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초대석: 최광철 한국과학기술원 교수


2007.08.15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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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과학기술대학 개교준비본부 기획담당 최광철 한국과학기술원 교수 - RFA PHOTO/박정우

2주 앞으로 다가온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번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의제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북한 핵문제를 우선 과제로 다룰 것인가, 이를 제쳐둔 채 남북 경제협력을 중점 논의할 것인가를 놓고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개성공단과 함께 남북 경제협력의 대명사격인 평양과학기술대학에 관한 학술 토론회가 지난 10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렸습니다. RFA 초대석, 오늘은 이번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워싱턴을 방문한 평양과학기술대학 개교준비본부 기획담당 최광철 한국과학기술원 교수를 만나봅니다.

남북간 과학기술 협력은 그 필요성 만큼이나 논란의 여지가 많습니다. 여전히 핵개발을 추진중인 북한이 고급 과학 기술자들을 양성해 자칫 군사적 목적으로 활용할지 모른다는 의심을 사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광철 교수는 남한의 평양과기대 설립 지원이 북한에 대한 또 하나의 퍼주기가 아니냐는 지적에 무수히 많이 받는 질문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그는 결국 멀리 내다봤을 때 남북간 과학기술 협력은 남북 모두에 도움이 된다고 말합니다.

최광철 교수: 뭐 항상, 항상 하는 질문들이거든요. 그런데 이 질문은 저는 대안을 좀 봐야 될 것 같아요. 안한다는 것은 안한다는 것이 갖고 있는 여러 가지 결과들이 있거든요. 그리고 앞으로 10년, 20년, 30년 후에 우리나라가 하나가 됐을 때 국제 경쟁력이라든가 여러 가지 사회, 경제, 정치적인 문제에 아무것도 안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느냐 라는 질문과 같이 해야 돼요. 그래서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것들을 분석한 다음에 그러면 이 대안이 그것과 비교했을 때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게 더 나을 수도 있는 거냐 이렇게 가치되지 않으면 대답이 안 나올 거예요. 제가 믿기로는 지금이라도 조심스럽지만 시작을 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하지만 현실적으로 북한 핵문제가 해결되고 북한과 미국간 관계가 개선되지 않고서는 평양과기대 개교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북한에 대한 미국의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고서는 첨단 과학기술을 북한에 전수하는데 대한 미국측의 반대가 불보듯 뻔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지난달 작성된 미 의회조사국 보고서에 따르면 2006 회계연도에 미국 상무부가 허가한 북한에 대한 수출은 개성공단내 통신망 구축에 필요한 장비 2가지, 시가 21만 달러 어치에 불과합니다. 결국 평양과기대의 개교 여부는 핵문제 해결 등 북한과 미국의 관계 개선에 달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 교수는 이처럼 북미 관계는 여전히 유동적이지만 북한과의 과학기술 협력 사업은 미리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최광철 교수: 미국 정부의 입장도 시시각각 변해요, 저희들 여기 도와주는 전문 변호사, 수출통제 관련 전문 변호사들인데, 사실은 행정적인 절차는 상무성이 하지만 상무성의 결정은 국무성에서 많이 해주기 때문에 국무성의 감각을 읽어야 되는데, 국무성은 또 저희들 관계자들이 계속 접촉을 하고 있는데 뭐 달달이 바뀌어요.

[기자] 지금 현재 분위기는 어때요? [최광철 교수] 좋아요, 옛날에 비해서 어느때보다 좋아요. 그리고 뭐 아시다시피 대통령 갔다 오시고 지금 뭐 핵 문제도 많이 진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지난 4월 얘기는 옛날 얘기예요. 그런데 이게 언제 탁 열렸을때 우리가 준비를 하고 있어야 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모든 대학이나 이런 것들도 제가 뭐 내년 4월 얘기도 했지만 4월에 안 열리더라도 마치 4월에 열리는 것처럼 우리가 준비를 하고 나면 그때 열렸을 때 우리가 신속하게 할 수 있거든요.

최 교수는 다가올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간 관계 정상화 논의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덧붙입니다. 지지부진했던 평양과기대 설립이 드디어 그 결실을 볼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섭니다.

최광철 교수: 구조적으로 자금 문제가 해결이 되면은 학교도 좋은 길이 열리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미국 정부가 관계정상화를 시작하면서 또 한국 정부가 힘을 합쳐서 앞으로 장래에 여러 가지 일을 돕기 위해서 뭐 정책적으로 자금을 지원한다든지 그런 것들이 되리라 생각이 들어요.

최 교수는 회견 말미에 평양과기대 건립을 포함한 모든 대북사업은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끈기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평양시 락랑구역 33만평 규모 부지에 건립중인 평양과학기술대학은 당초 2002년 문을 열 예정이었지만 계속 늦어져 현재는 내년 4월을 개교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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