날'이 시작된 지 벌써 20년이 넘었습니다. '차 없는 날' 운동은 1997년 프랑스 서부 항구도시인 라로쉐에서 처음 시작했어요. 일 년 중 단 하루만이라도 자동차를 타지 말자는 취지인데요, 대중교통, 긴급차량, 생계형 차량을 제외한 자동차 운행을 자제하는 날입니다. 자동차 이용을 줄임으로써 대기오염, 소음, 교통체증을 줄이자는 겁니다. 하지만 이 운동은 어떤 기관이 중심이 돼서 행사 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게 아닙니다. 어느 도시, 어느 지역, 그리고 어느 나라건 행사의 취지를 이해하고 나름의 방식으로 진행하면 되거든요. 예를 들면, 이래요. '세계 차 없는 날'은 9월 22일인데요, 벨기에 브뤼셀은 9월의 어느 하루를 지정해서 이 날에는 도시 전체에서 자동차 운행을 전면 금지합니다. 시민들은 차 없는 거리를 자동차 매연을 맡지 않고 안전하게 산책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이 날을 기념합니다.

현재 '세계 차 없는 날'은 전 세계 40여 개국, 2,100여개 도시에서 매년 관련 행사가 개최되고 있습니다. 한국도 2001년 서울시의 첫 행사를 기점으로 매년 열리고 있습니다. 특히 그간 소규모로 민간단체에 의해 진행된 것과는 달리, 2008년부터는 환경부의 행사지원으로 정부 주도로 확대 실시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최근 '차 없는 날'에서 '차 없는 주간'으로까지 발전 중입니다.


엘리노어 블루

: In Europe, actually the European Union government has really taken on the task of celebrating car-free day and actually they call it European Mobility Week...

(더빙)

실제로 유럽에서는 유럽연합 정부가 '차 없는 날'을 기념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는데요, 이제는 하루가 아니라 9월 16일부터 22일까지를 '유럽교통주간(European Mobility Week)'으로 지정해, 각 도시와 단체, 개인들에 대한 지속가능한 도시교통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있습니다. 유럽 전역에 걸쳐 15,00여개의 도시가 참여했습니다. 이 연례 주간에는 거리 축제, 문화 행사, 자전거 등 무해한 교통수단 전시, 자전거 타기 좋은 거리, 보행자를 위한 거리, 시민 교육, 영화 상영, 음악회, 거리 찻집 등의 다채로운 행사가 차 없는 거리에서 이루어집니다.

한국 수도권대기환경청의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 지역에 사는 자동차 이용자가 '차 없는 날' 하루 동안 운행을 하지 않으면, 온실가스 주요원인인 이산화탄소 배출량 약 85천 톤을 줄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는 소나무 약 76만 그루를 심는 효과와 맞먹습니다. 이런 장점에도 일부에서는 차량 운행의 금지로 불편하다며 부당성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태도는 지극히 근시안적이라고 환경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엘리노어 블루

: You get into your car, and maybe turn on your air-conditioning in the summer and keep in the winter. It makes a nice and cozy little environment for you, but it's not making a better environment outside of your cars...

(더빙)

당신이 차에 시동을 걸어 여름에는 냉방, 겨울에는 난방을 틀면, 당신에게는 일단 쾌적한 개인 환경이 마련되겠죠. 하지만, 당신이 소유한 자동차 바깥의 환경을 낫게 하진 않습니다. 알고 계십니까? 교통량이 많은 고속도로 주변에 사는 어린이들은 폐가 손상돼 평생 호흡기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안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요? '차 없는 날' 단 하루로 우리가 사는 도시의 공기가 갑자기 맑아지거나 소음 오염이 줄어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환경 문제의 중요성을 깨달아서 자동차에 덜 의존하는 사회를 이루려는 전 세계적인 노력에 동참하는 것은 당신의 자녀와 후손을 위해 꼭 필요한 일입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소식입니다.

-- 적도 부근 태평양의 바닷물 온도를 낮아지게 하는 ‘라니냐 현상’으로 올해 미국에서 허리케인이 더욱 활발하게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미국 해양대기청은 태평양상에서 라니냐 현상이 발생하고 있어 허리케인과 같은 대형 폭풍이 더욱 빈번하게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최근 발표했습니다. 스페인어로 '남자 아이'를 뜻하는 엘니뇨현상은 남미 페루와 에콰도르 서부 열대 해상의 수온이 평년보다 높아지는 현상인데 반해 라니냐는 수온이 떨어지기 때문에 '여자아이'를 의미하는 '라니냐'로 불립니다. 해양대기청의 기상예보국은 라니냐 현상이 지난 8월부터 시작돼 점차 강화되고 있으며, 내년 초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라니냐 현상은 카리브 해와 적도 부근 대서양에서 `바람 진행 방향에 대해 수직방향의 풍속 변화'를 의미하는 수직 윈드시어를 감소시켜 대서양상에서 허리케인 활동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해양대기청은 올해 14-20개의 열대성 폭풍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6월부터 11월말까지 계속되는 올해 허리케인 시즌에 예년보다 많은 허리케인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 기후변화로 인해 태국의 평균 기온이 향후 35년 이내에 4℃가량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고 현지 언론인 더 네이션이 보도했습니다. 동남아시아 START 지역연구센터의 아논 사닛옹 센터장은 "8개의 기후전망모델을 토대로 연구를 벌인 결과 태국의 평균 기온이 35년 내에 4℃ 정도 상승할 것으로 분석됐다"며 "태국 주변의 해수면도 14∼15㎝ 정도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논 소장은 "태국의 기온은 우기와 겨울철에 더욱 높아져 여름과 겨울의 기온 차이가 좁혀질 것"이라며 "도심 지역은 심각한 열섬, 즉 도시의 기온이 교외보다 높아지는 현상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논 소장은 또 기온 상승이 태국 국민의 신진대사에 영향을 미쳐 사망률을 높일 것으로 우려되고 있으며 동부 지역에서는 폭우로 인한 홍수 사태가 자주 빚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따라 강수량 증가와 해수면 상승 등에 대비해 해안 지역이나 강둑의 주거지에 대한 검토 작업을 벌여야 한다고 아논 소장은 주장했습니다. 적절한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경제적. 사회적 손실을 겪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